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2018년 임금 대폭 인상한 뒤 표준운송원가 올리라는 건 문제”

“삼성교통은 최저임금조차 지급되지 않는 진주시 표준운송원가(57여만 원)로 2018년 한해 10억이 넘는 적자가 누적됐다. 임금을 지급할 여력조차 없어 현재 임금이 체불되는 상황이다. 표준운송원가 적정성을 검토하겠다며 실시된 용역 중간보고회도 진주시의 무책임으로 파행됐다. 17일 혹은 18일 다시 열릴 용역보고회까지가 우리 인내심의 한계다. 이후 문제가 계속되면 예고 없이 파업에 돌입하겠다.”

 

▲ 14일 기자회견에 나선 공공운수노조 삼성교통지회 노조원들

공공운수노조 삼성교통지회는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고 “공무원들이 입만 열면 외치는 법과 원칙에 따라 표준운송원가를 산정하자고 요구했는데, 이런 상식적이고 당연한 요구가 몇몇 공무원들에 의해 무시되고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인내하고 최선을 다하겠지만 여의치 않은 사태(파업)가 발생하면 부디 비판의 화살을 진주시로 향해 달라”고 당부했다.

2017년 시내버스 노선 개편과 함께 도입된 표준운송원가제는 1일 시내버스 1대의 운영비용을 계산한 것이다. 2018년 기준 진주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는 57여만 원이다. 시내버스 업체가 시내버스를 운행한 뒤 얻은 수익이 이 금액에 미치지 못 하면 진주시는 이를 보전해주고 있다. 운수업체가 최소한의 수익을 거두게 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삼성교통 측이 지난 해부터 진주시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가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보장하기에도 부족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진주시는 지난해 1월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 시민평가단을 꾸려 표준운송원가 적정성을 검토했다. 그 결과 2018년 표준운송원가는 인건비 항목 3% 인상, 연료비 소폭 상승 등으로 결정났다. 하지만 시민평가단은 전문성을 갖지 않은 시민들이 표준운송원가 적정성을 검토할 수 없다며 관련 용역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삼성교통은 지난 해 8월20일 전면파업을 예고했다. 현재의 표준운송원가로는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진주시의회는 중재안을 내놨고, 진주시와 삼성교통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파업은 유보됐다. 당시 진주시의회가 내놓은 중재안은 △2018년 시내버스업체 경영 및 서비스 평가용역 과정에 시의회와 운수업체의 참여를 통한 검증절차를 가질 것 △용역결과 시 표준운송원가에 비합리적인 부분이 나타나면 2018년 표준운송원가도 소급 지원할 것 등이었다. 

지난 9월 용역이 시작됐지만, 표준운송원가 적정성 검토는 지난달 28일 열린 시내버스업체 경영 및 서비스 평가용역 중간보고회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시의회와 운수업체의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내용도 지켜지지 않았다. 삼성교통지회는 이날 표준운송원가 적정성 검토가 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참여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자료조차 보고회 불과 2시간 전에 우리에게 전해졌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14일 기자회견에서는 “지난 해 10억 원이 넘는 적자와 그로 인한 임금체불을 현재 겪고 있다”며 “진주시는 17일 또는 18일 자료를 보완해 다시 용역보고회를 열 예정이라는 데 우리의 기다림은 일단 그때까지다”고 말했다. 논란이 계속될 경우 예고 없는 파업을 결행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삼성교통지회는 10년 근속자, 24일 근무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2017년과 2018년 이들이 받은 통상시급은 각각 6천492원, 6천769원으로 최저임금에 미달한다는 입장이다. 

 

▲ 진주시 시내버스가 빗길을 달리고 있다.

이에 진주시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2018년 시내버스 경영 및 서비스 평가용역 중간 평가 결과 삼성교통을 제외한 3개 운수업체는 잉여금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 같은 차이는 삼성교통이 2018년 평균급여를 18% 인상시켜, 같은 시간을 근무한 다른 업체 노동자에 비해 월 50~60만 원 많은 금액을 보장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교통이 2018년 한해 10억 원이 넘는 적자가 누적됐는데도 대책 없이 임금을 인상시키고, 적자가 발생하니 표준운송원가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삼성교통이 파업을 예고했는데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파업을 철회시키거나 대비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진주시는 지난 달 28일 열린 시내버스 경영 및 서비스 평가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 적정성 검토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진주시는 오는 17일쯤 용역 중간보고회를 다시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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