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개혁 "길은 정해졌다. 이제 행동만 남았을 뿐"

20일 경남과기대서 '비례대표제 토론회' 열려 김순종 기자l승인2018.09.20l수정2018.09.2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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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길은 정해졌다. 이제 행동이 필요한 때이다.”

19일 경남과기대 산학협력관 대회의실에서는 ‘유권자를 배반하지 않는 선거제도를 꿈꾼다’는 주제 아래 비례대표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의 발제에 이어 서소연 더불어민주당 진주시을 지역위원장, 이영실 정의당 경남도의원, 소희주 민중당 진주시위원회 부위원장, 최성철 녹색당 전 진주시당협위원장의 토론으로 마무리됐다.

 

▲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가 발제를 하고 있다.

하 공동대표는 먼저 다수대표제가 민심을 왜곡하게 되는 점을 선거 결과를 통해 입증했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49.1%의 득표율로 경기도의회 의석의 95.0%(135석)을 차지했으며,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은 59.19%의 득표율로 경남도의회 의석의 90.91%(50석)를 차지했다”며 다수대표제는 이처럼 득표한 표에 비해 특정정당이 과다 대표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 공동대표는 다수대표제가 정책실종을 낳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다수대표제 하에서는 정책을 통한 건전한 경쟁보다 지역구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가 문제”라며 “그러다보니 국회의원이 되고 나면 다음 선거에만 관심이 있을 뿐 정책에 소홀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 공동대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례대표제가 도입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 표의 등가성을 확보하고 사표를 줄일 수 있으며 △ 정책경쟁이 가능토록 하고 △ 각 정당이 다양한 계층과 집단을 대변하게 되며 △ 지역주의를 완화하고 △ 협치가 뿌리내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 공동대표는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정당득표율에 따라 선거의 승패가 좌우되므로 정당들이 정책경쟁에 몰입하게 될 것이고, 특정 정당이 단독 과반수를 차지하기 어렵게 돼 협치를 할 수밖에 없는 토양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여성과 청년 등이 의회에 진출하기 용이해질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현행 선거제도에서는 거대 정당의 공천을 받지 않으면 국회의원이 되기 어렵다. 거대정당이 여성과 청년을 당선가능한 지역구에 공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16년 총선 결과 국회의원 당선자 가운데 여성 비율은 17%, 20~30대 청년 비율은 1%에 불과했다.

 

▲ 시민의 질문에 답변하는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하 공동대표는 비례대표제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구가 없는 비례대표제와 지역구가 있는 비례대표제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중앙선관위가 제안한 방식은 지역구가 있는 비례대표제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도 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의원과 정당에 함께 투표하고 정당 투표만을 계산해 투표 비율만큼 의석을 나눠주는 제도이다. 각 정당은 정당득표율에 따라 배분받은 의석을 지역구 당선자부터 채우고 나머지는 비례 후보로 채운다. 지역구 당선자가 정당이 받은 의석보다 많으면 의석수가 늘어날 수 있다.

하 공동대표는 국회의원 선거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되 지역의원 선거에서는 지역구가 없는‘개방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방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아래 후보 이름을 나열하고 지지 정당의 후보에게 투표하는 방식이다. 정당은 받은 투표만큼 의석을 배분받아 자신의 정당 후보 가운데 많은 표를 얻은 후보 순으로 당선자를 선정한다.

하 공동대표는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국회의원 수가 늘어나야 해 일부 시민들이 이에 반대하는 것에는 “국회의원의 연봉을 줄이고, 특수활동비 등을 삭감하면 지금의 비용으로도 충분히 국회의원을 360명까지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 공동대표는 이어 “이미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길은 정해져 있으며, 행동만이 남았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종료되는 12월까지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서명 운동과 캠페인에 나설 것”이라며 “시민들께서도 서명운동에 적극 가담하고,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 토론을 진행 중인 장상환 경상대 명예교수(오른쪽 두번째)

하 공동대표의 기조발제 뒤 토론에 나선 이들은 모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찬성했다. 다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전국단위로 실시할 것인지 아니면 권역별로 실시할 것인지 의견이 갈렸다. 이들은 또 정당득표율 3%이상이 돼야 비례의원 당선 자격요건을 가질 수 있는 ‘비례대표봉쇄조항’을 문제삼기도 했다.

서소연 더불어민주당 진주시을 지역위원장은 지역주의 해소를 위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지지하는 반면, 소희주 민중당 진주시위원회 부위원장은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거대 정당에 유리하고 비례대표제의 취지인 표의 등가성 확보를 방해한다며 전국단위 비례대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승수 공동대표는 “전국단위는 간단하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지역주의를 해소하는 장점이 있다”면서 “우선은 비례대표제 도입이라는 큰 강부터 건너고, 그 다음 세세한 부분은 조금씩 고쳐나가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당득표율 3% 이상이 돼야 비례의원 당선 자격요건을 가질 수 있는 ‘비례대표봉쇄조항’에 대해서는 소희주 부위원장과 최성철 녹색당 전 진주시위원장이 폐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특히 최성철 전 위원장은 “네덜란드는 총 의석수 중 1명이 가진 비율, 곧 ‘1/총의석수’ 비율이 비례의원의 국회 진입 요건”이라며 “우리나라로 따지면 0.34%의 정당득표를 얻으면 1명의 의원이 국회에 진입할 수 있는 셈인데 우리도 이와 같이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 토론에 나선 발제자와 토론자들. 왼쪽부터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서소연 더불어민주당 진주시을 지역위원장, 이영실 경남도 도의원, 장상환 경상대 명예교수(사회자), 소희주 민중당 진주시위원회 부위원장, 최성철 녹색당 전 진주시당협위원장

토론 후 시민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시민 A씨는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는 나라는 대체로 내각제를 택하고 있는데 대통령제인 우리나라에 비례대표제가 걸맞은 것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하승수 공동대표는 “두 제도는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며 “대통령과 거대여당의 독주가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돼 왔다. 비례대표제는 오히려 거대여당의 등장을 막고 다당제를 불러와 이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민중당. 녹색당과 생활정치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의 주최로 열렸다. 주관단체는 ‘진주같이’이다. 토론회를 후원하는 단체로는 MBC경남, 경남도민일보, 단디뉴스, 진주시민신문 등이 있다.

 

▲ 토론회가 끝난 후 발제자, 사회자, 토론자, 시민들의 기념촬영

김순종 기자  how2how2liv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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