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도심 속 진주성에는 숨은 진주(眞珠)가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사랑이 싹트는 나무, ‘사랑나무’입니다.
북장대에서 성곽을 따라, 서쪽 포루를 따라 30여m 걸으면 만날 수 있습니다. 60년 정도의 팽나무와 느릅나무가 뿌리와 몸통이 합쳐져 한 몸을 이루고 있습니다.
사랑나무 앞에 적힌 연리근과 연리목이라는 안내는 잘못 적은 것입니다. 연리목은 수종 같은 나무가 만나 수액을 비롯해 영양분을 함께하는 것입니다. 연리목이 아니라 서로 사랑 하는 나무가 한 몸이 된 ‘사랑 나무’입니다. 어느 쪽이 느릅나무인지 팽나무인지도 헷갈릴 정도로 다정한 나무입니다.
팽나무의 나무 이름은 열매 때문에 생겼다고 합니다. 열매를 작은 대나무 대롱에 넣고 꼬챙이를 꽂아 공기를 압축해 쏘면 팽하고 날아가는 팽총이 되는데 이 열매가 팽총의 총알인 셈입니다.
또한, 『한국식물생태보감』에 따르면 “한글명 팽은 한자 憉木(팽목), 朴樹(박수) 등에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박수무당(朴树巫堂)이라는 것도 팽나무(朴树)로 대표되는 마을 당산나무 아래에서 굿을 하는 남자 무당”을 말하듯 팽나무는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신목(神木)으로 인식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무의 세계2』에 따르면 느릅나무는 북유럽신화에서 우리나라 단군신화의 웅녀와 같은 존재라고 합니다. 북유럽신화에서 천지창조의 신이 물푸레나무로 남자를 만들고 느릅나무로 여자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해가 넘어가는 진주성에서 두 나무의 사랑 이야기에 살짝 귀 기울여보면 어떨까요? 아마도 우리 부부의, 연인의 금슬은 더욱더 좋아지고 좋아지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