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인터뷰-6부] 로클리 교수, “진주 정촌 화석산지, 한국의 스톤헨지로 거듭나길”

진주층 화석, 다양한 생물군 화석 밀집지로서 ‘라거슈타테’ 입증 이은상 기자l승인2019.11.25l수정2019.11.2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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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디뉴스=이은상 기자] 공룡 발자국 화석 연구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미국 콜로라도 대학 마틴 로클리 교수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누구보다 한국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 화석연구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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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 로클리 교수.

공룡 발자국 화석연구를 위해 1987년 고성군을 첫 방문한 그는 지난 30여 년간 30여 회에 걸쳐 우리나라를 방문, 한국에서 발견된 화석을 국제적으로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는 진주교대 김경수 교수팀과 함께 국제 연구팀을 꾸려 진주층에서 발견된 화석을 세계적인 학술지에 발표하는 성과도 거뒀다. 또한 지난 19일 진주혁신도시 익룡 발자국 전시관 개관식에 참여했고, 지난 22일 진주교대에서 진주화석의 가치를 주제로 대중강연에 나서기도 했다.

<단디뉴스>는 진주층에서 발견된 화석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화석의 국제적 비교를 위해 마틴 로클리 교수를 직접 만나봤다.

그는 정촌 화석산지와 충무공동 화석산지가 있는 진주층의 학술적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중생대 화석이 출토된 지층 가운데, 공룡뿐 아니라 조류, 포유류, 양서류 등 다양한 생물군의 화석이 발견되는 곳은 진주층이 유일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정촌 화석 산지가 원형보존 결정된 것을 두고 진주시민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진주층이 세계문화유산으로 거듭나고, 진주층의 연구과정에서도 20명 이상의 연구자가 배출되길 기대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로클리 교수가 지난 19일 진주 익룡발자국 전시관 개관식에 참여했다.

- 미국에서 해왔던 연구 활동에 대해 말하자면?

미국 콜로라도와 유타 지역에서 발견된 다양한 척추동물 발자국 화석을 중심으로 연구해왔다. 주로 공룡시대(트라이아이스기, 쥐라기, 백악기)를 전후로 살았던 공룡, 거북, 악어, 익룡, 포유류, 새 등이다. 최근에는 멕시코와 니카라과에서 사람발자국 화석도 연구했다.

 

▲ 정촌 공룡발자국 화석산지.

- 발자국 화석 연구를 위해 한국을 30여 회 방문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언제, 어떤 목적으로 방문했나? 또 한국이 당신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고, 한국에 대해 특별한 기억이 있다면?

1987년, 고성군 덕명리 화석산지에서 발견된 발자국 화석을 연구하기 위해 한국을 첫 방문했다. 1990년까지 삼천포에 여러 번 머물기도 했다.

88올림픽이 열리던 해, 내 나이 38살 즈음이었다. 야외 연구가 끝난 뒤 나의 제자와 함께 덕명리에서 삼천포까지 뛰어다녔던 기억이 나곤 한다. 당시 내가 새로운 새발자국 화석을 발견했다. 몇 년 뒤 고성 박물관이 지어져 정말 기뻤다.

1990년대 해남군 우항리 화석산지에서 화석 연구를 했다. 1996년 이곳에서 익룡 발자국 화석이 출토됐는데, 익룡 화석이 발견된 것은 아시아에서 최초였다. 확실히 기억이 나는 이유는 미국 콜로라도와 유타지역에서도 이 시기에 익룡 화석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몇 년 뒤 우항리 박물관 개관식에 참여했다. 한국에서 이렇게 새로운 공룡 박물관이 생겼다는 점에 감명을 받기도 했다.

 

▲ 마틴 로클리 교수가 진주 혁신도시 익룡 발자국 전시관을 방문했다.

- 최근 진주 혁신도시 익룡 발자국 전시관이 개관했다. 직접 방문해본 감명이 어떤가? 또 백악기 진주층(정촌·충무공동 화석산지)의 가치에 대해 말하자면?

진주층의 발견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정촌 화석산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곳으로 화석의 다양성과 보존도가 매우 뛰어나다.

충무공동 화석산지에서는 익룡, 새, 도마뱀, 개구리, 포유류 화석 등 다양한 화석이 발견됐다. 특히 소형 육식공룡인 미니사우리 푸스의 발자국 피부화석은 매우 아름답다.

나와 진주교대 김경수 교수를 포함한 국제 연구진은 이 화석의 연구결과를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에 싣기도 했다. 최근 한국에서 익룡 전시관과 자연사 박물관이 개관하면서 이러한 성과가 더욱 돋보이고 있다.

우리는 최근 이족 보행 공룡에 대한 놀라운 증거를 발견했다. 이 연구에 대한 결과가 나오게 되면 2020년의 큰 이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권위 있는 학술지에 게재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결과가 진주시의 화석보존에 대한 노력과 고고학적 명성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

 

▲ 로클리 교수가 김경수 연구팀과 함께 진주층에서 발견된 화석을 연구하고 있다.

- 정촌 화석산지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지만, 화석보존 절차가 순탄치 않다. 화석보존 비용이 만만치 않고, 지층균열현상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자치단체는 화석보존에 수동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매장문화재 보존에 대한 한국의 행정과 법률 등에 대한 의견은 어떠한가?

정촌 화석산지 가운데 세 번째 지층에서만 8000여 점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 이는 볼리비아의 5000여 점을 뛰어넘어 세계 최대 규모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 세계의 발자국 화석을 측정하는데 사용되는 방법은 세계 지질유산 및 유네스코 자연유산 평가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객관적일 때 인정된다.

불행히도 화석 보존과정은 전 세계적으로 순탄치 않은 편이다. 오히려 한국의 경우, 천연기념물 지역으로 지정된 우항리, 가진리, 등 사례로 봤을 때, 더 우월한 편이다.

정촌 화석산지가 보존되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비용과 정치적 문제 등으로 이 문제가 매듭지어 질 때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화석에 대한 연구를 빠르게 진행하면서 이 문제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시민들은 공룡 화석과 관련해 세계적인 기록을 선호한다. 높은 수준의 관심이 예상되며, 이는 정치인을 포함한 지역사회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의 화석보존 노력이 중요할 것이다. 지역사회는 정치인들에게 이러한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낸다면,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본다.

 

▲ 소형 육식공룡 미니사우리 푸스의 발바닥 피부화석.
▲ 세계에서 가장 작은 랩터 공룡 발자국 화석의 크기는 1cm에 불과하다.

- 정촌과 같은 사례로 비춰봤을 때,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서 화석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사례에 대해 소개하자면?

한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더 많은 화석산지를 보존하고 있다. 미국은 유타와 세인트 조지 지역에서는 좋은 사례를 보였지만, 화석을 보존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 편이다. 미국의 최대 공룡발자국 화석산지인 덴버, 공룡능선 지역에서도 보존과정이 30여 년 걸렸다.

하지만 화석보존에 있어 지역 사회의 노력이 중요했다. 지역사회가 주체가 되어 자치단체에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했기 때문에 자치단체가 화석보존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

- 백악기 진주층이 학계로부터 ‘라거슈타테’로 불리고 있다. 라거슈타테의 의미는 무엇인가? 또 세계적인 화석산지와 박물관에 대해 소개하자면?

라거슈타테는 보존상태가 특별하게 뛰어난 것을 의미한다. 종종 동물의 부드러운 조직이나 피부흔적도 말한다.

라거슈타테로는 캐나다의 버지스 혈암, 독일의 졸렌호펜 석회암, 중국의 백악기 깃털 유적지 등이 유명하다. 진주층은 세계적인 학술지에서 발표된 몇몇 논문을 통해 라거슈타테라고 언급된바 있다.

 

▲ 로클리 교수가 지난 22일 진주 교대에서 진주 화석의 가치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강의에서도 언급했듯이, 정촌 화석산지는 ‘고대와 현대 풍경의 통합’이라고 할만하다. 이는 세계문화유산으로서 잠재력이 있는 곳으로서 스톤헨지, 로마, 만리장성처럼 고대 고고학 유적지가 현대사회에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정촌 화석산지는 자연, 문화, 교육적 유산으로서 미래세대를 위해 현장을 그대로 보존해야할 것이다.

 


이은상 기자  ayo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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