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교육 시장 공교육의 1.6배, 소득 따른 학력차 커 각종 부작용

학생은 자정까지 공부로 병들고, 학부모는 사교육비로 허리 휜다. 김순종 기자l승인2019.07.30l수정2019.08.02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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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에서 운영되는 학원들의 학생 정원수가 경남지역 초·중·고등학생 합계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디뉴스>는 경남 18개 시·군 교육지원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시·군별 학원수와 학원 정원 수, 초·중·고등학교 학생 수를 집계했다. 그 결과 경남에는 6279개의 학원이 있고, 이들 학원의 학생 정원수는 50만5846명에 달했다. 경남지역 초·중·고등학교 학생 수 32만1128명보다 1.6배 많은 숫자이다.

사교육 시장이 비대해진 상황에서 학생들은 적잖은 학업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또한 부모의 소득격차에 따른 사교육비 지출 차가 크고, 이에 따른 학력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생애 첫 임금에서도 부모의 소득수준에 따른 차이가 나타나고 있어 사교육을 대체할 공교육 시스템 마련으로 교육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진주시 충무공동의 한 초등학교 앞, 하교시간이 되자 학원차가 줄지어 서 있다.

학생들은 사교육 활성화로 적잖은 학업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고등학생의 경우 오후 10시까지 자율학습을 하고도, 학원을 다니다보니 자정까지 공부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은 하루 7시간 50분을 공부하는 등 OECD 가입국 청소년보다 일주일에 평균 15시간 더 공부하고 있다. 2018년 기준 고등학생들은 1주일에 평균 5.3시간의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사교육 참여율은 58.5%에 달한다.

부모 소득수준에 따른 사교육비 지출 차가 크다보니 이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도 발생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 가운데 32.1%가 사교육을 시키고 있고, 월 사교육비 지출은 평균 6만6000원이었다. 반면 월 소득 700만 원 이상 가구는 82.8%가 사교육을 시키고 있고, 한 달 사교육비 지출 평균은 42만원에 달했다. 사교육비 지출 금액 차가 6.4배에 달하는 셈이다.

사교육비 지출 차가 큰 탓인지 부모 소득수준에 따른 학력 차도 커지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14년 월소득 700만원 이상의 고소득 가정 자녀 가운데 서울 4년제 대학에 진학한 비율은 24%에 달했고, 월소득 300만원 이하의 저소득 가정 자녀 가운데 서울 4년제 대학에 진학한 비율은 8.8%에 불과했다. 약 3배 차이이다.

서울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고소득 가정 자녀는 첫 임금을 평균 242만원 받고, 저소득 가정 자녀는 평균 188만 원 받는 등 소득 격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에 가서도 부모의 소득에 따라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 차가 발생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 경남 18개 시군의 학원 수와 학원 학생 정원 수, 학교 학생 수

이에 공교육 강화로 사교육 시장 비대화에 따른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에서 돌봄교실이나 방과후교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학교는 정규교육을 하는 데고, 늦은 시간까지 아이들을 가르치기는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이 도내 8개 기초자치단체와 매칭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행복교육지구 사업이 사교육을 대신할 대안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 마을학교조차 제대로 운영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승제 ‘교육공동체 결’ 운영위원은 “진주에 20여 개의 마을학교가 있지만 예산이 부족해 놀이, 체험 프로그램만을 운영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연 6억 원의 예산으로 마을학교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는 힘들다.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행복교육지구는 입시위주 교육을 떠난 혁신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 사교육을 대체하기 힘들다. 사교육 문제를 풀려면 입시제도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학부모들은 사교육 시장이 활성화돼 그나마 다행이라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초등학교, 중학교 저학년의 아이를 둔 부모들은 퇴근시간 전까지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는데 학원이 이를 담당해주고 있어 안심이 된다고 했다.

시민 A씨는 “맞벌이 하는 부부들은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하교 후 2~3곳의 학원을 다니게 한다. 학원비가 부담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시민 B씨는 “요즘은 태권도 학원에서 태권도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을 돌봐주고, 점심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특히 방학 때 아이 점심식사가 문제가 되는데 부모들이 일하려면 어쩔 수 없이 학원에 보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2018년 기준 전국 초·중·고 학생 사교육비는 19조 5000억 원에 달한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9만1천원이었으며, 사교육 참여율은 초등학생 82.5%, 중학생 69.6%, 고등학생 58.5%로 나타났다. 가구당 한 달에 적게는 30여만 원, 많게는 100여만 원에 달하는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김순종 기자  how2how2liv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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