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쳐도 본인 책임, 문 닫힌 집 많아 여러 번 걸음, 수도계량기 위치 따라 위험”

진주시 수도검침원들의 정규직 전환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지난달 8일 진주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소속 의원 4명은 수도검침원들과 함께 검침업무에 나섰다. 이들은 수도검침업무를 체험한 후, 쉬운 일이 아니라며 이들의 정규직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단디뉴스>는 지난달 8일 이들 의원들이 수도검침원 업무를 체험하며 찍은 영상을 공개한다. 영상은 의원들이 직접 찍었고, 이후 전문가에게 의뢰해 만든 것이다. 이날 수도검침업무에 나선 의원은 류재수(민중당), 서정인(민주당), 서은애(민주당), 백승흥(자유한국당) 의원이다.

앞선 단디뉴스의 보도처럼 수도검침원들의 업무는 쉽지 않았다. 수풀을 헤치고 나가거나 숲 속 깊숙한 곳에 들어가 계량기를 검침해야 했고, 집 지키는 개에게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 문이 닫혀있는 집에는 여러 차례 방문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검침원 31명 가운데 개에 물리는 등 부상당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만큼 업무는 힘겹다.

지난달 16일에는 수도검침원 A씨가 개에게 쫓기다 쓰러져 큰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요추 2번(척추골절)이 부러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어떠한 도움 없이 치료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수도검침원은 비정규직(민간위탁)인 터라 산재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해직위기에 놓여 있기도 하다. 수도검침원 계약서에는 1개월 이상 업무를 하지 못할 때 해고할 수 있다는 문구가 들어있다. 진주시는 수도검침원 A씨의 의견을 물어 선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입장이지만, 애초 이들이 정규직화됐다면 이러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의원들은 수도검침업무를 체험한 뒤, 업무 강도가 생각보다 높았다거나 수도검침원 정규직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류재수 의원(민중당)은 “간단치 않은 업무였다. 문 닫힌 집이 대다수로 여러 번 걸음해야 했고, 허리를 숙이고 펴길 반복하니 몸이 아팠다. 계량기 위에 물건이 쌓이면 치워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다치면 산재가 안 되다 보니 치료비도 본인이 모두 책임져야 하는데 이걸 해결하려면 정규직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서정인 의원(민주당)은 “정말 힘들더라. 수풀을 헤치고 들어가야 하고, 사람 없는 집은 재방문해야 한다. 각종 민원도 있었다”며 “특히 이날 같이 갔던 분이 개에게 물렸는데 그런 일이 많다더라. 꼭 정규직화해야 한다. 민간위탁으로 고용하고 있다니 너무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백승흥 의원(자유한국당)은 “생각보다 몇 배는 업무가 힘들다는 걸 느꼈다. 고된 업무다. 정규직화 부분은 법령에 따라 추진돼야 한다고 본다. 시장님이 잘 판단해주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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