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입주예정자들, 시의회 빠져나가는 이 회장 차량 앞에 드러누워 사과 요구

 

 

이윤우 대경건설 회장이 정촌 대경파미르 아파트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이 회장은 20일 대경파미르 입주예정자들과 합의점을 찾으려 진주시의회를 방문했다. 이 회장은 이날 입주민대표와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시의회를 빠져 나가는 과정에서 일부 입주예정자들의 저항에 부딪쳤다. 이 회장에게 직접 사과를 받아야겠다며 입주예정자들이 차량 앞을 막아선 이유다.

입주예정자들은 이날 진주시의회를 빠져나가려던 이 회장의 차량을 막아서고 거세게 항의했다. 한 입주예정자는 차량 앞 바퀴 앞에 드러누운 채 차량이 빠져나가는 걸 막았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들은 차량 문을 열고 욕설을 내뱉기도 하고, 차량 앞을 막아선 채 차체를 두드리는 등의 행위를 했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이 회장이 직접 대경 파미르 부실공사와 늑장보수에 대한 사과를 하라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입주민들 사이의 갈등도 벌어졌다. 입주민 과반의 위임장을 받아 이날 이 회장과 합의안 마련에 나선 입주민 대표들은 일부 입주민들의 거센 항의에 “이러면 안 된다. 합의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또 다시 이 회장을 만나려면 이런 과도한 항의는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일부 입주민들은 “이 회장의 사과를 꼭 받아내야 겠다”며 이 회장의 차량을 막아서고 “차에서 내려 사과하라”며 핏대를 올렸다.

이 회장이 20분 넘게 차량에서 내리지 않으면서 사태는 점점 험악해졌다. “감옥에 가도 상관 없다”며 차량에 위해를 가하려는 입주예정자도 있었으며, 욕설을 내뱉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직접 사과하라는 데 그게 그렇게 어렵냐.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에서는 기자들이 있으니 사과하고, 왜 우리에게는 직접 사과하지 않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논란이 일어난 지 20여분만에 차에서 내려 사과했다. 그는 목상태가 좋지 않다며 작은 목소리로 “죄송하다. (입주예정자들이) 조기에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에 입주예정자들은 “진작에 그렇게 말했으면 우리도 조용히 집으로 갔을 건데, 왜 그렇게 사과를 안 했냐”며 “앞으로 책임을 다해달라”고 했다. 그 과정에서 억울함에 눈물을 흘리는 입주예정자도 있었다. 

한편 이날 진주시의회에서 진행된 대경건설 측과 입주예정자 간의 간담회에서는 잠정 합의안이 도출됐다. 합의안 내용은 △ 육백만 원의 보상금 △ 입주연기일 1일당 1가구 3만여 원 보상 △ 입주연기로 원룸 등에 거주하고 있는 입주예정자의 이사비 및 거주비 지원 등으로 알려졌다. 협상단 대표들은 "입주예정자 총회에 이 안을 부쳐 입장이 결정되면 다시 간담회를 통해 (사측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정촌 대경파미르 아파트는 총 22개동 1465세대 입주를 목표로 건설됐다. 본래 입주예정일은 지난 11월30일이었지만 부실시공과 늦장 하자보수로 1465세대 입주예정자들은 아직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원룸 등에 거주하면서 아파트에 입주하게 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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