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문고, <나만의 책 출판전시회>
오늘도 우리의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은 바삐 흘러갑니다. 그러다 문득 잰걸음을 반복하는 하루가 힘겨워져 퇴근길, 집으로 가는 길에서 에둘러 찾아간 곳이 있습니다. 진주(晉州) 속 진주(眞珠)를 품은 진주 평거동 진주문고가 바로 그곳입니다.
집에서 승용차로 40여 분 거리에 있지만 인터넷 서점이 아닌 진주문고에 카톡으로 책을 주문하고 찾으러 간 저녁이었습니다. 책 가지러 간다는 구실로 찾은 진주문고 입구 게시판에서 걸음은 멈췄습니다.
<나만의 책 출판 전시회> 안내문입니다. “나만의 소중한 이야기를 담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서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책”을 만들었다는 글귀가 두 눈 가득 들어왔습니다. 어떤 내용일까 궁금한 마음에 한달음에 2층 전시실로 향했습니다.
여서재 입구 한쪽에 마련된 전시회장은 아늑합니다. 알록달록한 그림책들이 마음도 상쾌하게 만듭니다.
‘어린이작가 이승욱, 어린이작가 최다민, 어린이 작가 이고운‧‧‧ ’ 이들이 그리고 쓴 그림책들이 정겨워 허리를 숙여 뽑아 찬찬히 읽었습니다. 책, 쉽게 재미나게 만든 이들의 열정이 슬며시 저에게 전해옵니다.
방귀 대장이었던 저는 논두렁에 심어진 콩은 어떻게 방귀를 뀔까 궁금한 마음에 『벼 방귀 피시식(글 이문희, 그림 박미숙)』을 펼쳐 읽습니다. 유쾌하다 못해 상쾌하기까지 합니다. 책 읽는 동안 방귀 소리가 귀가에 울리지만 오히려 향긋한 냄새가 나는 착각을 하게 합니다.
‘文이와 함께(곽은정, 김수정, 박혜정, 박현주, 성수현, 이문희, 주영미)’가 펴낸 그림책 <위대한 스승, 남명 조식>은 멀기만 어렵게만 여겨온 조선 시대 선비가 성큼성큼 나에게 걸어와 말을 거는 기분입니다.
일부는 비매품으로 표지만 엿볼 수 있어 아쉽지만, 나만의 책을 만든 이들의 노력에 책이 어렵게만 여겨지지 않아 좋고도 좋습니다.
전시회를 둘러보고 1층으로 내려와 진주 속의 진주를 찾았습니다. 서점 내 진주 콘텐츠관에서 진주만의 ‘진주 전용 상품(굿즈/goods)’을 구경합니다.
15,000원에 진주 속의 진주, 진주 남강과 촉석루를 담은 작은 액자를 샀습니다.
우리 집 거실이 더욱더 풍성하고 넉넉해질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