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진주 익룡발자국 전시관에는 어떤 동물들 발자국이 있을까?

1억 1000만 년 전 진주에서 발견된 다양한 생물들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이은상 기자l승인2019.11.21l수정2019.11.2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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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디뉴스=이은상 기자] “1억 1000만 년 전 진주에서는 조그마한 캥거루 쥐가 공룡, 익룡, 새, 악어, 도마뱀과 함께 살았다고요?”

 

▲ 지난 19일 진주 익룡전시관이 정식 개관했다.

파충류인 공룡이 포유류, 양서류, 조류와 함께 공존했던 흔적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발견된 곳이 있다. 이곳은 경남 진주시에 있는 충무공동 화석산지다.

충무공동 화석산지에 있는 익룡발자국 전시관이 지난 19일 정식 개관한 가운데, 기자가 이곳을 직접 방문해봤다. 전시관에는 어떠한 발자국들이 남겨져 있는지, 백악기 공룡의 세계로 떠나보자.

 

▲ 진주 혁신도시 익룡발자국 전시관 전경.

■ 익룡전시관 로비

“와! 익룡이다.” 한 아이가 천장에 걸린 대형 익룡 전시물을 보고 손짓한다. 처음 본 익룡 화석에 모두 같이 신기해한다.

전시관 내부로 들어서니 아이들로 붐빈다. 족히 100여 명은 되어 보인다. 지역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등에서 단체 방문을 한 것이다.

 

▲ 전시관 로비.

화석관을 들어서기 전 유아들을 위한 유모차와 함께 짐을 맡기기 위한 사물함도 구비되어 있다. 또 어른들을 위한 카페와 휴식공간도 보인다.

 

▲ 좌(디노카페), 우(유모차 및 사물함 시설)

이곳은 2개의 전시관으로 나뉘어져 있다. 제1전시관은 진주화석관으로 공룡과 익룡, 악어, 도마뱀을 포함한 파충류, 포유류, 양서류, 조류 등 다양한 생물의 화석이, 제2전시관은 익룡화석관으로 익룡 발자국 화석이 전시돼 있다.

■ 제1전시관(진주화석관)

 

▲ 익룡 전시관 원상호 학에사.

먼저 진주화석관으로 들어 가보자. 입구에 들어서니 키오스크가 우뚝서있다. 진주에서 어떤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는지 친절히 알려준다.

우측으로 들어서니, 벽면에 하늘을 날기도 하고 걷기도 하는 익룡의 문양이 눈에 띈다. 시조새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펠리컨 같기도 한 얼굴의 형상이 꽤 익살스럽다.

 

▲ 공룡, 익룡, 도마뱀 발자국이 같은 지층에서 발견됐다.

화석이 위치한 자리를 들여다보니, 타이어처럼 둥근 모양의 용각류 발자국과 손바닥 보다 작은 익룡 발자국, 손톱자국 같은 도마뱀 발자국이 함께 있다.

하늘을 나는 익룡과 땅을 걷는 공룡, 땅위를 기어 다니던 도마뱀이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서 공존했던 것이다.

 

▲ 도마뱀 발자국 화석.

이번에는 도마뱀이 지나간 자리에 눈길이 간다. 도마뱀 화석은 매우 작고, 희귀하다. 전 세계에서 오직 3개만 발견됐는데, 그 중 두 번째로 발견된 것이다.

발자국 모양을 보니, 앞발과 뒷발 모두 5개의 발가락을 가지고 있다. 뒷발가락 중 4번재 발가락의 길이가 가장 긴 것이 특징이다. 도마뱀의 실제크기에 맞춰 피규어 인형도 함께 전시되어 있어 흥미를 더한다.

좀 더 들어서니, 이번엔 수각류 발자국 화석이 놓여있다. 이름은 코푸렌타푸스. 발자국 크기는 260mm. 117cm 높이에 엉덩이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형 육식공룡이다.

발자국이 나란히 찍혀 있어서 한 마리의 흔적인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다. 이것보다 조금 더 작은 발자국이 있어서 두 마리가 지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형과 동생 공룡이 나란히 뛰어다녔다는 상상이 든다.

 

▲ 수각류 발자국 보행렬 화석.
▲ 새 발자국 화석은 보행순서에 따라 번호가 매겨져 있다.

다시 좌측으로 향하니, 수각류 발자국과 함께 새발자국 화석이 전시돼 있다. 조명을 잘 받아 색깔이 제법 예쁘다. 화석위에는 유리판으로 덮여 있어 사람이 밟고 지나갈 수 있다.

바닥에 새겨져 있는 공룡 발자국 선을 따라 아이들이 공룡의 걸음걸이를 흉내 내기도 한다. 또 아이들은 발자국 체험 존에서 발자국 모형도 직접 만져보고, 스탬프도 찍으면서 즐거워한다.

 

▲ 소형 육식공룡 미니사우리 푸스의 완벽하게 보존된 발바닥 피부화석.

“앗! 그 유명한 공룡 발바닥 피부화석이다.” 아기 발 도장처럼 완벽하게 보존된 소형 육식공룡의 발바닥 피부 자국 화석이 눈에 띈다. 육안으로 봐도 공룡 발바닥 모습이 눈에 선명하다.

 

▲ 발바닥 피부화석.

이번엔 세상에서 가장 작은 랩터 공룡의 발자국 화석이 놓여있다. 정말 신기하다. 발자국 크기가 1cm에 불과하다니. 이 공룡은 ‘드로마에오사우리포미페스 라루스’로 명명됐다. 이는 ‘드로마에오사우르스류의 작은 랩터 공룡 발자국으로 희귀한 것’이라는 의미이다.

돋보기로 직접 바라보니, 이 작은 발자국이 선명하게 보인다. 손톱만한 두 개의 선이 희미하게 그어져 있다. 랩터 공룡은 뒷발의 세발가락 중 가운데 발가락이 위로 솟아있기 때문에 두 개의 발가락만 찍힌 것이다.

 

▲ 드로마에오사우리푸스 진주엔시스의 발자국은 1cm에 불과하다.
▲ 백악기 시대 진주에서 살았던 다양한 생물의 화석.

옆을 보니 캥거루 쥐, 악어, 거북 등 다양한 종류의 발자국 화석이 함께 놓여있다. 몸 크기가 10cm정도 밖에 안 되는 조그만 캥거루 쥐가 깡충깡충 뛰면서 땅위를 지배하던 무시무시한 공룡과 물속에 숨어있는 악어, 하늘을 나는 익룡을 피해 살아남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었던 모습이 상상된다.

캥거루 쥐 발자국은 모양이 동전처럼 생겼고, 크기는 500원 짜리 보다 작다. 악어발자국은 갈고리 모양처럼 생겼다. 앞다리에 5개의 발가락을, 뒷다리에는 4개의 발가락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 캥거루쥐 발자국 화석.
▲ 악어 발자국 화석.

민물거북 발자국 화석도 눈에 보인다. 백악기 시대에는 공룡과 익룡만 사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은 생물이 함께 살아갔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1억 1000만 년 전 진주는 백악기 척추동물들의 놀이터였던 셈이다.

"백악기 시대 진주에서는 어떻게 작은 생물들의 발자국만 남게된 걸까?"라는 의문을 남긴 채 다음 코스로 향한다.

■ 제2화석관(익룡화석관)

 

▲ 익룡 화석관.

“두 팔을 벌려 잠자는 랩터 공룡 ‘라루’를 깨우고, 두 손을 위로 뻗어 하늘을 나는 익룡 ‘에나’를 붙잡아보자.”

익룡화석관으로 들어서니, 아이들은 공룡 증강현실 게임에 빠져있었다. 또 실제 화석모양과 같은 발자국 퍼즐 맞추기 놀이에 빠진 아이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이곳에는 익룡발자국 화석의 전시와 함께 화석산지 발굴과정에 대한 설명도 상세히 구비되어 있었다.

 

▲ 좌(화석 내용 설명판), 우(발굴과정 설명판)

익룡 발자국화석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다. 진주 호탄동 화석산지에서는 익룡 발자국 화석 2500여 점이 발견,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다른 지역에서 발견된 익룡 발자국 화석은 총 540여 점으로 진주지역의 25%에도 미치지 못한다. 스페인 539점, 아르헨티나 15점, 중국 9점, 미국 3점 등에 불과하다.

백악기 시대 하늘의 지배자였던 익룡은 날기도 했지만, 육지에서 걷기도 했다. 익룡은 그 종류에 따라 두발 또는 네발로 걸었다.

 

▲ 좌(익룡 모형과 화석), 우(발자국 퍼즐 놀이)

앞발은 4개의 발가락이 있다. 익룡이 걸을 때 세 발가락은 땅에 찍히지만, 가장 긴 발가락은 날개를 지탱하는데만 쓰였기 때문이다. 발모양은 사람의 손가락 같은 형상을 띠고 있다.

익룡의 뒷발은 사람의 발모양과 매우 흡사하다. 뒷발은 5개의 발가락으로 이뤄져 있는데, 4개의 발가락만 땅에 찍혔다. 앞발처럼 가장 긴 발가락이 날개를 지탱하는데 쓰였기 때문이다.

 

▲ 익룡 발자국 화석.

큰 발자국은 10cm 남짓, 작은 발자국은 3cm정도 되어 보인다. 실제 크기에 맞춰 놓여있는 피규어 모형이 일품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익룡 발자국은 남해군 가인리에서 발견된 것으로 뒷발의 크기가 39cm에 달한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개구리 발자국 화석과 공룡의 구애흔적을 보여주는 화석도 눈에 띈다. 공룡 구애흔적은 수컷 육식공룡이 뒷발톱으로 열심히 땅을 판 흔적이다.

 

▲ 좌(개구리 발자국 화석), 우(공룡 구애흔적 화석)

땅을 파내는 힘이 강할수록 알둥지를 더 안전하고 깊게 팔 수 있었을 것이다. 암컷에게 “내알을 낳아도”라며 구애하는 수컷 공룡의 땀 냄새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 수장고와 영상관

 

▲ 수장고 내부.

이번에는 수장고를 향했다. 이곳에는 혁신도시 조성과정에서 발견된 화석과 함께 정촌에서 발견된 화석도 보관되어 있었다.

단지 화석이 창고 안에 나열되어 있는 수준이다. 전시관이 좀 더 컸더라면 더 많은 화석을 전시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다.

앞으로 정촌 화석산지에 대규모 전시관이 생긴다면, 이곳에 보관된 화석도 전시되길 기대해 본다.

 

▲ 한반도 공룡,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의 복원스토리 영상.

2층에 있는 영상관에 들어섰다. 한반도 공룡,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의 복원스토리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다. 어른들도 볼만한 수준 높은 영상이었다.

영상에서 소개된 이 공룡은 8500만 년 전, 전남 고성에서 살았던 공룡의 흔적을 기반으로 복원된 것이다. 이 공룡에 대한 연구는 2003년, 전남대학교 부설 한국공룡연구센터 허민 교수팀이 맡았다.

이 팀은 7년 여 연구 끝에 국내 최초로 국내에서 발견된 공룡을 복원해 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 공룡은 몸통길이 2.4m, 몸무게 100kg의 백악기 후기 공룡으로 추정된다.

■ 야외 시설

 

▲ 보호각 시설.

내부 시설을 둘러본 뒤 마지막으로 야외시설도 둘러봤다. 내심 기대했던 보호각이 아직 개방되지 않아서 아쉬웠다. 보호각은 내년 중으로 개방될 예정이라고 한다.

보호각 개방은 화석보존 문제를 두고 현재 문화재청과 협의 단계에 있다. 전시관은 화석보존 처리 작업 후 빠른 시일 내 시민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문화재 보존과정부터 연구자와 시민들에게 교육적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 야외 공원 시설.
▲ 좌(야외 카페), 우(야외 산책로)

뒤를 돌아 야외 공원에 들어서니 햇살이 따사롭다. 먼저 대형 익룡 전시상이 눈에 띈다. 공원에 소형 공룡 조형물과 포토존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아쉬움을 남긴 채 마지막으로 전시관을 떠났다.

익룡 전시관 원상호 학예사는 “박물관 등록 절차를 마친 후 해설사를 배치하고, 보호각을 개방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진주 익룡전시관이 국내를 대표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거듭 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은상 기자  ayo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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