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요구안은 진주시가 삼성교통에 했던 약속 지켜달라는 것”

삼성교통 파업이 44일 차를 맞은 가운데 삼성교통 노조원 두 명이 5일 새벽 45m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지난 4일에는 삼성교통 노조 지회장과 부지회장이 단식농성을 시작하는 등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노조원들의 투쟁수위가 높아지는 국면이다.

 

▲ 5일새벽 삼성교통 노조원 2명이 45m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진주시에 최저임금 보장 약속 준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단식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이현흠 지회장은 “우리의 요구안은 다른 게 아니다. 기존에 진주시가 삼성교통에 했던 약속들을 지켜달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5일 새벽 호탄동 소재 철탑에 올라간 김영식 씨의 요구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남겨 “최저임금이 보장되는 진주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 현실화를 주장하며 철탑에 오른다”고 밝혔다.

그는 시내버스 노선개편, 표준운송원가제 도입을 둘러싸고 진주시와 삼성교통 간에 일어났던 문제들을 거론했다. 그는 “(2017년 6월 노선개편 전) 부산교통 몰아주기 엉터리 노선개편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진주시가 재정지원금, 환승보조금 삭감 등으로 삼성교통을 탄압해 어쩔 수 없이 노선개편에 합의했다”고 했다.

이어 “그나마 합의서에 적자 발생시 (기존의) 노선을 돌려준다는 문구가 있어 위안 삼았고, 24일 일하고 28일 치 임금을 가져갈 수 있다는 공무원의 말, 최저임금을 보전해주겠다는 공무원의 말을 믿고 싶었다. 관공서가 법으로 정해진 최저임금을 보장해주겠지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 삼성교통 노조원 2명이 오른 철탑

그는 파업 국면에 들어 진주시가 보이는 행태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표준운송원가 적정성 검토를 위해 진주시가 용역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의회, 전문가, 업체관계자들과 함께 토론하고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하면 될 것을 자료를 왜곡하고, 담당 공무원의 일방적 주장만을 남발해 삼성교통을 파업으로 내몰았다”고 했다.

이어 “갈등과 분쟁을 조정하고 해결해야 할 진주시청이, 대결의 당사자가 되고 있다”며 “한 달 23억씩 뿌려 전세버스를 임차하고, 언론과 관변단체를 동원해 온갖 거짓말로 여론몰이에 몰두하는 진주시청은 합법적인 파업 파괴에만 골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주시는 삼성교통 죽이기를 중단하고 최저임금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 지난 4일 단식농성을 시작한 이현흠 삼성교통 지회장, 부지회장

두 노조원이 고공농성을 시작하자 삼성교통 측도 당황하고 있다. 삼성교통 측은 “아침에 소식을 듣고 놀랐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심 중”이라고 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도 “아침 7시쯤 돼 이 사실을 알게 됐다”며 “고공농성이 참 힘든데 왜 이런 선택까지 했는지 앞으로의 일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고공농성장 앞에는 삼성교통 노조원 50여 명이 군집했다. 이들은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노조원들에게 올려 보낼 생필품을 챙겨 밧줄을 이용, 고공농성장으로 올려 보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고공농성장 주위에 대기하며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 밧줄을 이용해 고공농성에 돌입한 노조원에게 생필품을 올려 보내는 삼성교통 노조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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