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교통 파업, 관건은 최저임금 보장 책임 여부

용역보고서에는 "최저임금 위반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 김순종 기자l승인2019.01.21l수정2019.01.25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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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를 두고 삼성교통과 진주시가 전면적 대립에 들어갔다. 삼성교통은 21일 오전 5시 파업을 시작했고, 진주시는 전세버스 100대를 투입해 대응했다. 삼성교통은 이날 오전 9시 내동면 차고지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오후 2시 시청 앞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진주시는 오전 11시30분 기자간담회를 열어 삼성교통의 파업이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 삼성교통노조원들이 21일 오후 진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삼성교통, 진주시가 대립하는 이유는 표준운송원가 적정성 문제에 있다. 삼성교통은 진주시가 2015년 ‘진주시대중교통체계 개편방안 수립연구’ 최종보고서에서 최저임금을 지켜준다고 적시했다고 말한다. 반면 진주시는 진주시 표준운송원가제는 총량지원제이고 최저임금은 각 업체에서 알아서 보장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한다. 한 사안을 두고 주장이 엇갈리는 셈이다.

단디뉴스는 21일 ‘진주시 대중교통체계개편방안 수립 연구’ 최종보고서(1,2부)를 입수했다. 보고서 2부 71쪽을 보면 진주시는 표준운송원가를 ‘총량지원’한다고 명시해뒀다. 운수업체에 실비를 지원하는 게 아니라 재정여건에 맞는 지원을 하고, 운수업체는 주어진 재정범위 내에서 경영을 효율화하라는 이야기다. 실제 진주시는 표준운송원가 인건비 적용 기준을 최근 5년간 평균 공무원 임금 변동율(순급여), 순급여의 1/12(퇴직급여)라고 명시해뒀다.

 

▲ 진주시 대중교통체계개편방안 수립 연구. 진주시는 운수업체의 요구에 최저임금을 위반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문제는 최종보고서 1부 365쪽에 따르면 운수업체가 향후 최저임금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의견을 내자, 진주시가 “2017년 이후 표준운송원가 증가율 부분을 반영, 최저임금에 위반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는 점이다. 이에 따르면 표준운송원가를 총량지원하되, 각 운수업체가 최저임금을 위반하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은 진주시에 있는 셈이다.

물론 진주시는 삼성교통 외 다른 운수업체들은 최저임금을 지키면서도 흑자를 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삼성교통이 지난 해 임금을 18%가량 인상해 적자가 난 것이고, 그럼에도 진주시에 표준운송원가 인상을 주장하는 건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거다. 특히 진주시는 21일 삼성교통의 파업에 대응해 임차한 전세버스에 “월급을 제일 많이 받는 삼성교통에서 적자를 이유로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붙여 홍보했다.

삼성교통은 이에 “2017년은 최저임금을 지킬 수 있었지만, 2018년 최저임금이 16.4% 올라, 이를 맞추려 기본급을 12% 올린 거다. 최저임금을 어길 수는 없는 거 아니냐”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기본급 외 다른 수당들은 인상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본급이 오르다보니, 연장근무수당 등이 오를 수밖에 없었고 진주시는 그조차 포함해 우리가 지난해 18% 임금을 올렸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최저임금은 16.4% 올랐다. 삼성교통은 기본급 12% 정도를 인상했다. 진주시는 표준운송원가(인건비)를 3% 증액했다.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던 구조인 셈이다. 특히 2019년에 들어서는 최저임금이 다시 한 번 10.9% 올라, 올해도 같은 문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 내동면 차고지 앞에 붙은 삼성교통 파업 현수막

삼성교통노조는 21일 파업에 나서 “진주시가 표준운송원가 적정성 검토를 위한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진주시 표준운송원가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도, 적정성 검토 여부와 상관없이 2018년 표준운송원가 소급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2차 용역 보고회가 열린 지난 18일 진주시는 통상임금 계산에 포함되지 않아야 할 연장근로 수당, 휴일근로 수당 등을 포함한 통상시급을 발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삼성교통노조는 이어 “진주시가 작년 8월 ‘표준운송원가 적정성 검토 후 불합리할 경우 2018년도 표준운송원가도 소급지원하겠다’고 진주시의회, 운수업체와 합의한 사항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라며 “진주시장, 진주시의회는 합의가 파기된 것에 대해 답을 내놓아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시민여러분께는 불편함을 끼쳐 송구스럽다. 하지만 입장 바꿔 생각해달라. 최저임금도 지급받지 못하고, 월급도 체불되며 일하는 노동자는 세상에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교통 노동자들은 1월 월급을 받지 못했다.

반면 진주시는 “(2017년 표준운송원가 도입 당시) 업체들은 임금이 제일 높았던 삼성교통을 기준으로 인건비를 정하고, 인건비 상승은 최근 5년간 공무원 평균 임금 인상율을 반영하겠다는 조건을 수용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운수업체가 파업을 한다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시민들의 세금을 대책 없이 계속 투입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용역보고서에 “최저임금을 위반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내용이 적시된 것에는 거듭 “진주시 표준운송원가제는 총량지원제”라는 답변만을 내놓았다.

한편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진주시는 평상시보다 많은 예산을 소모하고 있다. 현재 진주시 표준운송원가는 57만4천 원인데, 진주시가 전세버스 1대를 1일 임차하는 데 사용하는 금액은 70여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표준운송원가란 시내버스 1대의 하루 운행비를 산정한 것으로, 진주시는 운수업체가 이에 미달하는 수익을 거두면 그 차액을 보전해주고 있다. 


김순종 기자  how2how2liv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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