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환 칼럼] 정부·지자체 예산 심사 의결 과정 유감

장상환 경상대 명예교수l승인2019.12.18l수정2019.12.18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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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경남도, 진주시의 내년 예산이 확정되었다.

지난 10일 국회를 통과한 중앙정부 내년 예산은 512조 원으로 지난해 대비 9.1% 증가했다. 경남도의회는 지난해 대비 14.8% 증가한 9조 4748억 원, 진주시의회는 12.7% 증가한 1조 4727억 원의 내년 예산을 의결했다.

예산은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수단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예산이 없으면 아무 소용 없다. 예산은 여러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복지예산으로도, 사회간접자본(SOC) 건설비용으로도 쓰일 수 있다. 시민 요구에 맞춰 효율성과 형평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편성해야 한다.

▲ 장상환 경상대 명예교수

내년 예산의 의회 제출과 심사·의결과정에는 문제점이 적지 않다.

우선 정부의 예산 제출 시기가 늦어 국회와 도·시의회의 충실한 심사에 어려움이 있다. 정부 예산은 9월 2일 국회에 제출되었지만 상임위원회 심사는 겨우 10월 말께 시작되었다. 국회 예산 심의는 자유한국당이 정쟁의 소재로 이용한 탓에 주어진 시간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셈이다. 경남도 예산은 11월 4일 도의회에 제출되었고, 진주시 예산은 11월 21일 시의회에 제출되었다.

모두 한 달여 만에 예산 심사·의결을 끝내야 하는 상황이다. 너무 촉박하다.

예산 편성과 의결에 정부와 지자체의 힘이 너무 큰 것도 의회 예산 심의를 어렵게 한다.

중앙정부 예산 국회 심사 결과 제출되는 수정안에 대해 정부(기획재정부장관)가 동의하지 않으면 표결하지 않고 폐기한다. 정부의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충분한 근거 자료를 준비하고 정부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도의 국비 확보의 경우는 도가 예산사업계획을 마련해서 의원들과 기획재정부 예산실에 제공하므로 정부가 회부한 원래 예산에 없는 항목도 새로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도 예산의 경우 도의원이 예산 증액을 뒷받침할 사업계획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니 없는 항목을 추가하기는 어렵다. 기존 항목의 삭감과 증액을 요구할 수 있을 뿐이다. 시 예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도나 시·군 예산 심의도 새로운 항목의 예산을 증액할 수 있어야 한다. 예산과 관련된 시민과 시민단체와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는 공청회 등을 열어 심사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도와 시·군 예산 제출 후 지방의회 심사 의결 기간을 적어도 3개월은 줘야 할 것이다.

확정된 예산의 내용을 살펴보면 국회나 도·시의회의 심사 의결에 따른 증감액이 제출 예산액보다 극히 미미하고 SOC 예산은 거의 삭감되지 않거나 증액되는 반면, 복지 예산은 삭감되고 있다.

정부 예산은 1조 2000억 원 삭감(-0.2%)되었고, 복지 분야는 1조 1000억 원 감액, SOC 분야는 9000억 원 증액되었다. 경남도 예산은 27억 원(-0.03%) 감액되었는데 아파트 공동체 문화우물사업 등에서 56억 원 감액, 비지정 가야문화재 조사연구 지원 사업비 등에서 28억 원 증액되었다. 진주시 예산은 81억 원(-0.6%) 삭감되었는데 SOC 분야에서는 소망의거리 조성 10억 원이 감액되었을 뿐이고, 시내버스 재정지원금 50억 원 삭감은 증차용 추경예산을 둘러싼 갈등의 여파 탓이다.

의회 예산 심사가 명목에 그치고 형평성을 높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와 지방의회의 충실한 예산 심사를 통해 예산 효율성과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민 요구를 수렴하고 예산 심사 근거 자료를 마련할 권한과 시간을 충분히 제공해야 할 것이다.


장상환 경상대 명예교수  changsh@g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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