獻詩 - 힘겨운 투쟁을 다시 시작하는 삼성교통 동지들에게
봄비가 내려요
비닐창문을 적셔요
당신의 메마른 얼굴을
촉촉히 감싸요
봄비가 내려요
우리 처음 만난 날
남강변 수양버들에도
당신의 얼굴에도
당신은 노동자이지요
처음부터 노동자였지요
저 역시 마찬가지였구요
진심이 느껴졌어요
오뎅으로 점심하고
떡볶이는 저녁이었지요
맛을 모른 채 시간이 흘렀지요
아니, 그 맛은 남았답니다
제 세월에
당신의 세월에
봄비가 내려요
비닐창문을 적셔요
당신의 깡마른 얼굴에
며칠 사이
주름 두어 개 더 파인 얼굴에
봄비가 내려요
그 것으로 된 것 아닌가요
그렇게 살아가면 되잖아요
운전대를 부여잡은
억센 두 팔뚝만 있으면
저를 포근히 안아주는
그 두 팔뚝만 있으면
당신은 맑은 술 한 잔에
말씀하셨지요
사철 헐벗은 아내
그 아내의 가련한 노동에
세 끼 밥알을 넘긴다고
지난 40여일 그러했다고
그래서 미안하다고
눈물 흘리셨지요
참아줘서 고맙다고
고마움에 보답하려
승리를 안아 오겠다고
당신은
벌써 승리했지요
승리를 안아 오셨지요
살아 돌아오셨잖아요
자식이 눈에 밟혀
이 못난 아내가 안쓰러워
당신은
또 다시 전선에 서셨습니다
그래도 이젠 울지 않으렵니다
더 자랑스러워 하렵니다
어느 순간
다 커버린 자식들에게
가르치렵니다
아버지처럼만 하라고
아버지처럼만 나서라고
아버지처럼만 견디라고
그리 하여 마침내
노동해방
노동해방을 가져오라고
그 게 너희들 몫이라고
봄비가 내려요
당신의 노동을 위무해요
저 봄비가
저 하늘이
당신의 메마른 얼굴에
촉촉히 내려요
촉촉히 적셔요
촉촉히 감싸요
당신 얼굴을
그 주름진 얼굴을
박흥준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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