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민의 먹고싸는 얘기] 울트라 슈퍼 초잡식성 동물 호모 사피엔스

인류 먹거리 역사(6) -호모 사피엔스1 황규민 객원기자l승인2019.05.03l수정2019.05.0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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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포장마차에 자주 간 적이 있었다. 무심코 진열된 안주를 살펴보았는데 생선 구이도 있었지만 닭똥집, 돼지껍데기, 닭발 등 종류가 무척 다양했다. 뿐만 아니라 식재료들이 참으로 독특하다 생각했다. 문득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것들을 먹을까, 우리가 모르는 다른 나라의 기상천외한 음식이나 안주거리는 뭘까하고 생각해본적이 있다.

요리에 관하여 “중국에서는 나는 것은 비행기, 다리가 있는 것은 책상 빼고는 다 먹는다”는 말이 있다. “바다 속에 있는 것 가운데는 잠수함 빼고 다 먹는다”는 말도 덧붙여졌다. 

네안데르탈인은 멸종된 사람 속의 한 종이었다. 그들은 주로 고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반면 호모 사피엔스 조상은 육식 채식 등 더 다양한 식단을 가지고 있었다. 매머드 등 특정 사냥감에 의존하는 네안데르탈인에 비해 호모 사피엔스는 조금 더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는 의미이다.

▲ 황규민 약사

판다는 대나무 잎만 먹고 살고 코알라는 유칼립투스 잎만 먹고산다. 이들은 유전적으로 감칠맛 수용체를 상실했고 육류를 포함한 다른 식재료를 소화하는 소화효소도 생산할 수 없다. 그러므로 고기를 좋아하지도 않을 뿐더러 먹더라도 소화시킬 수 없다. 결국 대나무나 유칼립투스 잎만 먹는다. 이들이 왜 이렇게 진화해 왔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판다나 코알라 처럼 편식하는 동물들은 아무리 힘이 세더라도 지구의 지배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먹거리가 없는 곳에는 옮겨가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수많은 동물과 다수의 인류가 있었지만 호모 사피엔스가 유일하게 지구의 지배자가 된 이유 중에는 두뇌와 그것을 기반으로 한 도구의 사용 등이 있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해준 물질적 기초는 음식에 의한 생물학적 토대이다. 다시 말하면 호모 사피엔스의 울트라 슈퍼 초잡식성 식재료와 먹기 전 물리 화학적 변형인 '요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먹을수 있는 잡식성과 불을 이용한 요리 덕분에 다양한 영양성분과 고칼로리를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여러 지역의 다양한 식재료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호모사피엔스는 먹거리 환경이 다른 여러 지역으로 이동과 거주가 가능해졌다.

사자와 호랑이는 사슴을 사냥한 후 살코기를 먹고나면 나머지는 버리고 더 이상 먹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내장과 뇌를 꺼내먹고 뼈를 깨서 골수를 먹었다. 음식문화권에 따라 원숭이 뇌는 물론이고 상어지느러미, 곰발바닥, 제비집 등 호모사피엔스의 식재료는 기상천외하고 상상을 초월한다.

탕이나 죽 같은 수프 형태로 먹는 제비집 요리의 재료는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바닷가의 높은 절벽에 물고기의 뼈나 해조를 물어다가 침을 섞어 만든 제비의 집이다. 다른 동물의 집을 가져다가 요리를 해먹다니, 제비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기가막힐 노릇일 것이다.

프랑스 최고급 요리 푸아그라, 중국의 베이징오리, 그리고 루왁커피에서 볼수 있듯이 인간은 기호와 입맛에 맞는 식재료를 마련하기 위해 동물을 학대하는 등 상상 이상의 섭식행동을 보이고 있다. 푸아그라와 베이징오리 요리는 억지로 먹여서 비만과 지방간을 유발시킨 것이다. 비만인 오리의 고기나 병든 거위 간의 포화지방을 즐기는 것이다. 소를 비만에 이르게 해 마블링이 잘된 비만 살코기를 즐기는 거와 별반 차이가 없다.

이렇게 인간은 사육, 육종, 유전자 변형이라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 미각과 기호에 맞는 식재료를 준비하기도 하고 닭똥집, 돼지껍데기, 삼겹살, 갈매기살 등 다양한 부위를 즐기기도한다.

냉동 발효 건조 등의 보관과 저장의 방법으로 시간을 초월하고, 소 돼지 닭 꿩 생선 해조류 곡류 등 다양성으로 육해공 공간을 초월함으로서 인간의 식재료는 가히 시공을 초월한다.

뿐만 아니라 사육 육종 유전자변형 등 상상을 초월하는 방식을 통해 인간 식재료 구성은 울트라 슈퍼 초잡식성을 구현하고 있다. 이것이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를 지배할 수 있었던, 어느 종도 따라 할 수 없는 특징이자 경쟁력이다.


황규민 객원기자  pharmto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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