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 지참해 요일 별로 1인당 2장씩 구매 가능

[단디뉴스=이은상 기자] 직장인 조호영(30) 씨는 마스크 구매에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장인인 탓에 마스크를 구매하고 싶어도 시간상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도 마스크 물량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자신이 사용할 물품은 직접 구해야 하는 상황.

 

▲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장시간 줄을 서고 있다.

회사 퇴근 후 약국 여러 곳을 들러도 마스크는 이미 동이 난 뒤였다. 업무 중 외출로 농협 하나로마트 앞에서 줄도 서봤다. 하지만 대기자가 많아 번호표를 받지 못했고, 설령 번호표를 받았다 하더라도 대기표 지급시점과 마스크 분배시점의 시간차가 크다. 업무 중 한 번 더 외출을 나와야하는 셈.

그는 “마스크 한 장을 구매하기 위해 큰맘 먹고 휴가까지 써야할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1인당 5장이었던 구매한도가 3장, 2장으로 변하더니, 오늘은 또 1장이다. 그런데 다음주 부터는 또 2장이라고 한다. 마스크 수급 정책이 마치 고무줄 같다”고 말했다.

마스크 수급정책이 오락가락이라는 지적이다. 마스크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면서다. 마스크 필터 원자재를 구하지 못해 마스크 공급이 불가능한 공장도 속출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합리적이고 공평하게 마스크를 배분할 수 있는 방법이 요구된다.

지난 5일 정부가 마스크 구매한도를 1인당 일주일에 2장으로 제한하고,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마스크를 살 수 있는 요일이 달라지는 마스크 구매 5부제 실시를 골자로 하는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경남도도 이에 따른 마스크 공급 계획을 6일 밝혔다.

 

▲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장시간 줄을 서고 있다.

출생연도 끝자리가 △1,6이면 월요일 △2,7이면 화요일 △3,8이면 수요일 △4,9이면 목요일 △5,0이면 금요일에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출생연도가 1990년도이면, 금요일에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다. 단, 주말인 토·일에는 주중에 마스크를 사지 못한 사람만 구매가능하다.

마스크를 구매할 때는 본인이 직접 신분증을 지참해야한다. 장애인은 대리인이 장애인등록증을 제시해야한다. 경남도민들에게 적용되는 이 같은 구매방식은 △약국, 3월 9일 △농협·우체국, 중복구매를 제한하는 통합시스템 구축 후 시행될 예정이다.

진주시는 이 문제를 두고 △읍·면 주소지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구매지역 제한 △구매수량 제한 △1회 구매 시 3일 뒤 재구매가 가능한 구매기한 제한을 함께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거동이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 영·유아와 미성년 자녀의 마스크를 대신 구매하는 것도 금지돼 논란이 예상된다. 또 중복구매를 제한하는 통합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돼 시민들의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명옥 씨(83)는 “앞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도 마스크 한 장을 구매하기 위해 자녀들에게 부탁조차 못한 채 직접 신분증을 들고 장시간 줄을 설 판”이라며 “더불어 2살짜리 손자도 부모가 주민등록등본을 떼고, 아이를 직접 업은 채 줄을 서야하는 것을 감내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마스크 수급문제에 적극 대처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부산 기장군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마을 이·통장을 활용한 방식으로 각 세대에 무상으로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다.

기장군에는 지난달 26일부터 7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한 가구당 10장 씩 마스크가 지급됐다. 기장군의 인구는 16만 6300여 명이다. 군민 42%가 마스크 무상배급 혜택을 본 셈. 군은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예비비 55억 원을 긴급 편성, 현재까지 마스크 170만 장을 확보했다.

한편 경남교육청은 지난 5일, 도내 취약계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에 비축된 마스크 23만 장을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1인당 지급되는 마스크 수는 10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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