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상가 점포 1/3 비어있고, 청춘다락 14곳 가운데 2곳 남아

진주시가 야심차게 시작한 대안동 지하상가와 중앙시장 ‘청춘다락’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24일 방문한 진주 지하상가는 상가 114곳 가운데 1/3에 달하는 점포가 비어 있었고, 청춘다락은 14곳 가운데 현재 2곳만이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구도심 상권 쇠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하상가의 경우 지난 해 6월 개장했고, ‘청춘다락’도 지난 해 5월 점포를 개장해 개장한 지 1년여가 지나도록 상권형성이 제대로 되지 못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진주시가 야심차게 시작한 사업임에도 관리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진주시는 그동안 대안동 지하상가(황금상점)와 중앙시장 청춘다락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밝혀왔다. 그러면서 이곳이 청년 창업 지원 우수사례로 알려졌다고 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인기를 끌어 견학을 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혀온 것이다.

 

▲ 개장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 비어 있는 대안동 지하상가 점포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24일 방문한 지하상가는 연말 분위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한적했고 곳곳에 빈 상가가 눈에 띄었다. 빈 상가 앞에는 지난 8월 고시된 임대업자 모집 알림판이 붙어 있었고, 한 상가에는 ‘1년간 임대료 면제’라는 파격적인 조건이 제시돼 있기도 했다. 입점을 희망하는 상인이 거의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증거들이다.

청춘다락도 쇠락하고 있는 건 마찬가지이다. 2016년 5월 구도심 활성화와 청년 창업 지원을 위해 중앙시장 2층에 들어선 청춘다락은 현재 14곳의 점포 가운데 2곳만이 운영되고 있다. 진주시는 이에 기존에 운영되던 상가 간 통로를 막아놨다. 상인 A씨는 통로가 막힌 이유에 “안 쪽에 있던 상가들이 다 망해서 그렇다”고 했다.

진주시는 통로 안쪽 점포들의 재개장을 준비 중이라는 입장이다. 진주시 관계자는 “현재 청춘다락의 재개장을 준비하고 있고, 입점을 하겠다는 문의도 있다. 하지만 아직 재개장 시점은 명확하지 않다”며 “한 두 점포가 아니라 모든 점포가 찰 때 재개장하는 게 맞지 않겠냐”고 했다. 

 

▲ 진주시 중앙시장에 위치한 청춘다락

문제는 청춘다락의 상권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도, ‘청춘다락 2호점’이라 할 수 있는 ‘비단길 청년몰’이 개장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진주시 관계자는 “(27일 개장하는) 비단길 청년몰에 11명의 청년상인이 입점할 예정”이라며 “(청춘다락 1호점의 사례에 비추어) 이곳 상인들끼리 협동조합 체제를 꾸리게 해 함께 이익을 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단길 청년몰 역시 청춘다락의 전철을 밟게될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청춘다락에 입점했던 상인 B씨는 “청춘다락과 비단길 청년몰은 별개의 사업으로 진행됐다. 비단길 청년몰에 입점하는 상인들이 청춘다락보다 더 많은 지원을 받게 될 거다. 하지만 (청춘다락의 사례를 보면) 비단길 청년몰이 잘 되겠냐. 점포에 입점할 상인도 선착순으로 겨우 채웠는데..”라고 말했다.

한편 ‘비단길 청년몰’은 ‘청춘다락’이 위치한 중앙시장 2층 옆 부지에 들어선다. 진주시는 올해 2월부터 9월까지 공고를 내 ‘비단길 청년몰’에 입점할 상인들을 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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