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유기동물 보호소, 비인도적 동물 안락사 처분 방식 '논란'

다른 동물들 앞에서 안락사 실시, 전염병에 속수무책... 대책마련 ‘시급’ 이은상 기자l승인2019.09.06l수정2019.09.1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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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유기동물 보호소의 운영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보호소에서 격리된 공간 확보 없이 안락사를 진행해 동물의 인도적 처리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또한 보호소에서 매년 3~5회 전염병이 발생하고 있지만, 감염된 동물 대부분은 치료 없이 안락사를 시킨다는 점이다. 보호소 시설개선과 함께 의료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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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시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매년 3~5회 전염병이 발생하고 있지만, 감염된 동물 대부분은 치료 없이 안락사를 시키고 있다. (사진=파보 바이러스에 감염돼 동물병원으로 이송된 유기견)

특히 지난달 26일, 보호소에서 실시한 동물 안락사 처분 방식에 논란이 일었다. 격리된 공간 확보 없이 노출이 우려되는 장소에서 안락사를 실시한 터라 동물을 인도적으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노상 등 공개된 장소에서 죽이거나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현장 목격자 A씨는 “안락사 실시 당시, 주변 사람뿐 아니라 동물도 현장을 볼 수 있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진주시 관계자는 “노출이 우려되는 장소에서 안락사를 실시한 행위는 시인하지만, 최대한 몸으로 가리려 노력했다”며 “보호소 여건 상 격리공간을 만들기 힘든 만큼 앞으로 가림막 설치 등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 보호소에서 격리된 공간 확보 없이 안락사를 진행해 동물의 인도적 처리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빨강색 원(안락사를 실시하는 장소), 파랑색 원(안락사가 실시되는 장소가 주변 동물들에게 노출되어 있다)]

보호소에서 발생하는 전염병도 문제다. 인도적 처리대상으로 분류된 유기동물 가운데, 전염병으로 안락사 된 동물의 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예산과 인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을 분리·수용할 수 있는 공간 확보도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7월23일에는 인도적 처리대상 19마리 가운데, 수마리가 사상충으로, 8월30일에는 4마리가 파보 바이러스로 안락사 됐다. 보호소에서 전염병이 걸리게 되면 치료 없이 사실상 안락사 처리되는 셈이다.

지난 3일 자원봉사자 B씨가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 결과 진주시는 추가로 전염병에 걸린 유기견 3마리를 지난 5일, 동물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뒤늦게 대처했다. B씨는 “보호소 위생관리가 철저하지 못해 질병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호소 시설개선 또는 이전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 생후 3개월 미만의 유기견이 파보.코로나 바이러스에 동시에 걸렸다. 파보바이러스는 평균 7일의 잠복기를 가지고, 분변 속의 바이러스에 노출돼 급성 출혈성 장염을 유발한다.

전염병에 걸린 동물 3마리는 생후 3개월 미만으로 면역력이 약해 바이러스가 침투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걸린 전염병은 파보 바이러스다. 이 질병은 평균 7일의 잠복기를 가지고, 분변 속의 바이러스에 노출돼 급성 출혈성 장염을 유발한다. 조기 진단과 집중적 치료가 생존율을 높이기 때문에 보호소 시설과 의료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담당 수의사 C씨는 “파보 바이러스는 보통 면역력이 약한 어린 개체에서 발생하며, 치료 시 생존율이 60~70에 이르는 질병”이라며 “일 주일 정도 잠복기간이 있어 바이러스 침투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기는 힘들지만, 향후 보호소에 격리된 공간을 마련하는 등 적절한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진주시 유기동물 보호소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40마리가 적정기준인 보호소에는 현재 130여 마리가 수용되어 있다. 이 때문에 수용된 유기견 가운데, 3분의 1은 외부환경에 노출되어 있고, 전염병이 발생해도 격리할 공간이 부족해 속수무책이다.

▲ 파보 바이러스가 걸려 동물병원으로 이송된 유기견. 파보 바이러스는 면역력이 약한 어린 개체에서 발생하며, 치료 시 생존율이 60~70에 이르는 질병이다.

보호소 시설개선과 함께 의료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기동물의 보호소 입소 당시부터 질병검사와 예방접종을 실시해 질병의 확산을 막고, 분리된 공간에서 동물을 수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진주시가 시설물 개선 등의 명목으로 관련 예산 2500만 원을 확보했지만, 예산집행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호소가 있는 집현면 일대 주민들은 플래카드를 내걸고 보호소 시설개선에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진주시 농축산과 유복덕 방역팀장은 “보호소 개선을 위해 진주시도 노력을 하고 있지만, 지역주민의 반대 등으로 예산집행이 쉽지 않다”며 “이와 관련해 악성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 규정대로 40마리만 남기고 보호소를 운영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은상 기자  ayo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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