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이 내린 진주 남강, 유등축제

김종신 객원기자l승인2019.10.07l수정2019.10.1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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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남강유등축제

가을이 익어갑니다. 가을이 뿌린 가을빛은 두 눈 가득 안고 가슴속 깊은 곳으로 들어와 물들입니다. 요즘 진주 남강에 가을이 내려왔습니다. 진주남강유등축제와 개천예술제, 드라마 페스티벌이 강낭콩보다 더 붉게 남강을 물들입니다. 10월 5일과 6일 저녁에 가을이 내려앉은 현장을 찾았습니다.

 

▲ 진주 남강유등축제 천수교 음악분수대에 있는 공룡 테마 등

먼저 5일 날은 진주공설운동장 주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진주성으로 향했습니다. 목적지가 가까워질수록 명절 고향을 찾는 이들처럼 주위는 사람이 물고기 떼처럼 움직입니다. 천수교 아래 공룡을 주제로 한 등들이 음악분수대의 화려한 물줄기 사이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 진주 남강유등축제 천수교 음악분수대에 있는 공룡 테마 등

아이들과 함께한 가족들이 더욱더 많이 눈에 띕니다. 부교를 건너려고 했지만 포기했습니다. 부교 앞 매표소에 늘어선 긴 줄에 놀라 진주성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 진주 남강유등축제장 부교 사이로 물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용등(龍燈)

먼발치에서 바라보이는 부교는 물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용의 등에 올라탄 모양새입니다.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 진주성 서장대에서 바라본 남강에 유등축제장

북문에 이르러 서장대 쪽으로 향합니다. 성벽을 따라 난 계단은 마치 무빙워크를 탄 듯 사람의 무리에 밀려 올라갑니다. 서장대에서 지나온 천수교와 남강을 봅니다. 하늘의 별들이 모두 내려와 알알이 박힌 듯합니다.

 

▲ 진주성 성벽과 촉석루

모두 남강 주위 성벽으로 몰립니다. 잔잔한 남강 위에 내려앉은 가을빛을 구경한다고 연신 스마트폰을 꺼내 기록하기 바쁩니다. 남강 쪽 성벽을 따라 걷습니다. 고운 빛의 등들이 길동무가 되어줍니다.

 

▲ 진주 남강유등축제장 행사장 안내도

하늘에 매달린 등들이 길 앞을 밝혀줍니다. 주황빛으로 물든 성벽 너머로 어둠 속을 비집고 고개를 내미는 등 빛과 눈을 마주합니다.

 

▲ 진주성 영남포정사 주위에 있는 전래놀이 등이 어릴 적 추억을 잠시 소환하게 한다.

진주성 내 영남포정사 주위, 목말 타기를 비롯한 다양한 전래놀이 등이 어릴 적 추억을 잠시 소환하게 합니다. 추억을 타라 걸음을 바삐 걸을 수 없습니다. 공북문 쪽은 사람들이 물고기 떼처럼 오갑니다.

 

▲ 진주 남강유등축제장 소망 등 터널은 마치 용트림하는 용처럼 강을 에워싸고 있다.

다시금 남강을 바라봅니다. 기다랗게 남강 둔치를 수놓은 소망 등 터널이 마치 용트림하는 용처럼 강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 남강유등축제 중 진주 촉석루에서 바라본 불꽃놀이.

장수 수(帥) 자의 커다란 깃발이 눈에 들어오고 뒤로 촉석루가 보입니다.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로 하늘에서 불꽃이 황홀하게 쏟아집니다. 모두 촉석루 위를 바라봅니다. 지금 현재의 화려한 시절을 만끽합니다. 불꽃놀이가 끝나고 다시금 사람들은 등 빛을 따라 걷습니다. 빔으로 쏜 나태주 시인의 ‘들꽃’ 시구가 일상 속에서 지친 마음을 다독여줍니다.

 

▲ 남강유등축제가 열리는 진주교

진주성 동문이 촉석문을 나오자 진주교가 위아래로 조명으로 화려하게 유혹을 합니다. 그 앞으로 흥겨운 노래가 흘러나오고 젊은이들의 춤사위가 경쾌하게 덩달아 움직입니다.

 

▲ 남강유등축제가 열리는 진주교 위로 작은 앵두 모양의 조명등이 터널을 이룬 ‘하늘길’.

진주교 위로 작은 앵두 모양의 조명등이 터널을 이룬 ‘하늘길’을 걷습니다. 다리 위를 건너 동안 세상의 시름은 모두 사라지고 몸과 마음은 방금 목욕을 하고 나온 듯 개운합니다.

 

▲ 남강유등축제가 열리는 진주교에서 바라본 진주성과 남강

다음 날 저녁에는 진주교 남단 쪽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진주성 맞은편 쪽으로 걸었습니다.

 

▲ 남강유등축제장에 있는 소망 등 터널.

소망등 터널을 걸었습니다. 모두의 바람이 등 하나하나에 매달려 붉은빛을 쏟아냅니다. 용광로처럼 붉은빛 속으로 걸어가는 기분입니다. 묵은 찌꺼기를 모두 태워버릴 듯 열정 넘치는 소망 등 터널을 나와 강 쪽으로 다가갑니다.

 

▲ 진주 남강유등축제장에 있는 소망 등 터널은 묵은 찌꺼기를 모두 태워버릴 듯 열정 넘치게 한다.

어제 진주성에서 바라본 등들이 어서 오라며 반기듯 여러 빛으로 반깁니다. 걸음을 쉽사리 옮기지 못합니다. 등 하나하나에 새어 나온 고운 빛에 멀미가 날 지경입니다.

 

▲ 진주 남강유등축제장 부교

유등이 화려한 꽃처럼 다가옵니다. 가을바람 한점이 살포시 뺨을 어루만지고 지납니다, 시원합니다. 다시금 유등 불빛 멀미를 멈추고 가볍게 걷습니다. 저만치에서 사람들의 소원을 띄운 작은 등이 남강에 흔들흔들 춤을 춥니다.

 

▲ 진주 남강유등축제가 열리는 촉석루와 남강

진주 유등 빵이며 운석 빵을 먹으려고 줄 선 사람들 사이를 지나자 어제 아쉽게도 건너지 못한 부교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오가는 이들은 용의 등에 올라탄 신선인 양 구름 위를 거닐 듯 한껏 설레는 얼굴들입니다.

 

▲ 진주 남강유등축제장 ‘사랑의 프러포즈’ 이벤트 행사장

강에 물든 가을 낭만 사이로 로맨틱 연애조작단이라는 이벤트가 걸음을 붙잡습니다. 촉석루를 배경으로 ‘사랑의 프러포즈’가 펼쳐집니다. 사랑의 다짐이 솟아올라 주위를 밝힙니다.

 

▲ 진주 남강유등축제가 열리는 남강에 띄워진 봉황등

촉석루 앞 하늘 향해 솟구치려고 날갯짓하는 봉황이 보입니다. 잔잔한 물에 비친 봉황 등의 모습에 소원 하나 살짝 얹습니다.

 

▲ 진주 남강유등축제장에서 유등을 만들어 강에 띄운 관람객들의 소망등

남강을 수 놓은 등빛에 넋을 잃는 사이 코를 간질간질하게 하는 냄새가 밀려옵니다. 먹자골목처럼 각종 음식을 판매하는 부스 앞으로 사람들이 줄 서 있습니다. 그저 그 들 사이를 지나는 대도 입안에 행복한 침으로 가득합니다.

 

▲ 진주 남강유등축제장 내 음식 판매 부스들

커피 한잔, 생맥주 한잔 간절한 마음은 수상 카페로 걸음을 옮기게 합니다. 생맥주 한잔으로 잠시 익어가는 가을의 낭만을 모두 담습니다.

 

▲ 진주 망경동 분수광장 주위 나무에 매달린 등

남강 둔치 위 대숲이 있는 망경동 분수광장 쪽으로 향했습니다. 하늘에 매달린 등들이 무릉도원을 만듭니다. 대한민국 등(燈) 공모전 수상작들이 걸음을 세웁니다. 대상을 받은 김용덕의 진주성을 비롯한 등들이 걸음을 찬찬히 옮기게 합니다.

 

▲ 대한민국 등(燈)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진주성’(사진 맨 오른쪽)

진주성과 촉석루, 남강이 잘 보이는 전망 좋은 곳은 사람들이 기념사진 찍기 바쁩니다. 사진 셔터 소리가 불꽃 소리처럼 울립니다. 두 눈 가득 아름다운 모습을 담습니다.

 

▲ 진주 남강유등축제가 열리는 동안 진주성 맞은편 대숲에는 ‘세계의 귀신’등이 걸음을 붙잡는다.

대숲에는 ‘세계의 귀신’ 주제 등들이 눈길을 끕니다. 대나무 사이로 번져오는 남강의 유등 빛이 형형색색으로 다가옵니다. 상쾌한 가을바람이 가슴 속으로 시원하게 파고듭니다.

 

▲ 진주 남강유등축제장은 가을과 거리를 좁히는 여정이다.

진주남강유등축제장을 거니는 동안 가을과 거리는 저절로 좁혀집니다. 농익어가는 가을이 남강에 나풀거립니다.


김종신 객원기자  haechanso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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