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예산 2천 296억원 삭감 없이 통과, “원안대로 팍팍 밀어주자”는 발언도

진주시의회가 21일 진주시가 제출한 2018년 제2차 추경예산안 2천296억 원을 원안 그대로 통과시키면서 의회의 예산심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21일 진주참여연대는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안 자동 통과 거수기로 전락한 진주시의회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진주참여연대는 매년 진주시의회 모니터링단을 꾸려 의정을 감시하고 있는 단체 가운데 하나이다.

 

▲ 21일 진주참여연대는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시의 2018 제2차 추가경정예산을 원안그대로 통과시킨 진주시의회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진주참여연대는 이날 “진주시의회가 진주시의 추경예산안 2천296억 원을 의도적으로 삭감하지 않고 그냥 통과시켜준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추경예산안에는 용역비, 지원비, 시설비, 시설교체비 등 민원해결을 위해 편성됐거나 지방선거 당시 표를 의식해 특정단체, 특정사업을 지원하겠다고 내놓은 공약을 해결하기 위한 예산안들이 상당수 포함됐었다”며 “여러 종류의 사업비 가운데 완급이나 경중을 가려 처리해야 할 예산들이 있었는데 진주시의회는 면밀한 검토 없이 이들 예산을 통과시켰다”고 꼬집었다.
 
진주참여연대는 “시의원들이 처음부터 추경예산을 철저히 심의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의원들 스스로가 ‘의회 협치 분위기가 강하다’, ‘의회와 집행부 간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주장하며 ‘우리도 요구할 것이 있으니 원안대로 팍팍 밀어주자’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며 “시의원들은 예산안 심의를 포기했을뿐 아니라 예산안을 마치 이권을 주고받는 듯 여기는 듣기 민망할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진주참여연대는 경제도시위원회 모니터링 중 다소 황당한 장면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경제도시위원회 신규․증액 예산 266억 원이 진주시의 부실한 자료 제출로 정상적인 심의를 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경제도시위원회가 1시간 정회된 바 있는데, 진주시가 자료를 제출하자 이 예산이 1시간 정도만에 통과됐다”며 “266원이 아니라 266억 원의 예산이다. 이렇게 쉽게 통과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다른 자치단체를 조사해보니 대부분의 시․군 집행부가 신규 사업으로 예산을 증액할 때 사업계획서를 먼저 제출하는데 진주시는 그렇지 않다”며 “이 문제를 새로 구성된 시의회가 문제 삼고 고쳐나가야 하는데, 진주시의회는 바로잡을 생각을 하지 않고 이전의 관행이 그랬기 때문에 그대로 받아들였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2016년 이후 당초예산 대비 추경 예산이 적게는 43%, 많게는 50%에 달했는데 이건 문제가 있다”며 “추경은 말 그대로 추가하는 예산인데 본예산의 절반에 달한다. 진주시의 책임도 있지만, 제대로 감시하지 않은 시의회의 문제도 분명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시장이 공약으로 당선된 것처럼 시의원들도 시정을 감시, 견제하라고 당선된 것”이라며 “무릇 곳간지기가 곳간 지키는 일을 포기하면 해고해야 한다. 시민 혈세 낭비를 막고 지켜야 할 시의회가 의무를 포기한다면 존재할 가치가 없고, 해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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