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공청회서 학생·총동창회 투표가중치 문제점, 교수회 절차적 정당성 결여 지적.

“학내 구성원 중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은데, 통합의견조사에서 학생의 투표가중치는 왜 5%에 불가한가”라고 묻는 학생의 질문에 경남과기대 박현건 부총장은 “투표가중치 문제가 또 논의 되면 향후 통합 진행 절차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는 대학통합공동추진위 기획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 지난 24일 대학 통합 관련 공청회에서 유일한 반대 토론자로 참석한 총동창회 리현구 회장이 통합 논의 진행방식에 불만을 토로하며, 토론장을 떠나고 있다.

지난 24일 경남과기대와 경상대의 통합문제를 두고 경남과기대 본관 대강당에서 시민 공청회가 열렸지만, 이 자리에서 소통은 부재했다. 결국 과기대 학생들과 총동창회 회원들은 공청회가 마치기 전 대부분 퇴장했다.

경남과기대가 대학 구성원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대학 통합 진행 절차를 강행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들과 총동창회 회원들은 투표가중치 문제를, 교수회는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됐다는 점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투표가중치에 대한 총동창회 측의 반발이 심하다. 이들은 총동창회 회원의 투표가중치가 2%에 불과하다는 불만을 제기할 뿐 아니라 통합 절차가 법률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창원지법 진주지원에 ‘통합작업추진중지 가처분신청’을 내기도 했다.

앞서 실시된 대학 통합 의견조사에서 학생들은 5%, 총동창회 회원들은 2%의 투표가중치를 부여받았다. 이들은 학내 구성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소수의 교직원들이 88%의 투표가중치를 가진 만큼 자신들의 의사가 대학 통합 결정에 큰 영향을 못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투표 가중치는 교수(197명)65%, 직원(193명)23%, 학생(5182명)5%, 조교(30명)5%, 총동창회 2%로 정해졌다. 이 결정은 대학평의원회에서 이뤄졌다. 대학평의원회는 교수12명, 직원7명, 조교2명, 학생2명, 동창회원1명으로 구성돼 있다.

 

▲ 경남과기대 구성원들이 통합 의견조사 가중치 문제를 두고 동창회 측은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반면, 학생들 대부분은 이 문제에 무관심한 태도를 가지며, 축제장으로 향하는 등 대응방식이 사뭇 다르다.

오위성 (전자공학·4)학생은 “학생들이 통합 문제에 무관심한 이유는 학내 구성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신들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구조 때문”이라며 “통합문제는 우리대학의 존폐를 다루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대학 측에서 관련 내용을 상세히 설명할 의무가 있음에도 축제가 시작되는 날 공청회 일정을 잡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공청회 반대토론자로 참석한 총동창회 리현구 회장은 “투표가중치 문제를 두고 교직원, 학생, 총동창회 각각 균등한 비율로 배분해야한다”며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했다.

이날 통합논의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됐다는 교수회의 지적도 이어진다.

교수회 사무국장 권혁진(경제학과) 교수는 “대학 통합이라는 중대한 문제를 교무회의를 거치지 않고 기획처장, 부총장의 결재만으로 결정된 것은 절차상 문제점”이라며 “통합 의견조사에서 대학평의원회의 심의 과정을 거쳐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 참가자 대부분은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학 통합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투표가중치 문제, 유사중복학과 처리방안 등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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