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협의회는 “허위사실공표”로, 진주시는 “직권남용”으로

진주시가 각 읍면동 이·통장을 동원해 삼성교통 파업을 비판하는 전단지를 배포해 관권을 이용,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교통은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진주시가 직권남용으로 민간단체 명의의 전단지를 배포, 삼성교통 죽이기를 노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주시는 거짓주장과 허위사실이 담긴 전단지 배포를 즉각 중단하고, 전단지를 회수,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전단지는 민간단체인 진주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회장 : 김용수) 명의로 배포됐다. 김용수 회장에 따르면 제작된 전단지는 모두 15만 부, 그는 사비(약 천만 원)를 털어 전단지를 제작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진주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사람들을 통해 이 전단지를 각 가정에 배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사비를 들여 전단지를 제작한 것에 “시민들을 위해 더 많은 비용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 상봉동행정복지센터의 각 통장 배포 물자 보관란에 있는 진주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명의의 전단지

문제는 진주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가 제작, 배포했다는 전단지가 지난 8일부터 각 읍면동 이·통장을 통해 배포되고 있다는 점이다. 진주시의 직권남용 의혹이 일고 있다. 복수의 이·통장들은 진주시로부터 전단지를 배포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은 뒤 동사무소에서 전단지를 수령, 배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주시 교통과, 공보관실, 행정과에서는 전단지 배포와 관련해 아는 게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단지 배포 공문을 내린 적도 없고, 전단지 제작에 관여한 바도 없다는 주장이다.

전단지는 각 읍면동 이·통장을 통해 배포된 게 맞다. OO동사무소 관계자는 진주시에서 공문이 내려와 전단지를 배포하라고 한 적은 없지만, 전단지가 동사무소에 도착했고, 그간 진주시에서 전단지가 오면 배포하라는 지침이 있어 이·통장을 통해 전단지를 배포했다고 밝혔다. 다른 동사무소 관계자도 비슷한 답변을 내놨지만, 말이 얽히고설켰다. 이들은 “진주시에서 읍면동 사무소로 전단지 배포와 관련된 공문이 온 적은 없다”면서도 전단지 배포를 지시한 사람은 누구냐는 질문에 말을 아꼈다. 일부 동사무소에서는 이·통장이 아닌 진주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가 전단지를 뿌린 것이라 해명하기도 했다.

복수의 이·통장들은 진주시(읍면동)에서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전단지를 배분하라는 문자가 왔고, 이에 따라 전단지를 배포했다는 입장이다. 통장 A씨(중앙동)는 “적지만 우리도 시에서 월급을 받는데 문자메시지가 와서 이걸 뿌리라고 하니 뿌린 거다. 내용은 잘 모른다”고 설명했다. 통장 B씨(중앙동)는 “진주시 공보지인 ‘촉석루’를 가져가라는 문자가 와서 동사무소에 갔더니 전단지가 함께 있었다. 아직 나는 이걸 안 뿌렸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이걸 배포한 걸로 안다”고 전했다.

 

▲ 상봉동행정복지센터의 각 통장 배포 물자 보관란에 있는 진주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명의의 전단지

진주시가 관권을 이용, 삼성교통에 불리한 내용이 담긴 전단지를 배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가중되는 가운데 삼성교통은 전단지를 제작했다는 진주시자원봉사협의회와 이·통장을 통해 전단지를 배포한 진주시를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삼성교통 관계자는 “전단지에 허위사실이 들어 있다”며 “전단지를 제작한 자원봉사협의회가 오는 20일까지 전단지를 수거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통장을 통해 전단지를 배포한 진주시도 직권남용으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교통은 또한 전단지 작성자가 누구인지, 전단지는 누구 돈으로 인쇄했는지, 이·통장을 동원한 배포행위를 누가 지시했는지를 명명백백하게 밝혀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용수 자원봉사협의회 회장이 사비를 들여 이 같은 전단지를 뿌렸다면 영수증을 공개해야 하고, 이·통장들에게 전단지 배포를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진주시청이 전단지 제작, 배포에 직간접적으로 간섭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편 진주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교통은 명분 없는 파업을 중단하고 운행에 정상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시는 파업으로 인한 추가 소요 비용에 대한 책임을 삼성교통에 묻는 민사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삼성교통의 파업에 어떠한 타협도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교통의 파업이 22일째 계속되면서 진주시민들의 불만은 가중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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