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머물고 햇살이 멈춘 선학산 전망대에서 붓끝으로 그린 진주 보다.

진주 사는 순간순간 행복함을 느끼는 건 아름다운 전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종신 객원기자l승인2018.11.21l수정2018.11.22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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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사는 순간순간 행복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그중 하나는 가까운 곳에서 시원한 전망을 구경하는 즐거움이다. 시내에서 걸어서 20분 이내 거리에 선학산 전망대에 올라 바라보는 경치는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맑게 한다.

 

▲ 진주 시내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선학산 전망대

지리산에서 출발한 산세는 남강과 함께 힘차게 내달려 진주에 이르러 숨을 고르며 산세가 부드러워진다. 마치 가야 시대 고분군을 닮은 모습들은 여성적이다. 실제 진주의 산들은 다들 높지 않다. 진주의 주산(主山)인 비봉산은 봉황이 양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오를 듯한 모양새다. 동쪽 날개는 말티고개를 지나 선학산에 이르고, 서쪽은 두고개와 당산재로 뻗어있다.

 

▲ 진주 주산(主山)인 비봉산

현재의 선학산은 봉황교로 이어져 있다. 진주 시내에서 합천으로 가는 옛길이었던 말티고개에 있는 봉황교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선학산으로 향했다.

 

▲ 진주 비봉산 자락에 있는 대봉정

봉황교에 들어서자 진주향교 뒤편 대봉정이 새로운 진주의 명소가 될 요량처럼 빛난다. 비봉산의 옛 이름은 대봉산이었다, 진주에 인재가 많이나 혹시나 반역할까 염려한 조선 태조 이성계의 특명을 받아 진주에 온 무학대사가 대봉산 정상 아래 바위를 깨트리자 봉황이 날아가 비봉산이 되었다고 한다. 옛 진주의 영광을 정자 이름에 담았다. 진주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곳, 다음을 기약했다.

 

▲ 진주 비봉산과 선학산을 잇는 봉황교

봉황교에서 내려다보이는 진주성은 가을과 작별하기에 분주한 듯 온통 붉고 노랗다. 시내를 바라보며 부자가 긴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 가을 햇살마저 숨을 죽이며 부드럽게 그들 위를 내려온다.

 

▲ 진주 봉황교에서 바라본 진주성과 시내

봉황교에서 진주 금산 쪽으로 바라보자 금산면과 진성면 경계에 솟아 있는 월아산이 보인다. 월아산은 달빛이 산을 타고 왔다 해서 달 오름산(달음산) 또는 달엄산이라 불린다.

 

▲ 진주 봉황교에서 바라본 월아산

봉황교에서 비봉산 정상까지는 3.2km, 선학산 전망대까지는 1.3km이다. 선학산으로 향하는 입구는 부드러운 흙길이다. 가을과 이별한 나뭇잎들이 카펫처럼 부드럽게 깔렸고 길을 가로질러 고개를 맞댄 나무들이 문(門)을 이루었다.

 

▲ 진주 봉황교에서 선학산 전망대로 가는 입구

몇 걸음을 옮기지 않았는데 벌써 갈림길이다. 돌아가는 길과 약간 가파르지만 경사진 길이 나온다. 어디로 가도 좋다. 햇살이 멈추고 바람이 머물다가는 길이다.

 

▲ 진주 선학산 전망대로 가는 길은 어디로 가도 좋다.

저만치에 산이 불타듯 온통 물든 나뭇잎들이 걸음을 세운다. 가을이 농익어 작별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발아래에서는 옅은 보랏빛 개쑥부쟁이들이 보란 듯 고개를 내밀어 인사를 건넨다.

 

▲ 진주 선학산 전망대로 가는 길은 낙엽이 카펫처럼 깔려 푹신하다.

저 앞에서는 황금빛 억새가 바람결에 춤을 춘다. 불과 좀 전 출발한 시내와 달리 포근한 기운이 맴돈다.

 

▲ 진주 선학산 전망대로 가는 길에 만난 농익어 가는 가을 풍경

흙길이 기분 좋게 발을 받아 준다. 덩달아 숨을 깊게 내쉬며 천천히 발걸음을 내디딘다. 전망대가 가까울수록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 진주 선학산 전망대가 가까울수록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진주 시내가 붓끝으로 그린 듯 다가온다. 짙푸른 남강 빛이 눈에 닿기만 해도 시리다. 햇살이 남강 위로 내려앉자 물결이 보석처럼 반짝인다.

 

▲ 진주 선학산 전망대

날씨가 맑고 좋다면 저 멀리 지리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아쉽게도 찾은 날은 미세먼지와 함께 구름이 껴 지리산이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 진주 남강

그럼에도 단숨에 산정에 올라 이런 풍경을 만나는 게 미안하다. 일하지 않고 밥상을 받아든 기분이다.

 

▲ 진주 선학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진주성과 진주 시가지
 

김종신 객원기자  haechanso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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