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본선진출작은 '울산가는 길', '뷰파인더', '타이밍'

올 한 해 동안 시민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을 발표하는 ‘2018 시민영상콘텐츠 페스티벌’이 지난 15일 오후 1시 진주 엠비씨네 롯데시네마에서 열렸다. 페스티벌은 내년 2월 있을 영화진흥위원회 주최 <시민영상문화제전>의 예선 격으로 전국 5개 권역에서 열리는 지역 영상제 가운데 하나이다. 페스티벌은 경상남도, 울산광역시, 대구광역시에서 출품작을 공모받아 열렸으며, 내년 2월 열리는 <시민영상문화제전> 본선에 진출한 작품으로는 ‘울산 가는 길’, ‘뷰파인더’, ‘타이밍’이 선정됐다.

 

▲ 15일 진주 엠비씨네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시민영상콘텐츠 페스티벌

이날 상영된 작품은 총 11편이다. 이들은 약 백여 편의 작품 가운데 일주일간의 심사기간를 거쳐 부문별 선정된 작품이다. 이들 가운데 3편은 그린부문 (10대), 4편은 블루부문(20~50대), 4편은 실버부문(60대 이상)이다.

10대가 제작한 그린부문에서는 <청소년들의 정치>, <타이밍>, <친절한 약국>이 상영됐다.

<청소년들의 정치>는 다큐멘터리 장르로, 청소년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청소년들의 생각과 자유한국당, 정의당의 견해를 담았다. 제작자 이채미 씨는 “청소년으로서 청소년의 정치를 풀어내보고 싶었다”며 “앞으로 청소년 정치가 보다 활발해졌으면 한다”고 했다.

<타이밍>은 우연히 길에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시계를 얻은 주인공이 끝내 시간을 돌리기보다 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아아 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제작자 박건희 씨는 “누구나 시간을 돌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결국은 지금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친절한 약국>은 영상제작에 관심이 있는 두 학생이 어느날 약국에서 약사로부터 ‘꿈을 이루는데 도움이 되는 알약’을 받게 되며 일어나는 내용을 담았다. 작품은 결국 꿈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설파한다. 제작자 김진우 씨는 “꿈을 꾸는 고등학생으로서 무엇보다 노력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 1부 상영회 후 제작자 무대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20~50대가 제작한 블루부문에서는 <현서>, <최저임금 1만원, 쉽지 않은길>, <뷰파인더>, <꿈을 묻나요>가 상영됐다.

<현서>는 동성 연인 사이인 현서와 유진이 대학교 4학년, 취업준비 과정을 거치며 이별하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연출자 이승아 씨는 “로맨스 장르를 좋아하기도 하고, 이별에 대한 과정을 그려보고 싶어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그는 진주시민미디어센터가 진행한 시나리오 워크숍에 참가했던 일반 시민으로, <현서>의 시나리오는 이 과정을 거치며 나왔다.

<뷰파인더>는 2003년 대구중앙로 지하철 화재참사 당시 딸을 잃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어느 날 가족과 사진을 찍던 순간을 떠올리고, 아내와 함께 딸과 거닐던 길에서 사진기를 들고 옛 기억을 추억한다. 제작자 배진경 씨는 “세월호 사건이 모티프가 돼 2003년 대구에서 일어난 지하철 화재참사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번 작품을 제작하게 됐다”고 했다.

<최저임금 1만원, 쉽지 않은 길>은 최저임금 1만원 인상공약에 대한 소상공인들과 소규모 사업장의 입장을 담은 다큐이다. 제작자 이선영 씨는 “최저임금을 받는 20대로서, 최저임금 인상이 큰 보탬이 된다. 하지만 아버지와의 대화에서 이 때문에 힘겨워하는 사람들도 있는 걸 알게 됐다. 여러 방면에서 최저임금 1만원을 생각해봤으면 하고 촬영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꿈을 묻나요>는 ‘꿈이 뭐냐’는 질문에 20대 주인공 4명이 꿈과 미래의 자신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담은 다큐이다. 제작자 이주은 씨는 “진심으로 꿈을 고민한 게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에 친구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작품을 제작하게 됐다”고 했다.

 

▲ 2부 상영회 후 제작자 무대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60대 이상의 시민이 제작한 실버부문에서는 <웃음은 내 삶의 근육이랍니다>, <130점 남편, 최동오 사장님>, <청바지 미니 다큐모음>, <울산가는 길>이 상영됐다.

<웃음은 내 삶의 근육이랍니다>는 긴 세월 남편의 병간호로 지쳤던 이정숙 씨가 웃음을 통해 힘겨움을 극복하고 오늘 하루를 살아간다는 내용을 담은 다큐이다. <130점 남편, 최동오 사장님>은 평생을 일과 기술개발에만 몰두하던 남편 최동오 씨에 대한 부인의 이야기, 그들 부부의 50년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은 다큐이다.

<청바지 미니 다큐 모음>은 시니어 영상 제작단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가 우리 이웃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 제작한 미니 다큐멘터리를 모은 작품이다. 미니 작품으로는 <나비와 함께 하는 봉사>, <인생2막 봉사로 나누다>, <작은 도서관>이 있다. <나비와 함께하는 봉사>를 촬영한 조영자 씨는 “나이가 들면 봉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나이가 들어도 봉사할 곳이 많다. 나이 드신 분들도 봉사를 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었다”고 했다.

<울산가는 길>은 경주에서 기차를 타고 울산 어머니 산소를 방문하며 가족의 과거를 돌아보고, ‘어머니 생전에 좀 더 잘할 걸’하며 후회하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담았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도 삶의 끝자락에 가족으로부터 배제되는 어머니의 한스러운 삶을 엿보게 했다. 제작자 이준걸 씨는 “바쁘다보니 가족의 소중함을 잊게 되고, 결국 그게 불효가 된다. 부모와 가족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싶어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했다.

 

▲ 인삿말을 건네고 있는 성중곤 진주시민미디어센터 대표

성중곤 진주미디어센터 대표는 “우리 지역, 다른 지역의 분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사는지 영상을 통해 나눠보고자 이번 페스티벌을 준비하게 됐다”며 “내년 2월 전국 5개권역에서 선정된 작품들이 다시 한 번 서울에서 상영된다. 그때 만나뵐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진주시민미디어센터는 2005년 6월 설립돼 2010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민간이 설립, 운영하며 미디어 교육, 영화 상영, 시민들의 창작활동 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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