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면 브람스의 곡들을 떠올리게 된다.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는 생애 동안 독신으로 살며 스승 로베르트 슈만의 미망인을 평생 마음에 품고 있었다 한다. 그 슬픔이 배어든 것일까? 사람들은 가을의 쓸쓸한 정서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작곡가로 브람스를 꼽는다.

브람스는 네 개의 교향곡과 수많은 곡들을 남겼는데 나 역시 가을만 되면 길바닥에 서걱이는 낙엽을 생각하며 네 번째 교향곡을 자주 듣는다. 세 번째 교향곡의 세 번째 악장은 또 어떤가? 마치 낙엽 쌓인 공원에 ‘바바리 코트’를 걸치고 홀로 산책하는 느낌이랄까? 이렇듯 브람스의 음악에선 짙은 우수를 느낄 수 있는 음악들이 많다.

오늘 소개할 이 음반은 첼로와 더불어 가을과 가장 어울린다 생각되는 클라리넷 연주이다. 여러 작곡가들의 작품을 모아 놓기는 했지만 브람스의 곡이 주 메뉴다. 첫 번째 곡 클라리넷 5중주는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5중주와 더불어 가장 유명한 곡인데 이 연주자는 현재 클래식계의 최고 스타인 안드레아스 오텐잠머 (Andreas Ottensamer)다.

개인적으로 오텐잠머의 페이스북을 보는데 음악에 관한 것 외에도 수영, 테니스 등등 그의 일상을 보고 있으면 팔방미인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어 부럽기까지 하다. 게다가 잘 생기기까지 했다. 오텐잠머는 클라리넷을 하지 않았다면 축구선수를 했을 거란 말을 했을 정도니 그 재능에 놀랄 수밖에..

다시 클라리넷으로 돌아가면 오텐잠머의 아버지와 형 모두 클라리넷 연주자이다. 본인은 지금 세계 최고의 악단이라 불리는 베를린 필의 클라리넷 수석이니 그에 대해선 더 이상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다.

이 음반 ‘헝가리언 커넥션’의 타이틀답게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도 나오고 헝가리에 관련된 음악이 여럿 나온다. 클라리넷 5중주 역시 헝가리에서 모티브를 얻어 작곡했고 게다가 오텐잠머가 오스트리아와 헝가리계라 하니 더더욱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클래식 음악을 듣던 초기에 난 관악기 소리를 썩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오보에, 바순 그리고 이젠 클라리넷까지 좋아하게 됐다. 이 음반은 친구에게 선물로 받은 것인데 클라리넷과 브람스 그리고 오텐잠머의 매력을 동시에 느끼게 해 준 소중한 음반이다.

이 가을이 완전히 가기 전 이 음반을 통해 브람스가 왜 가을남자인지 꼭 한 번 느껴보시길..

https://youtu.be/774dIbU_8_M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