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환경연 문제 지적하자 “존재여부 몰라... 보호대책 마련하겠다”

▲ 여울마자 방류지역임을 나타내는 안내판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산청군의 생태보전 의지가 미약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5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민물고기인 ‘여울마자’ 치어(어린 물고기) 1000여마리를 방류한 곳 인근에서 산청군이 하천 퇴적물 정비 사업(골재채취 작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 여울마자는 수질오염에 약하고, 환경 변화에 민감한 어류이다. 산청군이 여울마자를 보호하기 위한 별다른 대책 없이 골재채취 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골재채취작업이 이루어지는 현장(사진 제공 = 최상두 씨)

22일 방문한 산청군 생초면 상촌리 남강변 일대에는 포크레인 등 각종 중장비와 대형트럭이 즐비해 있었다. 이날 골재채취 작업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강변 곳곳은 골재채취를 하며 파헤쳐진 흔적이 가득했고, 물이 고일만큼 심하게 파헤쳐진 곳에는 흙탕물이 가득 차 있었다. 인근 주민은 기존 강변 높이에서 약 5미터 정도가 파헤쳐진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강변에는 높게 쌓여진 모래성이 자리하고 있었다. 강변에서 채취된 것이다.

골재채취 작업은 지난해 10월 시작돼 오는 5월 20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산청군은 지난해 공개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하고 골재채취 작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작업 면적은 2만제곱미터에 달한다. 산청군은 12만 톤에 달하는 모래를 이곳에서 들어낼 예정이다. 사업 시행자는 ‘지리산 개발’로, 이 업체는 공사가 끝나면 골재채취 비용으로 산청군에 3천2백만 원 상당을 납부할 예정이다.

 

▲ 흙을 파낸 곳에 흙탕물이 가득하다

문제는 여울마자에 대한 보호대책은 물론 제대로 된 인지조차 없이 사업이 시작됐고, 골재채취 작업이 산청군이 예정한 면적을 넘어 시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이다. 산청군 관계자는 여울마자에 대한 고려 없이 이 사업이 시작됐다고 시인했다. 아울러 이곳의 사업면적이 10만 제곱킬로미터를 넘지 않아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아니었고, 별도의 환경성 검토도 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다만 그는 “골재채취 작업은 물이 흐르는 곳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며 “여울마자의 존재를 알았으니, 빠른 시간 내 관내 전문가, 대학 등에 문의해 이번 사업이 여울마자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고, 보호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하천을 한번씩 방문해 관리감독하고 있는데, 우리가 지정한 지역 외에서도 골재채취가 일어나는지는 모르겠다”며 “확인해 문제가 있다면 업체에 원상복구하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 골재채취작업이 이루어지는 현장(사진 제공 = 최상두 씨)

정은아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환경부가 생물다양성연구소와 함께 여울마자 증식․복원 연구를 진행해 지난해 5월 여울마자 치어 1000여 마리를 방류한 곳이 바로 이곳”이라며 “이곳에서 골재채취사업을 벌이는 것은 많은 예산을 들여 증식한 여울마자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근 주민들도 문제를 제기하며 산청군의 생태보전 의지가 미약하다고 말했다.

한편 여울마자는 2016년 9월 환경부가 설립한 ‘멸종위기 담수어류 보전계획’에 따른 두 번째 증식․복원 대상 종이다. 여울마자는 멸종위기 담수어류 보전 우선순위 목록에서 다섯 번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울마자는 한국 고유종으로 낙동강 수계 가운데 남강 수역에만 서식한다. 하천 중상류의 물이 맑고 모래와 자갈이 깔린, 유속이 빠른 지역을 서식지로 삼는다. 지난해 5월 환경부는 이곳에 1000여마리의 여울마자 치어를 방류했다.

 

▲ 지난해 5월 여울마자 치어 방류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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