시설관리공단 캠핑예약 취소 통보... 일부선 특정 지역 '혐오' 우려

[단디뉴스=이은상 기자] 사천시 소유의 한 캠핑장에 대구·경북 지역 거주자 8명이 방문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13일 알려지면서 사천시민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코로나19 청정지역이라 불리는 사천시에 전염병 확산에 대한 공포감이 조성될 수 있다는 것.

 

▲ 사천시 소유의 한 캠핑장에 대구·경북 지역 거주자 8명이 방문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13일 알려지면서 사천시민들이 이에 거세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캠핑장 홈페이지 캡쳐)

이 캠핑장은 사천시 소유로 사천시설관리공단이 위탁 관리하고 있다. 공단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지난 2일부터 13일까지 캠핑장을 임시 휴장했지만, 자체 방역조치 등을 실시 후 14일부터 재개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3일 오전, 대구·경북 시민들이 이곳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일부 시민들은 전염병 예방을 위해 캠핑 예약자들의 캠핑장 방문을 불허할 것을 사천시에 거듭 요청했지만, 시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공단측이 실질적인 관리주체를 맡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모(사천시)씨는 “캠핑장이 있는 서포 인근은 취약계층도 많아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 우려도 크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큰 상황인데, 시에서 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지 시민들의 실망감이 크다”고 꼬집었다.

 

▲ 13일 오전, 대구·경북 시민들이 사천 캠핑장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공단측은 예약자들의 사천시 진입을 강제로 막을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이들에게 캠핑장 이용을 취소해 줄 것을 거듭 요구했다. 하지만 예약자들은 이 같은 요구를 거부, 공단측은 이날 오후 3시쯤 예약자들에게 예약 강제취소를 통보했다.

공단측은 “대구·경북 지역이 코로나19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되어 있는 만큼 지역사회 전파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천시 캠핑장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캠핑장 관리자는 시설물 관리상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이용을 제한 할 수 있다. 캠핑장 관리자는 지자체장 또는 캠핑장을 위탁한자를 말한다.

그러나 예약자들이 공단측의 강제취소 통보 결정에 적극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공단측의 선제적인 대응에 다행”이라면서도 “특정지역에 대한 혐오감이 조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예약자들에게 강제취소를 통보했지만, 이들은 오히려 화를 내며 캠핑장을 방문하겠다고 맞서는 상황”이라면서 “혹여나 예약자들이 캠핑장을 방문하더라도 전문 소독업체를 통한 적극적 조치를 실시하고 있는 만큼 시민들이 불안감을 갖지 않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캠핑장은 오는 16일부터 29일까지 예약된 일정을 무기한 연기토록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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