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주민들 "식수 이용하는 지하수 오염될까 걱정"

진주시 대곡면 단목리 돼지 축사 아래 논에 축사에서 내려온 것으로 보이는 오수가 스며들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축사에서 돼지분뇨를 배출해 오수가 생긴 것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하지만, 축사 측은 축사 개보수 공사과정에서 축사 아래 논에 묻은 비료가 비에 녹은 것 뿐이라 주장하고 있다.

 

▲ 오폐수가 유입된 논에서 농사짓는 주민 하 씨가 논을 바라보고 있다.

7일 현장을 방문하니 오수가 흘러들어온 논 바로 위쪽에는 1000여 마리의 돼지를 키우는 축사가 있었다. 축사 아래 논은 오수가 흘러들어 검게 오염돼 있었고, 악취도 적지 않게 났다. 아래 논에서 농사짓는 주민 하 씨는 “축사 쪽에서 돼지분뇨를 배출해 똥물이 스며든 것 같다”며 “이전에도 이런 일이 있고는 했지만 이번이 가장 심하다. 아래쪽으로 논이 20여개 정도 있는데 모두 피해를 입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물을 대고 있는 논은 새로 들어온 물의 오염 정도를 확연하게 보여줬다. 일부 논은 앞서 논에 물을 대고 물길을 잠가둔 상황이라 비교적 오수가 심하게 유입되지 않았지만, 물길을 열어둔 논은 시커먼 오수가 들어와 있고, 냄새 또한 비교적 격하게 났다. 하 씨는 “이 물은 아래 논 20여개 정도를 거쳐 남강으로 유입된다”며 “남강 물도 오염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물길을 터놔 오폐수가 다량 유입된 논

 

▲ 오폐수가 꽤 많이 유입된 좌측과 아직 오폐수가 번지지 않은 우측이 비교된다.

또 다른 주민 서 씨는 “축사 옆 마을과 제가 일하는 곳에서 모두 지하수를 먹고 있다”며 오수가 지하수에 스며들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일을 염려해 한동안 운영되지 않던 축사가 다시 운영되려할 때 이에 반대했었던 것”이라며 “주민반대에도 진주시는 축사 허가가 이전부터 나 있는 상황이라며 축사 재운영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보였었다”고 덧붙였다.

돼지축사 관리인 A씨는 축사에서 돼지 분뇨를 배출한 게 아니라, 축사 개보수 과정에서 오래된 비료를 축사 바로 아래 논에 묻었는데 비가 오면서 이것이 녹아 까만 물이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개보수 공사를 통해 축사를 다시 가동한 지 2~3개월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다. 개보수 공사 과정에서 오래되고 말라붙은 비료를 아래 논에 묻었는데 그게 빗물에 녹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 축사 측은 말라 비틀어진 비료를 땅에 묻었고, 빗물에 이것이 녹아 검은 물이 나온 것이라 주장했다. 좌측은 말라 미틀어진 비료, 우측은 이것이 물에 녹은 모습

그러면서 그는 말라붙은 비료가 축사 안에 쌓여있는 광경과 비료가 물에 녹으면 나오는 쌔까만 물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울러 “우리가 돼지 분뇨를 배출했으면 아래 논에 분뇨 덩어리가 떠다닐 텐데 그렇지는 않지 않냐”며 “향후에도 비가 오면 비료가 녹아 까만 물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그때마다 논란이 될까봐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진주시 관계자는 “오늘 아침 일찍 현장에 나가봤지만, 축사 측에서 돼지분뇨를 배출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 축사에서 의도적으로 돼지분뇨를 배출했는지, 아니면 비가 내리면서 (분뇨나 비료가) 씻겨 내려간 오수가 논에 들어간 건지 조사를 더 해봐야 한다.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할 지도 고민하고 있다. 100% 증거가 있다면 고발을 하겠지만, 그럴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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