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정비고 일부 창고처럼 사용되고, 주변에 건축자재와 쓰레기 널려 있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진주역 차량정비고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11일 방문한 진주역 차량정비고는 주변에 건축자재와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또한 차량정비고 건물 일부를 누군가 창고처럼 쓰고 있으며, 차량정비고 건물에 인접해 지어진 가건축물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진주역 차량정비고 관리 책임자인 한국철도공사(진주역)는 “얼마 전 천4백만 원의 예산을 들여 주변을 청소했고, 주기적으로 차량정비고 부근의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차량정비고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것은 오늘 어제의 일이 아니다.

 

▲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진주역 차량정비고 입구에 건축자재를 비롯한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다.

진주역 차량정비고는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등록문화재 제202호이다. 이 건물은 경전선과 호남선이 1925년 개통되며 설치됐다. 아치형 출입구 2개를 나란히 배치했고, 중앙 상부에 솟을지붕을 만들기 위해 왕대공 트러스를 변형해 구성했다. 건물 정면 가운데 위쪽에는 둥근 창을 설치했고, 왼쪽과 오른쪽 벽면에 지붕 트러스를 받치도록 버팀벽을 설치했다. 특히 이 건물의 앞쪽 상단에는 한국전쟁 때의 총탄 흔적이 남아 있어 긴박했던 당시의 상황을 전해준다. 문화재청은 이 건물의 가치를 인정, 2005년 9월14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 진주역 차량정비고 우측 문이 뜯어져 있고 그 안에는 각종 물품이 비치돼 있다. 개인창고로 쓰여지는 듯 하다.

문제는 차량정비고를 자산으로 갖고 있는 코레일(진주역) 측의 관리가 소홀하다는 점이다. 11일 방문한 진주역 차량정비고 인근은 건축자재와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문화재가 있는 곳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특히 차량정비고 옆면 한 측에는 출입문이 뜯겨져 있고, 그 안에는 누군가가 가져놓은 변기, 선풍기, 서랍장 등 각종 물품들이 쌓여 있었다. 누군가 차량정비고 일부를 개인 창고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건물 곳곳에 사다리를 비롯해 개수대, 건축자재 등이 기대어져 있는 모습도 발견됐다.

 

▲ 진주역 차량정비고 뒷편에는 텃밭이 조성돼 있다. 각종 건축자재, 개수대도 차량정비고 벽면 곳곳에 기대어져 있다.

차량정비고 인근이 혼잡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코레일이 차량정비고 주변 부지 일부를 민간업자에게 임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정비고 앞쪽은 현재 리모델링 업체가 뒤쪽은 타일 업체가 임대하고 있다. 이들이 임대하고 있는 것은 가건물을 비롯한 대지 일부이다. 이들은 대지 일부에 건축 자재 등을 방치해 놓고 있었다. 또한 개인 물품(아이스박스)도 널부러져 있었다. 차량정비고 뒷 측에는 텃밭을 조성, 채소를 재배하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부지를 코레일 측에서 부지를 임대한 만큼 이들의 책임을 묻기 어렵다.

 

▲ 차량정비고 주변에 개인 물품이 널부러져 있고, 각종 건축자재가 건물 벽에 세워져 있다.

코레일(진주역)은 차량정비고를 비롯한 인근지역 관리가 미비하다는 지적에 “최근 그러한 민원이 들어와 천4백만 원을 들여 주변을 정비했다. 진주역이 가좌동으로 옮기면서 가건물과 부지 일부를 민간업체에 임대해주고 있는데, 이들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관리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간업체가 들어오지 않았을 때는 시민들이 쓰레기를 투여하기도 했다는 이유에서다.

코레일은 그러면서 “상주인원이 없다보니 제대로 관리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주기적으로 점검을 나가고 있는데도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다니 오늘 당장 차량정비고 인근으로 나가 문제가 있는 지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차량정비고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문화재청은 “차량정비고는 코레일 측 자산이기 때문에 코레일이 전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레일 측도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관리하기 힘든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다른 지역의 경우 코레일과 같은 업체와 자치단체가 연계해 근대문화유산을 관리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게 추진이 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진주시는 2019년 당초예산에서 ‘구 진주역사부지 철도역사 전시관 등 문화타운 조성사업 지구단위계획수립 및 타당성 조사 용역’ 명목으로 3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진주시는 구 진주역사부지 일원 4만8천955제곱미터에 전시관 및 부대시설을 설치할 계획을 갖고 있다.

 

▲ 진주역 차량정비고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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