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애행위 흔적 발견, 진주시 “알 낳을 경우 대비해 펜스 쳐 보호할 것”

▲ 진주시 충무공동 공영주차장서 알을 부화할 것으로 보이는 흰목물떼새. 지난해에도 이곳에서 번식을 한 흰목물떼새이다. 다리의 고리가 그 증거. 고리는 오광석 교사가 지난해 붙여둔 표식이다. (사진 = 오광석 제공)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흰목물떼새가 진주에서 또 한 번 알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충무공동 한 공영주차장에 알을 낳았던 흰목물떼새는 올해도 같은 장소에서 구애행위를 벌였다. 구애행위 흔적(알자리 흔적)이 발견된 만큼 올해도 이곳에 알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발견된 흰목물떼새는 지난해 이곳에 알을 낳았던 새이다.

4일 오전 충무공동 소재 공영주차장(남동발전 건너편)에는 흰목물떼새가 구애행위를 하며 땅을 판 흔적이 곳곳에 발견됐다. 이곳은 이후 알을 낳는 자리다. 구애행위 흔적은 관봉초등학교 오광석 교사가 처음 발견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이곳에서 알을 부화해, 올해도 알을 부화하지 않을까 하고 주위를 둘러보던 중 흔적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흰목물떼새 알을 발견해 알린 것도 그다.

 

▲ 흰목물떼새가 구애행동으로 파놓은 알자리들(사진 = 오광석 제공)

특히 올해 이곳에서 발견된 흰목물떼새는 지난해 같은 장소에 알을 낳은 새와 동일 개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알을 부화한 흰목물떼새 다리에 채웠던 작은 고리가 올해 이곳에서 발견된 흰목물떼새 다리에서 발견됐다. 오 교사는 “지난해 봤던 흰목물떼새를 다시 보게 돼 반갑고 기쁘다”고 말했다.

진주시는 이같은 소식에 구애행위 흔적 주변에 펜스를 쳐 흰목물떼새 알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이미 연락을 받은 상황이고, 펜스 등을 설치하려고 준비 중에 있다. 곧 구애행위 흔적 주변에 펜스를 칠 예정이다”고 말했다. 구애행위 흔적(알자리 흔적)이 공영주차장에서 발견된 만큼, 차량 이동과정에서 알이 파손되는 것을 미리 방지하기 위함이다.

 

▲ 지난해 충무공동 공영주차장에서 알을 품고 있는 흰목물떼새(사진 = 오광석 제공)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흰목물떼새는 전세계에 1만마리 정도 남아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일부에 분포하지만, 하천개발과 갯벌 매립 등으로 서식지가 훼손돼 개체 수는 감소하는 추세다. 흰목물떼새는 하천변과 연안 갯벌을 주서식지로 하며, 3~7월 자갈밭/모래밭에 오목한 둥지를 짓고 3~4개의 알을 낳는다.

과거 흰목물떼새는 철새들이 이동하는 시기 우리나라에 잠시 머무는 나그네새, 겨울철새로 알려졌지만, 현재는 다수가 우리나라 전역의 하천에 텃새로 번식하고 있다. 1994년 경기도 가평군에서 번식하는 것이 처음 관찰된 후 전국 단위 조사를 한 결과 텃새 번식을 알 수 있었다. 오 교사가 충무공동 공영주차장서 4년 연속 흰목물떼새를 발견한 터라 이 새는 충무공동을 서식지로 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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