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교통 모든 노동자의 기본급은 최저임금. 법정근로시간 한참 넘겨야 400만 원

삼성교통이 지난 21일 파업에 나선지 12일이 지났지만 진주시와 삼성교통의 대립은 계속되고 있다. 삼성교통은 진주시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가 낮아 최저임금 지급조차 힘들다며 표준운송원가 인상을 요구한다. 반면 진주시는 운수업체에 지원하는 표준운송원가는 총량지원제이고, 최저임금 보장은 각 업체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한다. 이같은 대립 속에 양 측은 여러 주장을 내놓으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양 측에서 나오는 주장들의 진실을 확인해본다.

- 삼성교통이 주장하는 진주시의 ‘최저임금’ 보장 약속은 있었나? 진주시는 그들이 운수업체의 최저임금을 보장할 이유가 없다고 하는데?

“있었다. 삼성교통이 파업에 나선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진주시가 운수업체 임직원의 ‘최저임금 보장’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 진주시는 시가 도입하고 있는 표준운송원가제는 총량지원제로 시가 총액을 지원하고 그 한도 내에서 최저임금 준수는 업체가 알아서 할 일이라 말한다. 하지만 진주시가 표준운송원가 인상을 통해 최저임금을 보장해주겠다고 약속한 적은 분명 있다.

2015년 12월 진주시가 펴낸 용역보고서 ‘진주시 대중교통체계개편방안 수립연구’ 2부 365쪽에서 진주시는 운수업체가 현재의 표준운송원가 인건비 상승 기준으로는 향후 최저임금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검토의견을 내자 “2017년 이후 표준운송원가 증가율 부분을 반영, 최저임금에 위반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또한 2017년 6월 13일 시내버스 업체 최저임금 보장과 관련된 류재수 의원의 질문에 당시 교통과장은 “어차피 그 부분은 법률적인 사항(최저임금 준수)이기 때문에 다 받아들여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외에도 삼성교통 관계자들은 당시 교통과장에게 최저임금 보장을 구두로 약속받은 바 있다고 증언했다”

 

▲ 2015년 12월 시내버스 개편 관련 용역보고서 내용. 최저임금 보장 약속

- 삼성교통 직원들 월급이 많나?

“아니다. 삼성교통은 1년차 직원이든 30년차 직원이든 기본급이 동일하다. 22일, 법정근로시간 209시간(주40시간)을 지키면 기본급 157만 3,770원을 받는다. 단 이들은 매일 8시간에 더해 1시간의 연장근로를 한다. 이 돈(시간외수당)이 한 달 22일 기준 37만2700원이다. 여기에 더해 낮은 임금 탓에 매달 상여금 50만 원을 받는다. 한데 이조차 한 달 22일, 하루 9시간 이상(연장근로 1시간 포함) 일하지 않으면 받지 못 한다. 어쨌든 이들은 22일(주45시간, 연장근로시간 1시간 포함) 근무하면 기본급, 연장근로수당, 상여금 50만원을 포함해 244만 원의 임금을 받는다. 이는 1년차, 30년차 모두 동일하다.

다만 300만원, 심지어 400만 원의 임금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 하루 9시간 기준 적게는 28일, 많게는 35일 치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300여 시간 내외다. 물론 무사고수당(무사고 시 2달에 15만 원)이나 교통비(월 5만 원), 여름 휴가비(1년 30만 원), 김장보너스 (1년 20만 원) 등 각종 수당을 받기도 하지만, 타 회사에 비해 수당이 높지 않다.

삼성교통 직원들의 월급을 법정근로시간(주40시간, 월209시간)에 맞추면 그냥 최저임금 157만 원이다. 추가노동을 해야만 이 이상의 월급을 받을 수 있다.”

 

▲ 삼성교통 임금조견표(2018년)

- 삼성교통은 지난해 임금 18%를 올렸나? 진주시는 이들이 임금을 많이 올려 적자가 났다고 한다.

“삼성교통은 2018년 최저임금이 16.4% 증가하자, 최저임금을 맞추기 위해 기본급 12%를 인상했다. 2018년 이들이 받는 시급은 7580원이었다. 기본급 외 상여금 등 다른 수당은 올리지 않았다. 다만 기본급이 오르다보니 시간외근로수당도 함께 올랐다. 진주시가 주장하는 임금 18% 인상은 시간외근로수당까지 모두 포함한 것이다. 이들은 2018년 주휴수당을 포함해 22일, 월209시간을 일하면 157만 3770원을 받는다. 그 외 항목은 수당이다. 특히 이들은 초과근무를 통해 적은 임금을 보전받고 있다. 초과근무 시간은 대체로 길다."

- 삼성교통 외 다른 3사는 흑자를 내며 경영하고 있나?

“논란이 되고 있는 인건비 항목을 보면 그렇지 않다.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삼성교통은 6억여 원, 진주시민버스는 7억여 원의 적자를 남겼다. 반면 부산교통과 부일교통은 흑자를 남겼다. 진주시민버스, 부산/부일교통은 지난 18일 열린 진주시 시내버스 경영 및 서비스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현재의 표준운송원가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진주시민버스 관계자는 당시 “돈이 부족한데 겨우 운영하고 있다. 인건비도 부족하고, 정비비를 아끼기 위해 부속품, 타이어를 싸게 구입하고 관련 부품을 재사용하기도 한다. 정비직 직원 수도 적다”고 밝혔다. 부산교통 관계자도 지난해 임금이 부족해 파업을 했다고 밝혔다. 현재 진주시민버스는 진주시청 앞, 내동면 시내버스 차고지 등에 현수막을 붙여 표준운송원가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기도 하다. 현수막 내용은 “진주시민버스도 운송원가 부족하다. 진주시는 최저임금 보장하라”. 삼성교통의 파업이 시작된 지 10일도 되지 않아 진주시민버스에서 250만여 원에 달하는 후원금이 들어온 점도 그들이 삼성교통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 진주시청 앞에 붙은 진주시민버스 새노조 현수막

- 삼성교통이 적자를 보고 있는데, 이건 사주 책임 아닌가? 왜 진주시 탓을 하나?

“사주 책임도 다소 있겠으나, 전적으로 사주 책임이라 할 수 없다. 경영방식이 일반 회사와 다르기 때문. 일반 회사는 상품의 가격을 자기 뜻대로 결정해 수익을 낸다. 하지만 시내버스 이용금액은 경남도에서 결정하고 있다. 시내버스가 공공재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관공서에서는 오랜 기간 운수업체에 재정지원금을 지급해왔다. 만약 운수업체가 이익을 내기 위해 버스요금(지난 3년간 1300원)을 마음대로 변동할 수 있다면 버스 요금을 올려 수익구조를 개선했을 것. 그러면 시민들은 값비싼 요금을 내고 시내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이들은 버스요금이 낮아 시의 보조금에 기대고 있다. 결국 적자를 보는 것은 지원금액이 적어서다.”

- 지난해 12월28일 열린 시내버스 경영 및 서비스 평가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진주시는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삼성교통이 7530원의 시급을 받았다고 했다. 반면 삼성교통은 6천6백여 원 정도의 시급을 받았다고 했다. 누구 말이 사실인가?

“진주시(용역업체)가 계산한 삼성교통 통상시급이 7천350원이었던 건 통상시급 산정 기준이 틀렸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은 통상임금에 기본급과 주휴수당이 포함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용역업체는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초과근로수당 등을 수당에 산입돼야 할 것들을 통상시급에 포함시켰다. 삼성교통이 근로기준법에 따라 통상시급을 산정한 결과 같은 기간 통상시급은 6700원으로 산출됐다. 2018년 상반기 재정난에 2018년 최저임금(7천530원)이 아닌 2017년 최저임금(6천700원)을 지급했기 때문. 한편 이날 용역보고서 중간보고회에 참석한 노무사, 노동부 감독관도 진주시의 통상임금 산정 방식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 삼성교통 버스에 붙은 현수막

- 삼성교통이 최저시급을 지키려면 월 1억 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근거는?

"삼성교통은 지난해 7월까지 최저임금을 주지 못하다 뒤늦게 체불된 임금을 지급했다. 1년 동안 최저시급 7천530원을 보장한 뒤 그들은 약 12억 원의 적자를 남겼다. 이 때문에 지난 해 기준 최저임금 보장을 위해 한 달 1억여 원이 필요하다는 것. 올해는 최저임금이 8천350원이라 월 1억보다는 다소 많은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 전세버스 1달 임차 요금 23억 원 대비 한 달 삼성교통에 지원되던 금액의 차이는?

“차이가 크다. 전세버스 1대당 하루 임차비는 77만 원, 진주시는 100대의 전세버스를 임차하고 있으니 하루 7천7백만 원, 한 달 23억 원의 비용이 든다. 한데 삼성교통이 지난해 표준운송원가에 따라 보전 받은 금액은 월 6억여 원이다. 현재 진주시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는 57만여 원이다. 대당 57만원이 지원되는 게 아니다. 시내버스 1대가 운행을 한 뒤 벌어들인 수익이 57만여 원에 미달되면 그 차액을 보전해주는 시스템. 수익금이 이보다 많으면 진주시에서 지원해야 할 비용은 없다. 이 때문에 삼성교통의 차액을 보전하기 위해 지난해 진주시가 매달 사용한 비용의 평균은 6억여 원.”

- 진주시는 전세버스 한달 임차료가 23억 원이고, 삼성교통에 한 달 지원하던 금액이 16억 원이라며 파업으로 혈세가 크게 낭비되고 있는 건 아니라던데?

“아니다. 지난 해 삼성교통에 지원된 비용은 한 달 평균 6억여 원이다. 또한 진주시는 지난 한 해 버스지원금으로 150억 원의 예산을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진주시 주장대로 한 달 16억 원을 삼성교통에 지급했다면 삼성교통에만 한 해 192억 원의 비용이 지원됐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는 진주시가 밝힌 2018년 예산 150억 원보다 액수가 크다. 말이 안 된다. 고로 삼성교통에 한 달 간 지원한 6억 여원 대비 파업이 한 달간 지속되면 사용해야 할 비용은 23억 원. 파업이 한 달 간 지속되면 17억 원이나 많은 혈세를 진주시는 낭비하게 된다.”

 

▲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파업 중인 삼성교통 노조원들

- 2017년 6월1일 노선개편과 함께 표준운송원가제가 도입됐는데, 이후 삼성교통은 이익을 봤나?

“이익을 본 바 없다. 삼성교통은 2017년 6월 노선 개편 전 수익성이 높은 소위 ‘알짜배기’ 노선을 가장 많이 보유한 업체였다. 노선개편이 되면서 삼성교통은 알짜배기 노선 가운데 일부를 부산교통에 넘겨줬다. 반면 적자노선을 많이 인계받았다. 이는 노선개편 전인 2016년과 개편 후인 2018년 삼성교통의 여객운수매출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여객운수수익이란 버스 운영만을 통해 얻은 매출을 말한다. 2016년 삼성교통의 여객운수매출은 139억 원, 2018년에는 99억 원으로 급감했다. 광고비와 재정지원금 등을 모두 계산한 총매출액도 2016년 176억 원에서 2018년 168억 원으로 줄었다. 노선개편 후 삼성교통은 이익을 보기보다 피해를 봤다고 봐야 마땅하다.”

- 매년 시내버스 업체에 들어가는 비용이 증가하는 이유는 뭔가?

“진주시의 시내버스 업체 지원 예산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삼성교통은 시내버스 노선개편과 표준운송원가 도입에 큰 혜택을 보지 못했는데도 그렇다. 이유는 승객 감소로 보인다. 2007년 이후 최근 10여년 동안 진주 시내버스 이용객이 가장 많이 감소한 건 시내버스 노선개편이 이루어진 2017년 이후다. 2017년 시내버스 이용객 감소율은 8.5%, 2018년은 6.4%(예상)였다. 시내버스 이용객이 감소하면 시내버스 업체의 수익이 줄고, 진주시가 표준운송원가제에 따라 보전해줘야 할 금액이 커진다. 결국은 시내버스 노선개편 실패로 발생한 승객 수 감소가 진주시 시내버스 업체 지원 예산을 늘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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