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수의원 “재정지원금 중단하면 될 일을 재판한 이유 뭐냐”

- 시내버스 감차 문제 두고 의원들끼리 찬반논쟁

13일 진주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가 교통행정과를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한 가운데 △부산교통 부당이익금 28억 원을 재정보조금에서 삭감하지 않고, 반환소송을 진행한 점 △2017년 삼성교통 재정보조금 3억5천만 원을 삭감한 것과 관련해 법원에서 진주시가 패소한 점 △부산교통의 250번 시내버스 미인가 운행에 관해 적합한 유가보조금 삭감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이 지적됐다.

또한 최근 몇 년 간 시내버스 이용객 수가 급감하고 있고, 이러한 상황에서 시내버스 수를 줄이지 않다보니 시가 시내버스 업체에 주는 재정보조금이 2배가량 늘었다며 시내버스 수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진주시 전역에 주차난이 일어나고 있어 주차공간 마련이 시급하고, 주차공간이 없는데도 시가 주차단속을 융통성 없게 진행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과 삼성교통 파업 당시 사용된 38억여 원의 예산 환수방안에 대한 문답도 이어졌다.

 

▲ 부당이익금 반환소송 관련 법원 판결문, 진주시와 부산교통 판결문(좌), 경상남도와 3개 시외버스사 판결문(우)

- 부산교통 부당이익금 28억원, 재정보조금서 삭감 않고 왜 소송 진행했냐

류재수 도시환경위원회 위원장(민중당)은 이날 진주시가 부산교통 부당이익금 28억 원을 재정보조금에서 삭감하지 않고, 민사소송을 진행하다 1심에서 패소하자 항소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그간 진주시가 이 소송의 판결문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숨기고 싶은 사실이 있었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재판을 진행하지 않고 행정처분으로 부당이익금 28억 원을 재정보조금에서 삭감해도 되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류 위원장은 이날 “진주시는 부산교통 부당이익금 28억 원과 관련해 1심에서 지고 항소를 안했는데, 판결문을 의회에 제출하지 않았다. 지금도 제출할 생각이 없냐”고 캐물었다. 진주시가 제출할 의사가 없다고 하자 류 의원은 판결문을 보여주며 “그간 시내버스 업체(부산교통)에서 동의를 안 해 진주시가 판결문을 주지 않았는데 대법원 사이트에서 판결문을 구했다”며 “판결문을 보니 진주시가 판결문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가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판결문을 보면 지방재정법 등 관련법령에 따라 잘못 지원된 재정지원금은 이후 지원을 취소하고 반환을 요구하면 된다. 만약 반환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지원하는 재정지원금에서 삭감하면 된다. 즉 진주시가 재판을 진행하지 않고 행정처분으로 재정보조금을 취소하고 돈을 반환받으면 된다는 건데, 진주시는 법원에 소송을 진행했고, 1심에서 지니 부당이익금 반환을 포기했다”며 강경대 교통과장에서 해명을 요구했다.

강 과장은 “실무부서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해 소송을 진행한 게 아니라, 변호사로부터 자문을 받아 재판을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류 위원장은 “변호사로부터 자문을 받았다면 구두인가, 서면인가”라며 “변호사가 누구이고 어떠한 자문을 받았는지 알려달라”고 했다. 이에 강 과장은 “확인 후 별도로 보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류 위원장은 거듭 “재정지원금을 삭감해 돌려받으면 될 부당이익금 28억 원에 대해 왜 민사소송을 진행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교통의 부당이익금 28억 원을 재판이 아닌 행정처분으로 반환받으면 된다는 류 위원장의 주장은 2015년 4월29일 A,B,C주식회사(버스업체)가 경남지사를 상대로 진행한 ‘시외버스 재정지원금 지원중단처분취소’ 소송(창원, 2014누11321)에서 온당한 것으로 확인된다.

당시 판결문에 따르면, 경상남도는 3개 버스업체가 2006년 8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진주-원지-서울 노선 등 14개 노선에서 불특정 이용객들로부터 부당요금 38억 원 챙겼다는 이유로 2010년 7억3천여만 원, 2011년 9억8천여만 원, 2012년 10억5천여만 원, 2013년 10억3천여만 원의 재정지원금 지원 중단을 통보했다.

이에 버스업체들은 이 같은 조처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소송을 걸었지만, 당시 재판부는 “경상남도의 처분은 적법하다”며 버스업체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관련 법령에 따라 부당요금 징수행위에 재정지원금 지원 중단(삭감)을 결정한 경상남도의 처분이 온당하다는 이유에서다.

 

▲ 13일 행정사무감사가 진행 중인 진주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

- 삼성교통 재정보조금 3억5천여만원 삭감한 것, 법원서 진주시 패소. “돌려줄 예정이고 검토 중”

류 위원장은 “2017년 진주시가 삼성교통 재정보조금 3억5천여만 원을 삭감했는데 이것이 최근 대법원 판결 결과 진주시의 패소로 끝났다”며 “3억5천여만 원을 삼성교통에 어떻게 돌려줄 것이냐”고도 물었다. 그러면서 “당시 이 돈 3억5천여만 원을 다른 운수업체에 나눠준 것으로 아는데 이것도 문제가 아니냐. 삼성교통에 줘야 할 돈이 다른 업체에 갔으니 향후 구상권 청구가 들어올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강 과장은 “삼성교통에 3억5천여만 원을 돌려줄 생각이다. 이자나 이런 부분도 검토해봐야 하고 오해 없도록 정리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3억5천여만 원을 다른 회사에 나눠줬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확인이 필요하다. 그냥 나눠준 건지, 다른 회사에 인센티브 성격으로 지원을 한 건지 알아보겠다”고 해명했다.

- 부산교통 시내버스 미인가 운행 유가보조금 삭감, 6대 차량 아닌 사업자(차량 전체)에 부과해야

류 위원장은 또한 “지난해 6월부터 부산교통이 시내버스 6대를 미인가 운행하고 있다. 진주시는 이들 6대 버스에 유가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고, 과징금 처분도 내렸다. 그런데 관련 법령에 따르면 심각한 위법행위 시 그 차량이 아닌 사업자에게 1년간 유가보조금 지급을 정지하도록 돼 있다. 그렇게 해야 하는데 진주시는 왜 6대 차량에만 유가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냐”고 물었다.

강 과장은 “미인가 운행 버스가 6대라 지금은 그렇게 하고 있다.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 소송결과 1년간 유가보조금 중지 처분이 나오면 그렇게 하겠다. 우리가 행정을 소극적으로 펴고 있는 게 아니다. 국토교통부도 판결 결과 위법사항임이 밝혀지면 그렇게 하라고 통보해왔다”고 답변했다. 류 위원장은 이에 “행정을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문제가 있으면 유가보조금 지원 정지 처분을 하고, 그 처분이 소송결과 틀렸다면 다시 돌려주면 될 일”이라고 되받았다.

 

▲ 13일 행정사무감사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교통행정과 직원들

- 승객 줄고, 재정보조금 늘어 시내버스 감차하자는 주장 나와.

- 주차공간 확보하고, 주차단속 융통성 있게 해야

- 삼성교통 파업 당시 전세버스 임차에 사용된 38억 여원 경비, 어떻게?

의원들은 이날 시내버스 승객이 최근 몇 년 사이 연간 100만 명 이상 줄었고, 시내버스 업체에 주는 시의 재정보조금은 2배 이상 늘었다며 시내버스 차량 감차로 재정보조금을 아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갑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연간 시내버스 승객이 100만명 줄고 있는데 시내버스 감차 계획이 없느냐”며 “감차를 해야 진주시가 시내버스 업체에 지원하는 재정지원금도 줄어든다. 특히 낮 시간 버스가 텅 비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백승흥 의원(자유한국당)도 “시내버스 이용객이 줄어드는 데 감차할 필요가 있다”며 “감차가 어렵다면 서울 등에서 도입하고 있는 마을버스를 우리도 도입하자. 관리비도 줄어들 것이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시내버스 감차에 반대하며 “감차는 위험한 생각이다. 자가용이 도심지역에 적게 들어오도록 공공교통정책을 효율적으로 펴나가는 게 선진 행정”이라며 “특히 시내버스는 교통약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강경대 교통과장은 “전국적으로 매년 3~5프로 정도 시내버스 승객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고, 최근 진주시가 노령자 운전면허 반납을 유도하는 것도 시내버스 이용자 수를 늘리기 위함”이라며 “승차 인원이 작은 면 지역에는 순환버스, 브라보 택시 등을 도입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어 “작년 진주시가 주정차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가 6만8천여 건에 달하는데, 이건 시민들 호주머니를 털어간 것”이라며 “물론 교통질서를 안 지킨 시민들의 잘못도 있지만,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에 기초해 주차단속에 융통성을 가져달라”고 요구했다. 강 과장은 이에 “주차장 확보방안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게 마무리되면 시민들이 안심하고 주차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서정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주차확보방안 용역이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 대규모 주차장을 한 곳에 만들기보다 곳곳에 작은 주차장을 만들어야 한다. 요즘 빈 점포나 빈 집이 많은데 이걸 매입해 주차장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했다. 강 과장은 이에 “현재 도심, 읍면지역 등을 460여개로 분리해 각각의 생활권 내 주차장을 만드는 방안을 용역을 통해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이현욱 의원(자유한국당)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진행된 삼성교통 전면파업 당시 전세버스를 임차한다고 38억여 원의 경비가 들었는데 피 같은 세금이 이만큼 소모됐는데도 책임질 사람이 없다”며 “이 비용을 환수조치할 방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강 과장은 이에 “당시 예비비를 통해 버스임차료를 사용했고, 이 비용을 환수할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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