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떠오르는 음악이 있을까? 나의 경우는 아주 오래 전 컴퓨터 게임에서 듣고 알게 된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이란 왈츠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시골에서 자란 나는, 어린 시절 겨울방학이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마을 앞 개울에 썰매를 타러갔다. 얼음이 깨져 물에 빠진 발이 동상 걸릴 뻔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는데, 그런 추억 때문인지 이 왈츠는 겨울만 되면 한 번씩 듣게 된다.

‘80년대 중반 개인용 컴퓨터, 흔히 말하는 PC(8bit MSX Computer)가 처음 나왔을 때 게임도 거기 맞춰서 나온 것들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남극탐험”이라는 게임이다.

펭귄이 남극의 얼음 위를 달리며 장애물을 피하고 물고기도 먹고 목적지를 찾아가는 게임인데 여기 쓰인 음악이 프랑스 작곡가 에밀 발트토이펠이 작곡한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이란 곡이다.

아마 나이가 40대라면 이 게임을 기억하는 분들이 제법 있지 않을까 싶다.

에밀 발트토이펠은 독일식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이유는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 지방 출신이라 그렇다. 한 때 이 곳은 독일 땅이기도 했으니 그런 영향이 클 것이다.

발트토이펠은 1867년 파리 만국 박람회 때 프랑스를 방문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공연을 접하고 큰 인상을 받아서 왈츠 음악 작곡가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제법 많은 왈츠 음악을 남겼다.

이 음반은 2017년 빈 신년음악회 실황인데 사실 빈 신년음악회에서는 빈 왈츠 외엔 잘 연주하지 않는다.

이 콧대 높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이젠 다른 나라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하기도 하는데 2017년 당시 지휘자는 빈 신년음악회 역사상 최연소 지휘자인 베네수엘라 출신의 구스타보 두다멜이었다. 

사실 두다멜로 예정되었다는 뉴스를 보고는 잔뜩 기대를 했다. 연주는 좀 아쉬웠으나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 왈츠 하나로 위안삼을 수 있었다.

설날을 맞이해서 구스타보 두다멜이 연주한 2017년 빈 신년음악회 실황연주를 들어보는 여유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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