獻詩 - 힘겨운 투쟁을 다시 시작하는 삼성교통 동지들에게

봄비가 내려요

비닐창문을 적셔요

당신의 메마른 얼굴을

촉촉히 감싸요

 

봄비가 내려요

우리 처음 만난 날

남강변 수양버들에도

당신의 얼굴에도

 

당신은 노동자이지요

처음부터 노동자였지요

저 역시 마찬가지였구요

 

▲ 박흥준 상임고문

진심이 느껴졌어요

오뎅으로 점심하고

떡볶이는 저녁이었지요

 

맛을 모른 채 시간이 흘렀지요

아니, 그 맛은 남았답니다

제 세월에

당신의 세월에

 

봄비가 내려요

비닐창문을 적셔요

당신의 깡마른 얼굴에

며칠 사이

주름 두어 개 더 파인 얼굴에

봄비가 내려요

 

그 것으로 된 것 아닌가요

그렇게 살아가면 되잖아요

 

운전대를 부여잡은

억센 두 팔뚝만 있으면

저를 포근히 안아주는

그 두 팔뚝만 있으면

 

당신은 맑은 술 한 잔에

말씀하셨지요

 

사철 헐벗은 아내

그 아내의 가련한 노동에

세 끼 밥알을 넘긴다고

지난 40여일 그러했다고

그래서 미안하다고

 

눈물 흘리셨지요

참아줘서 고맙다고

고마움에 보답하려

승리를 안아 오겠다고

 

당신은

벌써 승리했지요

승리를 안아 오셨지요

살아 돌아오셨잖아요

 

자식이 눈에 밟혀

이 못난 아내가 안쓰러워

당신은

또 다시 전선에 서셨습니다

 

그래도 이젠 울지 않으렵니다

더 자랑스러워 하렵니다

어느 순간

다 커버린 자식들에게

가르치렵니다

 

아버지처럼만 하라고

아버지처럼만 나서라고

아버지처럼만 견디라고

 

그리 하여 마침내

노동해방

노동해방을 가져오라고

 

그 게 너희들 몫이라고

 

봄비가 내려요

당신의 노동을 위무해요

저 봄비가

저 하늘이

 

당신의 메마른 얼굴에

촉촉히 내려요

촉촉히 적셔요

 

촉촉히 감싸요

당신 얼굴을

그 주름진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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