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조형성 교수 “경남 유일 지질공원 지정 가능성 높다”

“진주 화석산지가 국가지질 공원으로 인정받는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정촌 육식공룡 발자국 화석산지는 세계최대 공룡화석산지로 국가지질 공원과 유네스코 지질공원 인증의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경상대 지질과학과 조형성 교수는 지난 29일, 이 같이 밝히고, 정촌 화석산지 원형보존 방법뿐 아니라 이곳을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진주 정촌 화석산지를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

그는 지구물리학과과 구조지질학 분야에 15년 이상 몸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대한지질학회에 의뢰한 ‘경남권 지질유산 발굴 및 가치평가 최종보고서’ 용역사업에 참여해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 보고서에는 진주, 사천, 하동, 고성 등을 국가지질공원 유망 후보지로 제안하고 있다.

<단디뉴스>는 진주공룡화석산지 보존 및 활용방안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29일, 조형성 교수를 만나봤다.

 

[관련기사] : [공룡인터뷰-1부] [공룡화석 권위자로클리 교수, "정촌화석 보존돼야"]

[공룡인터뷰-2부] [문화재청, “화석산지 원형보존 여부 '진주시 의지'에 달려”]

 

▲ 경상대 지질과학과 조형성 교수

■ 정촌 공룡발자국 화석산지 원형보존은 가능한가?

 

- 정촌 화석산지 지층면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이곳을 원형보존 할 방안이 있는가?

이미 도로사면에 낙석을 방지하기 위한 공학적 기법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공법은 주변 외관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방법이다. 화석의 훼손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까지 고려한다면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문화재청이 화석산지 보존방안을 두고 평가회의를 열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참여시킨 이유다.

화석표면의 보존문제는 보존제 처리 등으로 대응한다면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발파 후 뜯겨나간 부분은 균열이 더욱 심한 편이다. 이는 특수한 경우라서 화석 보존을 위해 추가적인 방안이 더 필요할 것이다.

- 정촌 화석산지 원형보존의 장점은?

화석은 원형보존됐을 때 의미가 가장 크다. 지질유산은 주변 환경을 고려한 종합적인 해석을 요하기 때문이다. 향후 이곳에서 더 많은 화석이 발굴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화석이 남아있어야만 더 많은 연구도 가능할 것이다.

- 정촌 화석산지 이전복원 시, 문제점은?

원형보존도 쉽지 않지만 이전복원도 만만치 않다. 화석산지 지층면의 균열이 심하고, 화석의 양도 방대하기 때문이다. 와이어 쏘(wire-saw) 등으로 지층면을 분리할 수는 있지만 많은 양의 화석을 옮기는 과정에서 화석이 훼손될 가능성도 높다.

무엇보다 화석을 이전하면 화석의 본래 가치와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부분적으로 뜯어낸 화석을 다시 조합하더라도 종합적인 학술적 정보는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에서 이전복원결정을 하게 되면, 이전할 화석의 양과 보관 장소도 정하게 된다. 향후 진주시가 관리단체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화석의 이전비용과 보관 장소 등 고민할 과제가 남게 된다.

 

▲ 대전 천연기념물 센터에는 마산에서 발견된 조각류 공룡발자국 화석을 이전 복원해 전시되어있다.

- 정촌 화석산지는 어떻게 활용해야하나?

진주시에는 지질명소가 많다. 이곳이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 ‘경남권 지질유산 발굴 및 가치평가 최종보고서’에는 진주 인근지역을 국가지질공원 유망후보지로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준비과정이 철저해야한다. 통상적으로 국가지질공원은 2년, 유네스코 지질공원은 5년의 준비과정이 걸린다. 특히 유네스코 지질공원까지 염두 한다면 지질명소 20곳을 포함해야한다. 이를 위해 진주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다른 지역과도 연계해야한다. 유네스코 지질공원 인증은 매우 까다로울 뿐 아니라 20곳 이상이 모여야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 진주 화석산지 활용방안은?

▲ 진주에는 세계급 보호대상 화석산지 2곳과 국가급 보호대상 화석산지 2곳이 있다.

- 국가지질공원이란 무엇인가?

국가지질공원은 자연경관과 학술적 가치가 뛰어난 지질명소를 보존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 환경부장관이 인증한 공원을 말한다. 이는 지질유산을 교육 및 관광사업 등에 적극 활용해 지역주민의 소득향상과 지역 경제발전까지 도모할 수 있는 대안적 공원제도다.

- 국가지질 공원의 장점은 무엇인가?

국가지질공원의 가장 큰 장점은 지질유산의 친환경적 활용으로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제도는 보존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제도(천연기념물, 국립공원, 세계유산)와는 다른 특징을 가진다. 법적행위제한이 없어 주민의 반발도 최소화 할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지역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 또한 지역브랜드 향상을 통한 주민 간 일체감 형성도 가능하다.

천연기념물 제도의 핵심이 자연적 요소라면, 지질공원의 핵심은 사람의 활동이다. 지질공원의 범위는 지질요소뿐 아니라 지역의 생물, 고고, 역사, 문화까지 모두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 만큼 지역사회 구성원이 지질공원 활성화를 위한 참여가 중요하다. 즉 환경보존뿐 아니라 개발전략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 국가지질 공원의 현황과 경제적 효과는?

 

▲ 현재 국가지질공원 10곳이 지정되어있다.

지난 2011년 이 제도를 도입, 현재 10곳이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돼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누리고 있다. 국가에서 직접적인 보조금을 받지는 않지만 지질공원 마크를 획득함으로써 얻는 간접적 효과가 크다. 현재 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은 지역은 △강원평화지역 △한탄강 △강원고생대 △울릉도·독도 △경북 동해안 △전북 서해안권 △청송 △무등산권 △부산 △제주도 등이다. 또한 화성시, 담양군 등 10여 곳이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기 위해 뛰어든 상황이다.

특히 경상북도 청송군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지질공원 인증 후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증가, 이들이 사용한 카드사용량이 1.5배 증가했다. 또한 제주도 수월봉의 경우, 지질공원 인증 후 관광객이 5배가량 증가했다. 현재는 초·중·고 수학여행의 필수코스로 여겨지는 등 지질관광의 대표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 국가지질 공원으로 지정받기 위해 진주시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 좌(호탄동 방해석 비프), 중(진주성 의암), 우(진주성 하식애)

기본적으로 지질명소 5곳 이상을 가지고 기본적인 요건만 갖추면 국가지질 공원신청을 할 수 있다. 진주시에는 이미 학술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는 지질명소가 많아 독자적으로 지질공원을 추진할 수 도 있다. 진주에는 △유수리 화석지 △정촌 화석산지 △가진리 화석산지 △혁신도시 화석산지 △상촌리 화석산지 △호탄동 방해석(탄삼염 광물) 비프 △촉석루 하식애(하천 침식으로 생긴 절벽)와 의암 등이 있다.

하지만 진주시의 지질명소 대부분은 화석명소에 치중되어 있고, 암반성분도 퇴적암에 국한된 한계점이 있다. 지질다양성 확보를 위해 화강암 등 다양한 성분의 지질명소가 많은 사천시와 연계가 필요하다. 사천에는 △비토섬 퇴적 및 지질구조 △와룡산 화강암 구조 △신수도 화산활동 흔적 등 암석의 다양성을 갖춘 지질·지역명소가 있다.

지질공원 인증을 위해 관광인프라를 구축해야한다. 관광명소에 해설 자료와 현황표를 설치하고, 해설사를 채용해야한다. 또한 지질명소에 전시관, 쉼터,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탐방인프라도 구축해야한다. 지자체가 지질명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활용한 체험프로그램과 콘텐츠 개발 등에도 힘써야 한다.

-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은?

나도 진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역에 대한 애착심이 강한 편이다. 하지만 진주시는 지질명소에 대한 인식과 활용이 미흡하다. 이미 공룡을 테마로 화성시와 의성군 등은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기 위해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진주시는 세계최대 백악기 공룡을 테마로 한 지질명소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지고 있다. 아직까지 경남에는 국가지질공원이 없는 만큼 진주시를 중심으로 추진한다면 이를 유치할 가능성이 높다. 모든 것은 진주시의 의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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