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2부] 진주서 한 해 버려지는 동물 400여 마리, 비바람 가릴 시설이라도 '절실'

'혐오시설' 이란 편견과 민원 때문에 예산 확보하고도 시설확충 못해 이은상 기자l승인2019.07.29l수정2019.08.05 11:22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자그마치 126마리입니다. 유기동물보호소의 수용적정 기준은 40마리인데, 지금 3배를 뛰어 넘어섰습니다. 더 이상 수용할 공간도 없습니다. 시설이 개선되면 외부에 노출된 동물들을 내부로 옮길 수 있게 됩니다. 그 혜택은 결국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유기동물 업무를 맡고 있는 진주시 관계자는 보호소 시설개선이 시급하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관련기사] : [동물복지-1부] “진주에는 왜 동물화장장이 없나요?”

 

▲ 진주시 유기동물보호소

거리에는 유기동물이 넘쳐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방도가 없다. 진주시가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유기동물보호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예산부족과 인력난 등으로 고충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동물을 수용할 공간이 부족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안락사를 실시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진주시가 보호소 시설 개선을 위해 예산을 확보했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집행이 보류됐다. 이처럼 유기동물은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며, 복지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정부에서 유기동물 보호를 위해 반려동물 등록제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력부족으로 미등록자를 단속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진주시에는 이 업무를 맡은 담당자가 단 한명 뿐이다. 등록을 하지 않아도 사실상 처벌이 힘든 셈. 또한 동물등록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공감이 부족한 편이다. 동물 체내에 삽입하는 내장형 칩은 거부감이 크고, 외장형 인식표는 떼어내면 그만이므로 동물유기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단디뉴스>는 진주에서 발생하는 유기동물 문제의 현주소를 진단하기 위해 지난 12일과 23일 진주시 관계자를 만나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유기동물 보호소 외부

- 유기동물 문제가 전국적으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들었다. 진주시는 어떠한가?

진주도 마찬가지다. 유기동물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유기동물 문제를 다루기 위해 집현면에 유기동물보호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유기동물의 수가 2017년에는 197마리, 2018년에는 437마리였는데, 올해는 벌써 211마리(6월24일 기준)다. 많이 키우는 만큼 많이 버려지는 셈이다.

유기동물보호소는 40마리가 적정기준이지만, 현재 126마리가 수용돼 있다. 수용공간의 부족으로 그 중 3분의 1은 외부환경에 노출돼 있는 상황. 이에 오래 수용된 유기동물은 안락사를 실시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동물복지까지는 못하더라도.. 생명체에 대한 최소한의 인도적인 대우를 하기 위해서는 시설물 개선이 시급하다.

보호소 시설개선을 위해 예산 2000만 원을 확보했지만 집행을 못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시설개선에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보호소 앞 도로에는 증축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하지만 이번 사업은 보호소 증축이 아닌 시설을 개선하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야외에 묶여있는 동물들을 내부로 옮길 수 있게 된다. 이들에게는 비바람을 피하고, 냉·난방이 가능한 실내시설이 필요하다. 시설이 개선된다면 결국 지역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될 것이다. 시설개선 결과 소음과 분진 등으로 발생하는 민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유기동물 보호소 시설개선 문제를 두고 지역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 보호소에서 동물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고, 유기동물의 구조 및 포획은 어떻게 실시하고 있나?

담당자 2명에서 보호소 업무를 모두 맡고 있다. 보호소 업무는 유기동물 관리 업무 뿐 아니라 구조 및 포획업무 모두를 포함한다. 보호소에서는 동물 사료주기, 배변 정리, 의료지원 업무 등을 처리한다. 직원 2명에서 매일 업무를 맡고 있다. 주말에는 번갈아 쉬면서 보호소를 지켜야 한다.

유기동물의 구조 및 포획업무도 만만치 않다. 최근에는 읍·면 지역에 들개가 번식해 농작물에 피해를 미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상 이들을 포획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신고를 받아 현장에 나가면 이미 도망친 상태고, 설령 현장에 있더라도 포획망으로 쉽게 잡히지도 않기 때문이다.

야생동물 보호법에 따르면 멧돼지 등은 포획과 함께 보상도 가능하지만, 이들은 보상규정도 없고, 포획하는 것도 불가하다. 또한 이들이 무리지어 다니면서 노약자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도 문제다. 인명피해가 유발될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119를 동원해 마취총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총을 맞아도 30분 이상 도망 다녀 포획하기가 쉽지 않다.

 

▲ 유기동물 보호소 내부시설

- 유기견 분양률은 얼마나 되나? 그리고 안락사는 어떻게 실시하고 있나?

진주시는 유기견의 입양률이 19.1%로 매우 높은 편이다. 경남에서는 창원 진해구에 이어서 두 번째. 봉사단체 등이 입양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모두 입양이 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 유기동물이 늘어나면 어쩔 수 없이 안락사를 실시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동물을 수용하기 위해서다. 관련법령에 따라 대상을 선정하고, 인도적인 방법으로 안락사를 실시하고 있다.

안락사 대상은 우선순위가 있다. 사나워서 다른 동물에게 피해를 주는 개. 전염병이 있어 다른 동물에게 피해를 주거나 치료자체가 힘든 개가 먼저 고려된다. 오래 수용된 개는 6개월도 있었다. 안락사는 6개월 단위로 우선순위가 높은 개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10일 간 공고를 해도 입양이 안 되면 120마리를 기준으로 그 이상인 개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 지난해에는 100여 마리가 수용소를 떠나게 됐다.

 

▲ 진주시 유기동물 분양률 (사진=포인핸드)

- 유기견도 문제지만, 유기묘 문제가 더 심각한 걸로 알고 있다. 어떠한가?

유기묘, 일명 ‘길고양이’ 문제는 정말 해결하기 힘들다. 현행법에 따르면 3개월 령 이상의 ‘개’만 등록 대상으로 되어있다. 또한 관련법에 고양이는 구조 및 보호조치 대상에도 제외되어 있다. 이 때문에 고양이는 버려져도 주인이 다시 찾을 방법도, 맡아서 보호할 방안도 없는 실정이다.

고양이의 번식력이 매우 빠르다는 점도 문제다. 진주시는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지난해부터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다. 지난해에는 170마리 분의 예산을 확보해 일 년에 나눠서 사업을 실시했다. 하지만 올해는 같은 예산으로 지난 3월에 실시한 사업이 4월에 종료됐다. 길고양이는 많은데, 예산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길고양이에게 정기적으로 먹이를 주는 캣맘의 등장으로 새로운 갈등도 발생하고 있다. 캣맘은 먹이가 부족해 쓰레기봉투를 뒤지는 고양이를 위해 선의로 먹이를 주고 있지만, 오히려 개체수가 증가해 관련된 민원이 더 발생하고 있는 편이다. 특히 공동주택에서는 캣맘이 주는 먹이로 인해 음식쓰레기가 발생하고, 벌래도 꾀이는 등 이로 인해 발생하는 민원도 들어오고 있다.

 

▲ 좌(읍.면 지역에서 출몰한 들개), 우(길에 쓰러져 있는 새끼 고양이를 품고 있는 어미 고양이)

- 최근 정부에서 유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물등록제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를 통해 유기가 실제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까?

7월부터 동물등록제 신고 의무기간을 두고 있다. 진주시 관내 등록된 반려견 수는 6508마리다. 최근 신고 의무기간 동안 769마리가 신청됐다. 동물등록제 강화로 등록건수는 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단속이 쉽지 않다.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동물 미등록으로 행정처분 등을 내린 적은 없다. 신고를 받아 현장에 나가도 이미 떠난 상황이 발생한다. 무선리더기 등을 사용해 현장을 직접 단속할 예정이지만, 외장형의 경우 마음먹고 떼어버리면 그만이다. 단속이 어려운 만큼 유기를 막기도 쉽지 않다.

-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할 대안은 없나?

동물복지 시설 확충이 시급하지만, 지역주민의 반대로 시설물 설치가 힘든 상황이다. 앞서 동물보호소, 동물화장장 뿐 아니라 광역보호소의 경우에도 진주시가 도비 10억 원을 따냈지만, 모두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동물복지 시설 유치가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보지만 정말 쉽지가 않다. 지역주민들의 이해가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유기동물을 줄이기 위해 동물복지 부서를 신설하고, 예산도 늘려야 하지만, 무엇보다 의식의 개선이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 발생하는 갈등을 줄이기 위해 서로가 노력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이은상 기자  ayoes@naver.com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언론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UPDATE : 2019.8.23 금 16:51
경남 진주시 남강로 691-1, 3층  |  대표전화 : 055-763-0501  |  팩스 : 055-763-0591  |   전자우편 dandinews@hanmail.net
제호 : 인터넷신문 단디뉴스  |  등록번호 : 경남 아02302  |  등록일자 : 2015년 1월 15일  |  발행일 : 2015년 3월 3일 
발행인 : 강문순  |  편집인 : 서성룡  |  청소년보호 책임자 : 김순종
Copyright © 2019 단디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