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수, 이재호, 손목인 등 친일파 작품으로 가요무대 꾸린 KBS 비판

지난 1일 저녁 KBS가 방영한 <가요무대-진주시편>이 “친일찬양 방송이나 다름 없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는 4일 성명서를 내 이 같이 지적하고 “KBS가요무대 진주시편 방송을 개탄한다”고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날 “KBS가 친일행적이 뚜렷한 남인수, 이재호, 손목인 등 진주출신 음악가들의 작품으로 <가요무대-진주시편>을 구성했다”고 지적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사회자가 ‘불세출의 명가수’로 소개한 남인수에 대해 “그는 일제강점기 ‘강남의 나팔수’, ‘혈시지원’ 등 10여곡의 군국가요를 불러 조선 젊은이들을 죽음의 전쟁터로 보내는 데 앞장선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남인수는 백범 김구가 해방과 더불어 반드시 처단해야 할 친일파로 지명한 2백여 명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작곡가 손목인에 대해서는 “‘총후의 기원’, ‘보내는 위문대’ 등을 작곡해 일제 찬양과 그들의 전쟁터에 위문품을 보내는데 적극 협조한 작곡가”라고 밝혔으며, 작곡가 이재호도 “‘결전의 태평양’, ‘일억 총진군’ 등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 전쟁에 무수한 조선 청년들을 보내는데 앞장선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방송 마지막에 출연 가수가 제창으로 부른 ‘대지의 항구’는 “1941년 발표될 당시 일제 괴뢰국인 만주국을 찬양한 곡으로 알려져 있어 금지곡으로 지정해야 마땅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 (사진 = KBS)

민족문제연구소는 이어 “가요무대 진주시편은 진주출신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구성해 진주시민의 자부심을 높여주고자 한 것으로 추정되나, 인물과 곡 선택에서 결국 친일파를 찬양하는 방송이 됐다”며 “이번 가요무대는 제작자들의 의도와 별개로 친일파들의 곡을 다수 선정해 진주를 친일파의 도시로 격하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족문제연구소는 진주시에 △ 가요무대-진주시편을 위해 진주시가 KBS에 지불한 예산이 얼마인지 △ 사전에 가요무대 선곡을 알고 있었는지 △ 진주시를 친일도시로 만든 가요무대에 대한 이후 대책은 무엇인지 공개 질의한다고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의 강호광 씨는 “남인수나 이재호와 관련된 친일 행적 문제는 어제 오늘 거론된 것이 아니다. 남인수 생가의 경우 지정 문화재였다가 몇 년 전 취소가 되기도 했다. 정부도 남인수가 친일파이고 문제가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이라며 “그런데 이번 가요무대 진주시편은 마치 남인수가 태어난 지 100년이 된 걸 기리는 방송 같았다.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진주를 사랑하고, 남인수의 곡을 아끼는 사람 중에 그의 친일 행적을 안타까워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뚜렷한 친일 행적을 가진 사람을 히트곡 몇 개 냈다고 칭송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KBS 가요무대 진주시편이 친일찬양 방송이나 다름이 없다고 지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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