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민주주의 달성하려면, 통합과정에 학생 의견 적극 반영돼야”

경상대 ‘대학 통합 학생총투표를 위한 학생총회 개최 추진 학생모임(이하 ‘총회추진모임’)’은 24일 “대학 통합 논의는 반드시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총학생회는 학생총투표 방안을 모색할 것 ▲학교는 학생총회 개최에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말고, 통합 관련 실질적 소통 방안을 마련할 것 ▲학교는 통합 과정에서 학생총투표 결과를 비중 있게 반영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24일 경상대 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 24일 경상대 도서관 뒤편 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학생들

총회추진모임 지난 22일 총학생회 측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학생 1536명의 연서를 전달했다며, 총학생회가 같은 날 학생총회를 소집하겠다는 성명서를 낸 것은 환영하나, ‘총회추진모임’의 연서 전달 과정이 성명서에 빠진 것은 아쉽다고 했다. 경상대학교 총학생회는 지난 21일 중앙운영위원회를 연 뒤 다음 날 통합과정에서 학생들에게 민주적 투표권을 부여할 것, 학교 통합 진행사항을 공개할 것, 향후 진행될 의사결정 과정에 학생 의견을 수렴할 것 등을 성명서로 학교에 요구한 바 있다.

총회추진모임은 이어 “그동안 학생을 바라보는 학교의 시각은 한결 같았다”며 “학생들은 학교일에 관심이 없거나, 판단력이 부족하다. 감정적이라는 편견 등이었다”고 했다. 아울러 “학생들은 학교 결정을 그저 믿고 따르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각자 판단하고 결정할 권리를 지닌 어엿한 학내 구성원”이라며 “학교는 학생을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부터 취하고, 학생총투표 진행과 실질적 소통방안, 학생총투표 결과를 통합과정에 비중있게 반영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박민주 씨(민속무용학과. 4학년)는 “총회추진모임은 학교통합에 학생들의 의사 반영이 안 돼 만들어진 단체”라며 “학생을 존중 않는 학교본부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학생의 권리, 학내 민주주의를 찾기 위해 학생 총투표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학교는 물론이고 총학생회도 학생들의 목소리를 성실히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총학생회에 만남을 요청했지만, 아직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을 의사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권지우 씨(농화학식품공학과. 18학번)는 “학내 구성원 10분의 1도 들어서지 못하는 곳에서 학교는 시험기간 통합관련 설명회를 열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학교는 학생들에게 (통합과정을) 수동적으로 전달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는 학생 총투표 요구에, 그러면 시민, 졸업생도 투표권을 바랄 것이라는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는데, 그래선 안 된다”며 “통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학생들이 얻고 투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상대 학생들은 지난 15일 경상대 컨벤션센터에서 릴레이 피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통합 찬반을 떠나 통합과정에서 학교 측이 학생들의 의견을 더 면밀히 들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들은 이후 총회추진모임을 결성해 학생총회 개최 및 학생 총투표를 위한 움직임을 이어나갔다. 약 5일간 경상대학 3개 캠퍼스에서 서명운동을 벌여 1536명의 연서를 받았고, 이를 지난 22일 총학생회에 전달했다. 총학생회는 같은 날 통합과정에서 학생들에게 민주적 투표권을 보장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편 경상대는 지난 16일부터 24일까지 3개 캠퍼스에서 통합관련 설명회(총4회)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통합추진 관련 의견 조사에서 학생비중을 높이기 위해 선거인단 제도를 차용, 학과별로 통합에 대한 찬반조사를 실시한 후 150여명의 학생 대표자가 통합의견 조사의 투표권자로 나서 표결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 방식이 채택되면 통합 의견조사에서 학생비율은 기존 3.9%(48명)에서 11%(150명)로 높아지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교원(763명), 직원(327명)의 비중이 학생보다 높다는 문제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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