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민간인 사찰 피해 주장.. 최승제 씨 "국정원장 고소할 것"

국정원 정보원 ㄱ씨, 시민단체 대표 진주 있어 여러 차례 방문했다. 김순종 기자l승인2019.08.30l수정2019.09.0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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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한때 학생운동을 했던 ㄱ씨를 고용해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ㄱ씨가 사찰했던 단체가 통일경제포럼이고, 이 단체의 공동대표 겸 운영위원장이 진주에 거주하고 있는 최승제 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ㄱ씨는 최승제 씨가 대표로 있는 또 다른 단체의 활동에 참여하며 진주에도 여러 차례 내려온 것으로 확인돼 진주지역에도 민간인 사찰 피해자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 씨는 현재 경상대학교 행정학과 강사로 지역에서 지역소멸 문제 극복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재생연구소 소장이며, 진주에서 다양한 시민단체에 참여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국가정보원 로고(좌)와 통일경제포럼 활동 사진(우)

ㄱ씨는 2014년 9월부터 국정원 정보원으로 활동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2006년 어머니의 부탁으로 학생운동을 그만두고 입대했다. 전역 후 학원을 운영했지만 사업에 실패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2014년 낯선 전화번호로 ‘사업 논의를 하고 싶다’는 전화를 받은 뒤 국정원 직원을 만났다고 했다. 국정원은 학생운동 조직 출신 인사의 동향을 파악하는 일을 그에게 맡겼고, 기본급(200만원)과 성과급을 받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최승제 씨는 2015년 한 결혼식장에서 서울대 후배이던 ㄱ씨를 만났고, 2016년 1월 준비위원회를 거쳐 그해 9월부터 통일경제포럼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통일경제포럼은 청년실업문제의 탈출구를 개성공단 등 대북사업과 통일경제에서 찾고자 연구하는 단체이다. ㄱ씨도 최 씨의 권유로 이 단체에 참여하게 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민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시민단체 간부가 되자 국정원이 성과급을 지급했다는 ㄱ씨의 증언은 이 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 씨는 얼마 전 ㄱ씨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했다. 국정원이 최 씨의 휴대폰 감청 영장을 제출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국정원에서 학생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의 조직도를 봤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다고 했다. 또한 2016년 국정원이 ㄱ씨에게 방을 얻어주고 이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함께 사는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사찰했다는 당사자가 자신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2016년 서울을 오가며 이곳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최 씨는 특히 ㄱ씨가 통일경제포럼을 포함해 자신이 만든 다른 단체 모임에도 참여를 해왔기 때문에 ㄱ씨의 녹음파일에 많은 사람의 음성이 담겼을 것으로 유추된다고 했다. 그간 모임에 참여한 사람이 100여명에 달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국정원이 이번 논란에 민간인 사찰이 아닌 대공수사였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는데, 대공수사 자체가 민간인 사찰을 위한 핑계가 아니냐며 단체회원들과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최 씨는 진주지역 시민들의 피해도 우려하고 있다. 통일경제포럼 외에 자신이 대표로 있는 단체 회의를 그간 진주에서 열어왔고, ㄱ씨가 진주에 여러 차례 내려온 바 있어 당시에도 녹음 등이 이루어졌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민간인 사찰 DNA를 없애겠다며 국정원이 개혁을 약속한 적도 있는데,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러한 일이 계속 벌어진 것은 묵과할 수 없다”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처벌, 정부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씨는 “통일경제포럼은 학생운동을 했지만, 이제 직장인이 된 사람들이 의미 있는 활동을 하기 위해 만든 단체로, 후원회원이 다수고 실제 활동은 청년들이 했다. 서울시에서 3년간 지원금을 받은 단체에 문제가 있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운동 전력이 있는 친구들 가운데 군대에서 기무사 등으로부터 회유 받았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정보기관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정원은 이번 논란에 정보원을 통한 감시는 대공수사부서의 합법적인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내사라고 <경향신문>에 밝혔다. 국정원은 “제보자 ㄱ씨가 자신이 ‘북한 주체사상 추종 단체 조직원’이라며 해당 단체를 신고했다”며 “최초 내사 이후 국보법 위반 정황이 포착돼 ㄱ씨에게 협조를 요청했고 ㄱ씨가 협력의사를 표명해 다시 내사가 진행됐다. 사찰했다고 주장한 대상자 대부분은 ㄱ씨가 직접 제보했고 관련 진술서도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정원 내부적으로 ㄱ씨가 주장한 내사 과정의 각종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며 “ “문제가 확인될 경우 상응한 책임을 물어 원칙대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 각 분야를 대상으로 한 정보담당관 제도를 완전히 폐지하고 민간인 사찰과 정치개입 오해 소지를 없애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시대 변화에 부응하지 못한 잘못된 수사 관행이 확인된다면 엄격한 인권보호 기준에 맞춰 업무 체계 전반을 재정비하겠다”고 했다.


김순종 기자  how2how2liv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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