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반대! 사회정의 반대! 공수처 결사 반대! 연동형 비례대표 절대 반대!

한 때는 막걸리로 살았다. 편의점에 천원만 내면 하루 2통씩 공급됐는데 “조금만 줄이시죠 교수님.” “교수님은 아이고오. 그것 비슷하기는 한데... 교수는 아임미더” “그러면 어디서 퇴직하셨는지요.” “말공장인 거는 비슷함미더.” “하여튼 선생님. 조금만 줄이셔요. 매상 안올려 주셔도 괜찮아요.” “낮에 한 통 밤에 한 통. 그 정도는 지불해야 경제가 최소한 돌아가지 않겠심미카.” “그래도 가끔은 건강도 생각하셔야죠. 담배도 줄이시구요.” “살 만큼 살다 가모 그걸로 족하지 하루 더 산들 좋은 세상 본다는 보장 엄따 아임미카.” “네에... 하여튼 조심하시구요” “...캄샤함미더”

돈 떨어진 요즘은 솔잎 하나씩 뜯으며 산다. 아 옛날이여. 편의점 막걸리 값은 요즘 조금 올라서 한 통에 천 3백원이다. 더 이상 살 돈이 없기도 하고 자식놈들 지청구가 지겨워서라도 깔끔하게 끊었다. 나는 무엇으로 살았는가.

▲ 박흥준

“일 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고 했다. 일일부작(一日不作) 일일불식(一日不食). 그런데 그들은 먹는다. 먹어도 많이 먹는다. 일하지 않는 놈들이 먹는다. 그것도 뻔뻔하게. 먹을 때만 땀 흘리는 이상한 양반들. 땀 흘려 먹느라 애쓰는 분들. 따라서 나머지는 빼앗긴다. 아니 보시(布施)한다. 보시하는 줄도 모른다.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아니 무차별보시(無差別布施).

생산하는 자, 민중은 등이 굽는다. 본능적으로 알지만 모르는 척 한다. 그저 그러려니 한다. 그래야 내일도 일어나 밭으로 갈 수 있다. ‘재 너머 사래 긴 밭’(남구만)이 기다리고 있다. 오뉴월 뙤약볕에 삐질삐질 땀이 흐른다. 하루해가 저문다. 우물물 두레박으로 길어 한 사발 들이켠다. 시원하게 허푸허푸 등목을 한다. 등에 두레박 물을 쏟아 붓는, 무어 그리 예쁘지도 않고 사철 발 벗은 아내(정지용)가 가엽기 짝이 없다. 흙 묻어 얼룩덜룩한 수건으로 대충 닦는다. 소박하고 간소하고 척박한 모래알 저녁상을 받는다. 달게 먹는다. 김치에 새우젓 서속(조)밥에 나물 한 가지. 그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노동으로 산다.

달변의 혓바닥 말고는 아무 것도 내세울 게 없는 또 다른 그들이다. 여의도가 본거지인 그들. 그들은 무얼 먹을까. 산해진미이다. 된장은 싫어 기름장. 가끔은 건강을 생각해서 보리밥. 전어구이 싫어 다금바리. 꼼장어 싫어 갯장어. 입맛 돋우려 신선로. 미꾸라지 싫어 법성포 굴비. 곰 발바닥 요리. 멧돼지 코털 볶음. 달변의 붉은 혓바닥에 온갖 음식을 얹으니 배둘레햄이 생기고 이번에는 그걸 빼려 싸우나에서 땀을 흘린다. 너무 힘들다. 그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낼름거리는 혓바닥으로 산다.

일하지 않는 자도 사람 범주에 속하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그들도 먹어야 한다. 목숨을 받아 생겨난 그들이다. 웬만큼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용서할 수 없는, 일 하지 않으면서 밥만 축내는 그들이 있어 아직은 세상이 암울하고 아직도 밝은 세상은 오지 않고 있다. 오랜 세월 지나 이제야 뿌우옇게 동이 트고 있을 뿐.

60년대에 ‘육조지’(정을병)라고 있었다.

형사는 때려 조지고,

검사는 불러 조지고,

판사는 미뤄 조지고,

간수는 세어 조지고,

죄수는 먹어 조지고,

집구석은 팔아 조진다.

지금은 21세기, 우리는 그럼 무엇으로 조지는가. 아무 것도 안 하는 방법으로 조진다. 세상을 조진다. 아니 민중을 조진다. 자고로 우리는 일 안 하고 먹는다. 당신들. 억울하면 우리처럼 출세하라. 새벽기도 나가서 두 손 모아 빌어주마. 우리의 이름은? 구케으언(狗吤譺鼴)이다. 우리는 무엇으로 조지는가. ‘반대로 일관하는 삶‘으로 촛불을 조진다.

최저임금 반대! 사회정의 반대! 공수처 결사 반대! 연동형 비례대표 절대 반대! 우리는 반대해서 조진다. 끝까지 반대하면 앙시엥레짐이 온다. 아름다웠던 그 옛날. 바로 그 옛날이 눈앞에 있다. 그동안 정말 힘들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자. 앞장은 우리 빡빡이(교안, 재철 대출, 언주 등등)들이 선다. 나머지 당신들은 그냥 따라오라. 고지가 바로 저기인데 예서 말 수는 없다.(친일파 이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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