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진주성 600살 느티나무, '보호수' 제외돼 '관리 소홀' 논란

진주 관내 보호 노거수 73그루는 비교적 건강한 상태 김순종 기자l승인2019.07.02l수정2019.07.0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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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진주성 호국사 앞에 서 있던 600여년 된 느티나무가 쓰러진 가운데 진주시에는 73그루의 고령 보호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호국사 앞 느티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되지 않아 그간 관리가 소홀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진주시 관계자는 연간 1억 원 내외의 예산을 책정해 보호수를 관리하고 있으며, 경남도 조례에 따라 연간 1회 이상 정기점검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호국사 앞 느티나무는 보호수가 아니고, 보호수 지정은 경남도에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호수가 아닌 노거목은 요청이 있으면 그때그때 관리를 한다. 보호수처럼 주기적으로 관리하거나 하지는 않는다”며 호국사 앞 느티나무가 쓰러지기까지 진주시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무가 오래됐다고 해서 모두 보호수로 선정되는 건 아니다. 나무가 오래됐고, 상태도 좋아야 보호수로 지정된다. 보호수 지정은 경남도에서 하고 있고, 경남도의 예산을 지원받아 진주시가 이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주시가 보호수 관리를 위해 책정한 예산은 2017년 9천6백여만 원, 2018년 1억7백여만 원, 2019년 9천6백여만 원이다. 나무 한그루 당 135만여 원의 재원을 매년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 진주시 일반성면 개암리에 있는 900여년 가량 된 노거수(왼쪽)와 진주시 문산읍 삼곡리에 있는 500여년 가량 된 노거수(오른쪽)

2일 73그루의 진주시 관내 고령 보호수 가운데 4그루가 있는 곳을 방문해 관리상태를 확인했다. 진주시가 900여년 가량 됐다고 밝힌 일반성면 개암리 노거목과 700여년 된 이반성면 길성리 노거목, 문산읍 삼곡리의 600여년, 500여년 된 노거목이다.

4그루의 나무는 비교적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일반성면 개암리에 있는 900여년 가량 된 노거목은 나이에 비해 상태가 좋았다. 나무 둘레만 5.4미터에 이르는 이 나무는 한 면을 두 팔 벌려 껴안기도 힘들만큼 우람한 몸집을 자랑했다.

문산읍 삼곡리에 있는 500여년 된 노거목은 썩어 들어간 밑동 내부를 충전재(콘크리트 등)로 채워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다. 충전재를 채웠지만 나무는 초록빛을 풍성하게 띄며 자라고 있었다. 바깥쪽 줄기를 통해 물이 오가기에 생명을 유지하는 데 문제는 없다.

지난달 18일 쓰러진 진주성 호국사 앞 느티나무도 밑동이 썩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전재를 채워 넣는 방법으로 좀 더 오랜 기간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 노거수 주변 나무난간, 일부는 부서져 있고 못이 나온 채 방치된 곳(동그라미)도 있다. 기자가 난간 위를 걷자 일부 나무난간이 무너져 내리기도 했다(가운데).

보호수들은 대체로 건강하게 관리되고 있었지만, 일부 나무 주변을 둘러싼 나무난간(데크)이 썩거나 부서져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엿보였다.

특히 일반성면 개암리 노거목 아래 설치된 나무난간은 기자가 이곳을 방문한 2일 갑자기 부서져 내려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다. 나무난간 곳곳이 부서져 있고, 못이 튀어나온 채 방치돼 있기도 했다.

문산읍 삼곡리 노거목 아래 나무난간도 곳곳이 부서져 있었다. 해가 진 저녁 무렵 이곳을 방문했다가는 부서진 나무난간을 보지 못 해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나무난간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진주시 관계자는 “노거목의 경우 마을 당산나무인 경우가 많아 아래에 나무난간을 설치했다”면서도 “나무난간이 노후화돼 위험한 상태라고 하니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 문제가 된 나무난간은 확인 후 정비작업을 하겠다”고 전했다.

 

▲ 지난 달 18일 쓰러진 진주성 호국사 앞 느티나무.

한편 수령 600여년 가량 된 호국사 앞 느티나무는 긴 세월 밑동이 썩어 들어갔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되다 결국 지난 달 18일 쓰러져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당시 나무가 쓰러지며 진주성 서문 아래 매표소를 덮쳤지만, 다행히 인명사고는 없었다.

진주시는 보호수의 수령을 나름대로 정리해 밝히고 있지만, 강철기 경상대 교수(산림환경자원학과)는 나무의 수령은 정확히 알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국사 앞에 있던 나무가 임진왜란 때부터 있었다는 보도를 봤는데, 그건 아니”라며 “나이를 알려고 나무에 시추봉을 뚫어 나이테 수를 셀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역사적 사건과 연계해 (나무의 나이를) 추정하는 게 한계"라며 "정말로 오래되고 유래가 있는 나무라면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존하는 게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김순종 기자  how2how2liv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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