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학교 측 “인위적 구조조정 없었고, 노조원 채용 탈락돼 불만 많은 듯”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경상대 분회(이하 경상대 분회)와 경상대학교 본부 측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경상대 분회는 경상대학교가 2019학년도 2학기 강사 채용 결과를 발표한 뒤 몇몇 학과에서 강사 수, 강의 수를 줄이는 인위적 구조조정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조원 97명 가운데 25명이 이번 채용에서 탈락해 학교 측이 노조를 탄압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들은 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하고, 다음 주 문제제기에 나설 계획이다.

경상대학교 측은 노조의 이같은 주장을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었고, 신규 전임교원(정규직 교수) 채용이 늘고, 학령인구가 감소하다보니 강사 수가 비교적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다른 국립대학에서도 학령인구감소 등으로 10% 정도 강사 수가 줄었고, 경상대도 그 정도 수준으로 강사수가 줄었다며 노조원들이 이번 채용에서 탈락하다보니 불만이 커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 경상대학교 경영대학 1층에 지난 2일 붙은 대자보

경상대 분회는 2학기 강사 채용 과정에서 경영학과와 회계학과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고, 노조원이 강사 채용에서 많이 탈락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경영학과는 강사가 10명에서 3명으로, 회계학과는 6명에서 3명으로 줄었고 여러 반으로 운영되던 강의가 한 반으로 합반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노조원 97명 가운데 25명이 강사 채용에 탈락해 학교 측이 노조 탄압을 시도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경상대 분회는 이같은 대학 측의 결정으로 학생들의 학습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경영학과, 회계학과는 2차 공채를 진행해 작년 수준의 강사수를 유지하고 ▲합반된 강좌를 분반해 학생들의 수강신청 어려움을 덜며 ▲ 현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과목의 강좌를 개설해 학생들의 학습 선택권을 충족하라고 주장했다. 특히 “강사 수와 강의 수는 학생들의 학습권과 직결되고, 전임교원(정규직 교수)만으로 다양한 강좌를 개설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8일 경상대학교 국제어학원 건물 옆에 설치돼 있는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경상대 분회의 천막

경상대학교 측은 강하게 반박했다. 교무처 관계자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었고, 학령인구 감소와 신규 교원(정규직 교수) 채용이 많아지면서 강사수가 줄어든 거다. 다른 국립대학도 대부분 강사수가 1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혁신지원사업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강사 수를 최대한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며 “노조 간부들이 채용에서 탈락해 불만이 가중된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강사 수가 10명에서 3명으로 줄어든 경영학과 측은 “사전에 학과에서 몇 명의 강사를 뽑는지 공고했다. 다른 과는 강사 1명에게 1강좌를 주기도 하지만, 그보다 2강좌, 3강좌를 주는 게 좋다. 강사를 뽑아 2강좌 이상을 주기로 교수들이 결정했고, 2명의 신임교원을 새로 뽑다보니 강사 수가 이전보다 많이 필요하지 않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경상대학교 분회는 올해 6월13일부터 7월3일까지 기존 강사 채용보장 등을 촉구하며 1학기 성적입력 거부를 선언하고 철야농성을 진행한 바 있다. 이들은 7월3일 학교 측과 강사채용 규정에 어느 정도 합의했고, 1학기 성적확정일인 7월5일까지 성적입력을 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입을 피해가 우려된다며 농성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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