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환 칼럼] 민주당의 위성정당 활용은 소탐대실

장상환 경상대 명예교수l승인2020.03.04l수정2020.03.0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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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일각에서 비례 위성정당 활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앙일보는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윤호중 사무총장 등 5명이 26일 저녁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비례대표 위성정당 창당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선관위가 지난달 13일 비례한국당 등록을 서류상 창당요건을 갖췄다는 이유로 받아주자 민주당도 앉아서 당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발동된 것으로 보인다.

참석자들이 나눈 의견은 민주당이 주도하여 위성정당을 만드는 것은 어렵고 민주당 외곽 지지자들이 비례용 위성정당을 만들 경우 활용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인 것 같다. 민주당은 진보진영 원로와 시민단체들이 결성하여 3일 중앙선관위에 신고한 ‘정치개혁연합’을 활용하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소탐대실을 가져올 수 있는 졸렬한 선거전략이다.

미래통합당(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비례한국당 창당과 등록에 대응해 민주당이 취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세 가지가 있을 수 있다.

▲ 장상환 경상대 명예교수

첫째, 중앙선관위에 비례한국당의 위헌성과 불법성을 근거로 등록 취소를 요구하는 것이다. 통합당의 비례의원 후보명부를 대신 제출하는 미래한국당이 통합당의 쪼개기정당, 위성정당이 분명한 만큼 중앙선관위는 민주주의 질서를 위배하는 미래한국당을 지금이라도 심사해 등록 취소해야 한다. 현재 중앙선관위의 미래한국당 등록으로 민주적인 정당질서가 흔들리고 국민의 선거권을 침해당했다는 헌법소원과 가처분신청이 제기돼 있다. 헌재는 정당등록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4.15총선 한달 전까지 선고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으로서는 가장 합당한 대응이지만 선관위의 결정과 법원의 판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위성정당이 위헌적이고 불법적이라고 판단한다면 민주당은 종전처럼 비례후보를 내어 국민들의 심판을 받으면 된다. 지역구 의석을 많이 차지할 것이므로 연동형 비례의석 30석 중에 의석을 얻지는 못할 것이고 정당투표 비율로 나누는 잔여 비례 17석 중 6석 정도를 얻는데 그치게 될 것이다.

둘째, 비례대표 의원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 비례용 위성정당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정치개혁연합은 통합당의 위성정당 전략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가 훼손되고 통합당이 비례의석을 21석 정도 더 가져가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각 당의 비례후보를 모은 선거연합정당으로 비례대표 선출에 임하자고 주장한다. 

이 구상이 현실화되면 통합당의 비례의석을 28석에서 20석으로 줄이고 민주당과 기타정당의 몫을 19석(민주당 6석과 기타정당 13석)에서 27석으로 늘릴 수 있다고 한다. 선거연합정당은 선거가 끝나면 해산하고 비례대표 의원은 각 정당으로 돌아간다는 구상이다. 전형적인 비례의원 확보용 연합형 위성정당이다. 각 당에서 선출한 비례대표 후보를 연합정당에 파견해 다시 요식적으로 선출한다면 민주적 절차를 거쳐 비례후보를 선출하도록 한 개정 선거법에 위배될 수 있다.

정의당과 민생당은 참여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녹색당도 “정치전략적 목적의 명분 없는 선거연합은 참여하지 않는다"는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결국 선거연합정당은 무늬만 연합정당일 뿐 내용적으로는 민주당의 위성정당으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

민주당의 위성정당 활용을 통한 비례의석 확보 전략은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을 것이다. 비례대표 의석을 10석 정도 더 확보할 수 있겠지만 주된 선거마당인 지역구 선거에서 통합당과 팽팽하게 경합할 경우 불리해진다. 수도권에서는 3% 내외로 당락이 갈리는 지역구가 20개 이상에 달한다. 통합당에 대해 민주당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를 중시한다는 것인데 위성정당을 만들면 통합당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비판과 공격을 당하게 된다. 명분을 크게 잃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역구 선거에서 중도층의 표심을 잃는다. 민주당의 위성정당 창당은 통합당의 비례의석을 8석 정도 줄이는 효과도 있지만 민주당 이외 진보개혁정당이 얻을 비례의석을 줄이는 제로섬 효과도 있다. 당연히 진보개혁정당 지지자의 반발을 사 지역구 선거에서 이들의 표를 잃게 된다. 요컨대 비례대표 몇 석 더 얻으려다가 지역구 의석을 많이 잃어 전체적으로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셋째, 비례용 위성정당을 만들어 비례대표 후보 내는 것을 포기하고 지역구 선거에만 전력투구하는 방안이다. 비례대표 의석은 진보개혁정당에 몰아주는 것이다. 곽노현 국회를바꾸는사람들 대표의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민주당이 비례용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고 비례후보도 내지 않으면 민주당의 비례의석은 없어지지만 진보개혁정당의 비례의석은 13석에서 27석이 된다. 통합당이 위성정당 비례한국당을 통해 확보할 비례의석은 28석에서 20석으로 줄어든다.

이것은 ‘민심대로 의석’이라는 선거제도 개혁명분을 크게 확보하는 것으로 지역구 선거에서 중도층의 표심을 얻고, 비례의석을 더 얻을 진보개혁정당 지지자의 표도 모을 수 있다. 요컨대 이 방안은 비례의석 감소라는 작은 것을 내주고 지역구 의석 다수 확보와 개혁우군 확보라는 큰 것을 얻는 전략이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도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서 같은 논지의 글을 올렸다.

이러한 총선전략은 민주진보연대로 총선을 치르고 총선 이후 국정 운영도 민주진보연대의 다수 의석으로 힘있게 추진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합집산의 과정을 거치면서 보수는 통합당과 국민의당으로, 민주진보는 민주당, 민생당, 정의당, 녹색당, 민중당 등으로 재편되었다. 양극화 해소와 기후위기 대응 등 산적한 국정 과제 해결을 앞당기기 위해 민주당은 자기 당의 눈앞의 의석수만 계산하는 짧고 좁은 시야를 넘어서서 큰 미래 비전 속에서 선거전략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경남도민일보」에 실린 칼럼(3월 2일)을 보완한 것이다. 


장상환 경상대 명예교수  dand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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