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분리배출 기준 지키고, 생산과 소비 자체를 줄여야”

“하루 40만 톤이 넘는 생활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려면 개인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 자원순환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지구를 망치고, 우리 몸을 망친다”

17일 경남과기대 백주년기념관 아트홀에서 열린 ‘쓰레기는 다 어디로 갔을까’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재활용 폐기물 처리방식의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을 언급했다.

 

▲ 17일 '쓰레기는 다 어디로 갔을까'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그는 우리나라에서 1일 40만 톤(가정 6만톤, 사업장 34만 톤)의 생활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은 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려면 적확한 분리수거 방식과 폐기물을 재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에서 시작된 미세플라스틱이 곳곳에 퍼져 있어, 우리가 먹는 음식에도 이것이 스며들어 있다는 것. 그는 일주일간 미세플라스틱 2000개, 신용카드 한 장 수준의 플라스틱을 우리가 섭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체에 크게 위협적이지 않다는 바이오 플라스틱이나 자연에서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도 있지만, 이들 역시 완전히 분해되기는 힘들고 플라스틱 제품에 들어가는 첨가제가 생태계에 악영향을 준다며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미세먼지 플라스틱 섭취문제를 비롯한 지구환경 오염을 방지하려면 개인과 사회가 일회용품 생산과 소비를 줄이고, 한 번 사용한 유리병이나 플라스틱 용기 등을 재사용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사용 가능용품 교환하기, 일회용품 줄이기 운동과 다회용 컵 제공 및 세척 대여 사업, 포장지를 사용하지 않는 가게, 플라스틱 대체 상품을 모아 판매하는 캐나다 라이프 위드아웃 플라스틱과 같은 업체를 장려해야 한다고 했다.

 

▲ (사진 = pixabay)

그는 분리수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부 차원의 설명도 일리는 있으나, 분리수거는 재활용 쓰레기를 선별해 처리하는 업체의 상황에 맞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만 원활한 자원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재활용 폐기물을 한꺼번에 싣고 가 선별장에서 분류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중분류 방식으로 분리수거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폐지 ▲스티로폼 ▲비닐 ▲용기류를 각각의 봉지에 담아 분류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재활용 폐기물 선별장 노동자들이 오염된 쓰레기를 만지다보니 손가락 곰팡이병 등 질병에 걸리는 사례가 많다며, 분리수거 용품을 분류하기 전에 꼭 세척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노동자들의 건강을 염려해서다.

그는 적확한 우유팩 분리수거 방법, 패트병 분리수거 방법 등을 안내하고,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분리수거 대상이 아닌 쓰레기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우유팩을 폐지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유팩은 내부 코팅으로 폐지와는 별도로 분리수거해야 한다고 했다.

패트병은 몸통과 마개, 라벨을 따로 버리는 게 공식 지침이나 몸통을 발로 밟아 찌그러뜨리고 마개를 닫아 버리는 것도 좋다고 했다. 가능하다면 마개만 모아 분리수거 하는 게 좋다고도 덧붙였다. 마개가 패트병 압축과정에서 방해물이 된다는 이유이다.

그는 재활용불가품목을 배출하지 않는 게 재활용 폐기물 선별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울, 냄비두껑, 크리스탈 유리, 믹스기 유리, 일회용 라이터, 카세트테이프, 고무대야, 고무장갑, 매트나 돗자리 등은 재활용 폐기물이 아니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자치단체 차원의 노력을 당부했다. 그는 광주광역시가 우리나라 최초로 공공기관 일회용품 사용제한 조례를 제정했다며, 다른 자치단체들도 이같은 노력으로 재활용 폐기물 발생을 막고, 환경보호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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