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정부에 ‘사과와 배상, 올바른 역사교육’, 우리 정부에 ‘위안부 합의 폐기’ 촉구

▲ 진주교육청 옆 부지에 건립된 평화의 소녀상, 시민들이 평화기림일을 맞아 꽃을 장식해뒀다.

7번째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은 14일 ‘일본군강제성노예피해자진주평화기림사업회(이하 평화기림사업회)는 진주교육지원청에 건립된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작은 문화제를 열고, 일본정부에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배상을 하라고 촉구했다.

세계 위안부 기림일은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성노예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증언한 날에 맞춰 지정됐다. 2012년 대만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 연대 회의’에서 이날을 기려 세계 위안부 기림일로 정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기림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바 있다.

 

▲ 진주평화기림사업회가 연 '작은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

평화기림사업회는 이날 일본정부에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공식사죄할 것 ▲한일협정을 핑계로 망언을 일삼지 말고, 피해자에게 배상할 것 ▲역사왜곡을 중단하고 일본군성노예문제를 올바로 교육할 것을 요구했다. 우리 정부에는 ▲당사자 동의 없는 2015년 한일합의를 폐기할 것 ▲위로금이라는 명목으로 일본에게 받은 10억 엔을 돌려줄 것을 촉구했다.

 

▲ 발언하고 있는 서도성 진주평화기림사업회 공동대표

이날 ‘여는 말’에 나선 서도성 평화기림사업회 공동대표는 “위안부가 아닌 매춘부, 강제징용이 아닌 돈 벌러 간 것이라는 말들이 일본이 아닌 국내에서도 나온다”며 “이같은 말들이 나오는 것은 친일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친일부역세력이 우리나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곳곳에 자리를 잡은 이유”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같은 상황이 답답하고 가슴이 찢어진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대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 할머니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고 있는 이희란 씨

이희란 씨는 할머니들에게 보내는 편지낭독으로 “누군가 소녀상에 침을 뱉기도 하고, 위안부는 자발적인 성매매 업자였다는 주장도 한다”며 참담한 현 상황을 설명하고  “부디 할머니들께서 용서하시라. 할머니들의 용기를 잊지 않겠다.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 헌정공연을 펼치고 있는 김태린 진주민예총 지부장
▲ 헌정공연을 펼치고 있는 '맥박'
▲ 김중희 선생님의 시를 낭독하고 있는 심지영 씨

김태린 진주민예총 지부장은 ‘다시 독립을 노래하다’라는 이름의 춤 공연을, 맥박은 노래 공연을 펼쳤다. 김중희 선생님이 쓴 시 ‘언니야, 새가 되어 훨훨 날아보자’도 심지영 씨에 의해 낭독됐다. 이 시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심달연 할머니를 주제로 한 책 ‘꽃할머니’를 보고 김 선생이 지은 것이다.

 

▲ 성명서를 읽고 있는 강문순 진주평화기림사업회 공동대표

평화기림사업회는 이날 성명서로 일본 정부와 우리 정부에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들은 일본정부의 사죄와 배상, 역사왜곡 중단을 요구하고 우리 정부에는 2015년 일본 정부와 맺은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를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지난 2일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한 점을 꼬집고, “이는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청구 판결에 불복한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이자 우리나라를 자신들의 경제적 하청국가로 길들이겠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 주장했다.

아울러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청구 판결 후 일본에서 쏟아진 각종 망언들, 경제 보복을 보며 전쟁은 끝났지만 전범들은 처벌받지 않은 점, 가해국인 일본정부가 일제시대 각종 만행을 부인하며 망언과 폭언을 일삼고 있는 점이 비극적으로 다가온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가해자인 일본이 아닌 피해자인 92세 강제징용피해자가 ‘나 때문에 이런 일(무역보복 조치)이 벌어진 것 같아 미안하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이같은 부정의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일본 아베 정권과 우리 정부는 참회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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