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인터뷰-4부] 과기대 교수회 “정당한 절차와 구체적 통합안 마련이 관건”

유사·중복학과 통폐합 규정, 특성화 분야 고려한 단과대학 구성 등 요구 이은상 기자l승인2019.10.31l수정2019.11.1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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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와 경남과기대의 통합 문제에 지역사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 대학은 2021년 3월 통합을 목표로 대학통합 공동추진위를 구성하고, 통합추진 기본계획을 도출하는 등 대학 통합 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합추진위는 11월 중으로 구성원 의견조사, 통합여부 심의·의결, 통합합의서 체결 등의 절차를 밟고 대학통합 기본계획안을 교육부에 제출해 이 문제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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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경남과기대에서 통합 시민공청회가 열렸다.

하지만 통합 논의 과정이 양 대학본부를 중심으로 빠르게 진행되면서 대학 통합 기본계획안이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충분히 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디뉴스>는 3부에 걸쳐 경상대 구성원과 함께 대학 통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어 4부에서는 경남과기대 교수회 의장, 김성호 교수를 지난 30일 만났다. 그는 경남과기대 최고 심의 기구인 대학평의원회 의장으로서 대학통합 추진위 위원을 맡고 있다.

 

▲ 경남과기대 교수회 의장, 김성호 교수.

그는 “학내 구성원들이 학령인구 감소에 적극 대처하고, 지역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대학 통합 추진에는 찬성 한다”면서도 “통합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적 문제점을 극복하고, 교육현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통합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현재 도출된 기본계획안은 단지 대학의 규모가 커져서 환경변화에 버틸 수 있다는 점에 치중해 있는 만큼 구체적인 계획안을 도출해 양 대학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에 통합안 제출이 좀 늦어지더라도 구체적인 유사·중복학과 통폐합 규정, 특성화 분야를 고려한 단과대학 구성 등 세부적인 안을 마련해 양 대학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학 통합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통합 추진과정에서 학내 구성원 간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말하자면?

학내 구성원들은 앞서 언급된 점을 이유로 대학 통합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통합을 위한 해결 과제가 적지 않다. 특히 유사중복학과 통폐합과 구성원의 신분보장 문제가 거론된다.

현재 통합추진안에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이 도출되지 않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통합추진안에는 교육적·학문적·사회적·경제적 기대효과를 낼 수 있는 대안이 담겨야 할 것이다.

또한 통합 절차에서 지적되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통합대학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도 함께 찾아야 할 것이다.

 

▲ 통합의견조사에서 학생 가중치가 5%에서 9%로 조정됐다.

- 그렇다면 통합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적인 문제점은 무엇이고, 이 문제는 어떻게 보완해야하나?

통합과 관련된 일련의 과정의 최종적 결정에 대한 책임 주체가 불분명하는 점이다. 통합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교무회의와 대학평의원회 심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기획처장과 부총장의 결재만으로 결정한 점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

특히 통합 의견조사에서 구성원 간 가중치가 상이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것과 함께 학생 참여도가 낮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문제는 30일 열린 대학평의원회에서 기존보다 대학구성원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고, 투표율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됐다.

통합 의견조사 투표 가중치는 교수(65→63%), 직원(23→22%), 조교(5→4%), 학생(5%→9%)로 변경됐다. 단 총동창회의 가중치는 기존 2%에서 변동이 없다. 또한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온·오프라인 투표를 병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통합계획안이 다소 구체적이지 않기 때문에 통합대학 결정에 대한 찬·반과 통합계획안에 대한 찬·반을 이원화해 투표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구성원들이 통합 찬성으로 결정하면 기존 계획안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 융복합 연구 플랫폼.
▲ 융복합 연구 추진전략 및 과제

- 통합과정이 다소 급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외부에서 보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교육부의 책임도 있다고 본다.

경상대와 통합 문제는 2017년도로 거슬러 간다. 당시 양 대학은 통합에 대한 의지를 바탕으로 통합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 Point2 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2018년에 도출된 대학통합 연구 최종보고서에는 양 대학의 점진적인 연합을 통해 통합에 대한 청사진이 제시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연합과정을 통해 양 대학이 공동으로 연구와 교육을 실시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핵심이었다. 단계적인 과정을 밟으면서 교수의 역량을 강화하고, 학생들도 상호교류와 등으로 자연스럽게 통합에 대한 관심가 높아졌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는 과정에서 국립대 혁신사업이 취소됐고, 관련 예산도 당초 600억 여 원에서 128억 여 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또한 통합이 지연 되면서 128억 여 원 가운데, 내년도 예산 50억 3000만 원이 삭감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이유로 통합이 탄력을 받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최근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이다. 이 때문에 외부에서 보게되면 통합 문제가 급격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 유사·중복학과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고, 앞서 실시된 관련학과 설명회에서도 참여도가 낮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유사중복학과 분류.

올바른 통합을 위해선 유사·중복학과의 통폐합 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 구조조정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하게 되면 비용절감의 효과를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국립대학 통폐합 기준에 따르면 유사·중복학과의 경우, 원칙적으로 통폐합 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결국 교육부의 방침은 구조조정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유사·중복학과로 분류된 학과가 통합을 하지 않는 경우, 강제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 계획안에는 유사·중복학과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이 안에 따르면 19개 단과대학에서 17개의 단과대학으로 2개의 단과대학만이 통폐합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구조조정 없이 생명과학대학, ICT융합대학, 건설환경대학 3개의 단과대학이 늘어난 격이다. 실제로는 양 대학의 3분의 1이 유사·중복학과로 볼 수 있고, 14개의 단과대학으로 줄여야할 것으로 판단된다.

통합 시, 1개 대학 입학정원의 20%이상을 감축하고, 교육여건 개선과 통합 후 독자적 발전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야할 것이다.

또한 앞서 실시된 19개의 유사·중복학과 설명회에서는 절반을 초과하는 10개 학과들이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향후 구성원의 의견을 실질적으로 교환할 수 있는 장의 마련과 함께 공식적 차원의 협의 과정이 요구된다.

 

▲ 통합대학 캠퍼스 특화 모형

- 통합과정에서 단과대학의 캠퍼스 구성과 특성화 방안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 높다. 이 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야하나?

기존 안에 따르면 가좌캠퍼스는 ‘교육·연구혁신’, 칠암캠퍼스는 ‘융합혁신’, 통영캠퍼스는 ‘해양혁신캠퍼스’로 특화 모형을 설정했지만, 이는 한계점이 있다.

대학 규모를 넓혀 환경의 변화에 버틸 수 있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보기 보다는 통합을 통해 실질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수진이 늘어나게 되면 연구중심의 대학으로 나아갈 수 있게된다. 이는 동일한 교과목에 다양한 시각의 교과목을 제공, 결국 범위의 경제효과로 이어질 것이다.

특성화 분야를 고려한 단과대학 배치가 요구된다. 가령 칠암캠퍼스의 특성화 분야 중 하나인 의생명 분야는 의료와 생명과학 분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생명과학 분야인 식품영양학과(경상대 자연과학대학), 식품영양전공, 한약자원전공, 제약공학과(과기대)를 단일 단과대학으로 편재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이들 학과를 묶고, 같은 위치에 배치하게 되면 항노화, 바이오헬스케어 등 특성화 효과가 더 커질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선 관련학과 간 충분한 논의 과정이 요구된다.

 

▲ 단과대별 학과 배치안
▲ 통합대학교 캠퍼스 구성.

- 대학 구성원의 신분보장 방안은?

양 대학의 승진 및 인사규정의 차이가 있는 만큼 통합 이전에 명확한 규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는 양 대학의 차별이 있어선 안 되며, 규정을 도출하기 위해 구성원의 의견수렴이 요구된다.

과기대 교수회에서 제시하는 개선방안이 있다. 기존 안에는 연구실적만 평가하는 것으로 되어있지만, 산학협력 중점교수도 승진대상에 포함되므로 이에 대한 승진 관련 규정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교양학부 지원과 관련, ‘수용교원수의 2배수에 한해 책임시수를 학기당 6시수로 조정’이라는 것의 의미가 불분명한데, 이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추가로 인사상 차별금지, 조교의 고용승계, 직원 처우개선 및 역량 강화에 대한 규정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 경상대에 비해 과기대 학생들이 통합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유가 있을까?

꼭 그렇게 생각하지만은 않는다. 과기대는 경상대에 비해 대학 구성원 간 소통의 과정이 많았다는 판단에서다. 경상대는 그간 대학 본부 주도로 통합 절차를 밟아 정보가 많이 공개되지 않은 편이었다.

하지만 과기대는 교수회와 평의원회 차원에서 중간 단계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 최근 한 달 동안 대학 본부 측에서 3차례의 설명회를 열었고, 교수회 측에서 5차례의 단과대학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 지난 24일 경상대 도서관 뒤편 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학생들.

- 최근 도립 남해대와 거창대의 통합이 자체 특성화전략 강화를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만약 경상대와의 통합이 무산될 경우, 과기대 자체 생존 전략이 있다면?

생명과학분야의 강점을 특성화시키는 것이다. 우리대학은 농업 중심으로 깊은 전통과 함께 전문화된 인재를 양성화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농업을 기반으로 4차 산업에 맞은 인력을 양성하고, 이를 IT분야와 접목하며, 지역산업과 연계하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농생명과학 분야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분야를 연계해 농산물 유통과정의 해외수출 지원 방안과 함께 경영자문 체계를 통해 스마트팜 환경을 구축한다. 또한 농업분야를 공학 분야와 연계한 스마트팩토리 조성을 통해 이 분야를 특성화하는 것이다.

- 총동창회 측에서 통합추진에 적극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가 법적 분쟁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들과의 갈등은 어떻게 해결해야할까?

 

▲ 지난 17일 경남과기대 총동창회 측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총동창회 측이 법원에 제소한 가처분 ‘통합작업추진중지 가처분신청’이 기각됐지만,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통합 과정에 위법요소가 있다거나 대학 평의원회 구성에 교직원 비율이 높다는 주장에서다.

하지만 한 일방의 주장이 모든 것을 좌우해선 안 된다. 의사결정 과정에 교직원, 학생, 총동창회 각각 균등한 지분을 달라는 주장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들이 실질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다른 구성원들과 달리 교·직원들 대부분은 통합 대학에 남게 되지만, 통합이 되어도 기존 재학생들에게 큰 영향은 미치지 않는다. 또한 대학 본연의 기능은 교육과 연구 활동인데, 교수진에게 지원이 안 되면 그 피해는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올 것이다.

이 때문에 학내 의사결정 과정에 교수의 비율이 높은 것이라고 본다. 관련법 상 한 구성원의 비율을 50%로 제한하고 있고, 과기대는 전국 대학의 평균정도에 속한다. 총동창회 측에서 이러한 구조를 이해하는 한편, 양 대학 측에서는 절차적인 정당성을 확보해 통합에 대한 당위성을 높여야할 것이다.

 

▲ 경남과기대 전경.

-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학 통합은 위기상황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필연의 과정이라고 본다. 그 과정에 있어 소수의 구성원이 결정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전체 구성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통합 문제는 관심과 몰입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경남에는 이미 조선, 기계, 전자 등 탄탄한 산업기반을 갖추고 있다. 양 대학이 성공적으로 통합을 이루게 된다면 지역인재 양성을 통해 진주시가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핵심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은상 기자  ayo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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