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남해서 특별한 매를 부렸던 사람, ‘주갈치’를 찾아서

한학자들이 밝혀내지 못했던 수수께끼 새롭게 풀어내다 이은상 기자l승인2019.11.26l수정2019.11.2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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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디뉴스=이은상 기자] 경남 남해군에는 매의 얼굴에 뻘겋게 화장을 하는 풍속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다. 이 풍속은 야생매와 대비되는 것으로 군견처럼 매에게도 특별한 지위를 부여했다는 징표다.

 

▲ 매놏기 훈련을 하고 있는 권재명씨.

남해에서는 매를 부리는 사람을 ‘주갈치’라고 불렀다. 남해의 주갈치는 매를 사냥하는 행위를 두고 ‘매사냥’이 아닌 ‘매놓기’라 불렀다.

매사냥이란 단어는 일제 강점기 무렵에 나타난 잘못된 신조어다. 매놓기가 옳은 말이며, 그 의미는 야생의 매를 붙들어 훈련시켜 사냥 등에 이용하는 풍속기술을 뜻한다.

지난 20여 년 간 주갈치들을 직접 수소문해 남해만의 특별한 매놓기 풍속을 집대성한 책, ‘주갈치를 찾아서’가 지난7월 발간됐다. 이 책은 매놓기 풍속뿐 아니라 풀리지 않았던 고어의 의미를 바로잡은 내용도 담겨있다.

 

▲ 주갈치를 찾아서는 남해매놓기보전회를 통해 구매 가능하다.

이 책의 저자 권재명씨는 한국전통매사냥보전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진주 출신인 그는 2010년 남해군 설천중학교 국어교사로 부임하면서 남해만의 특별한 매놓기 풍속을 다루기 위해 이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놓기 풍속이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 만큼 전승할 가치가 크다”면서 “매놓기 풍속을 관광자원화한다면 국내외 관광객을 유인하는 호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학자들이 그간 짚어내지 못했던 고어의 의미를 새롭게 밝혀냈다고 설명한다. 매사냥이라는 단어를 매놓기로 바로잡고, 시치미의 어원을 명확히 밝혔으며, 난중일기에서 해석하지 못한 수수께끼를 해석해 냈다는 것이다.

‘매사냥’이라는 단어는 일제강점기 무렵에 나타난 신조어로 일본어를 잘못 직역한 사례다. 매를 뜻하는 타카와 사냥을 뜻하는 가리를 합성했는데, 매를 사냥한다는 의미가 됐다. 여기서 매는 사냥의 대상이 아닌 사냥의 수단이 맞다.

남해 매놓기 풍속은 매를 다루는 용어가 다른 지역과 확연하게 구별되는 사투리를 가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 야생에서 바로 생포한 매의 용모를 보고 매의 성격을 예측하는 관상풍속이 있다.

 

▲ 꿩을 사냥하는 매.

한반도의 매놓기 풍속에는 훈련된 매에게 ‘시치미’를 매는 풍속이 있는데, 이를 통해 ‘시치미 떼다’라는 말에서 시치미의 어원을 엿볼 수 있다. 시치미는 매 꼬리 날개에 매다는 신분상징물을 의미하며, 그 어원은 ‘시치다’에서 왔다. 시치다는 신분의 취득과 격상 등을 뜻한다.

남해 매놓기 풍속 가운데, 육상에서 매에게 쫓긴 동물이 해상으로 달아나는 내용과 관련된 일화도 있다. 난중일기에서 수록하고 있는 수수께끼도 이 중 하나다. 이 책에는 꿩 사냥 일화를 바탕으로 428년 째 풀리지 않았던 난중일기의 1592년 2월 12일 기록 ‘침렵치’를 해설해 냈다.

한편 매놓기 풍속은 전라북도와 대전광역시에서 지방무형문화재임과 동시에 2011년 11월,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재로 등록됐다. 문화재청은 매놓기 풍속을 국가문화재로 지정할 것인지를 두고 3년째 심사 중이다.

 


이은상 기자  ayo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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