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개막하는 영호남연극제, 고능석 기획실장 인터뷰

올해도 어김없이 영호남연극제가 진주 시민을 찾는다. 오는 30일(월)부터 8월5일(일)까지 진주시내 현장아트홀 등 진주 각지 공연장에서 열린다. 영호남연극제는 영호남 교류와 화합이라는 의미와 더불어 18년의 역사를 함께한 연극제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비중단 등 의 이유로 영호남연극제의 위기를 논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영호남연극제 고능석 기획실장은 ‘위기설’을 전면 부인했다. 오히려 새로운 변화를 위한 흥미로운 기회가 주어졌다고 말했다. 고 실장은 “생활 속으로 스며들어가는 연극 공연으로 영호남연극제를 탈바꿈 시킬 것”이라며 시종일관 영호남연극제에 대한 애정과 가능성을 언급하는데 인터뷰 시간을 할애했다.

영호남연극제 개막을 앞두고 극단 ‘현장’의 대표이자 영호남연극제의 고능석 기획실장을 <단디뉴스>가 만났다.

 

▲ 고능석 영호남연극제 기획실장

▲ 영호남연극제가 위기설 심지어 폐지설이 제기됐다

“폐지 위기를 보도한 언론사가 너무 앞서갔다(웃음) 이번에 국비 지원이 중단됐지만 언제든 회복 할 수 있다. 주변에서 보도가 나가고 걱정을 많이 한다. 이런 부분을 우려해 기자에게 부탁한 부분도 있는데, (기자가) 대박 상품 찾은 마냥 덜컥 그런 방향으로 기사가 나갔다. 영호남연극제는 올해도 최고의 공연으로 여러분을 찾아 간다. 걱정 말고 공연장에 오시면 된다.”

▲ 그래도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국비 지원 중단의 이유를 소상히 밝히긴 어렵다. 호남 지역 연극단체와의 약간의 내홍이 있긴 했다.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다. 이제 곧 영호남연극제도 성인의 나이에 접어든다.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는 단계라 보면 된다. 영호남연극제가 그동안 영호남의 교류 측면에서 많은 기여를 했다. 진주에서도 시민들이 함께하는 축제로 해마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신다. 하지만 일단 지금 시대에 영호남이라는 단어 자체를 통용하는 것에 대한 시민들의 거리감이 있다. 영호남을 인위적으로 나누는 것 자체에 반감이 선다는 분들이 있다. '남도연극제로 바꾸자'. '두 도시 연극제로 바꾸자' 등 이런 말들이 그간 오갔다. 사실 이번 국비 지원에서 밀려난 것 역시 '영호남'에 대한 접근이 평가위원에게 더 이상 안 먹혀든 것 같다. 이런 것들을 포함해서 총체적인 고민이 있는 영호남 연극계에 있는 것이다. 현재 같이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 중에 있다.”

▲ 영호남 연극제 시작이 궁금하다

“그 당시 김대중 정부이었을 거다. 저의 선배님들께서 만드셨다. 그 당시 유행처럼 '영호남 교류' 행사를 정부가 권유했다. 연극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예술 교류가 그러했다. 그 당시는 지역감정, 동서화합을 연극이나 문화예술이라는 도구와 장치를 마련해 풀려했다. 지금 처한 상황은 우리 연극계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예술단체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있을 꺼라 생각된다. 그 당시는 좋은 기획이었다. 어느 정도 결실을 맺었다. 하지만 지금은 얘기가 좀 달라졌다.”

▲ 영호남으로 묶는 것이 더 이상 의미 없단 말인가

“개념을 확장하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극계도 변화된 시대에 화답해야한다. 연극제가 지금 어디쯤에 와 있고, 다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지에 대한 대답을 내어 놓을 시기가 지금이다. 정해진 것은 아직 없다. 이번 행사를 치르고 어느 정도 결론을 낼 생각이다. 호남 쪽에도 의견을 구할 것이다. 서로 발전적인 방안을 찾을 것이다.”

▲ 그동안 영호남 연극인의 교류는 어땠나

“지금도 친밀히 교류하고 있다. 호남 연극팀에서 공연을 오면 항상 자비를 들어 우리 건물 옥상에서 쫑파티를 했다(웃음) 그러면서 그 자리에서 각자의 공연에 대해 얘기하며 예술적 교류하는 거다.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도 호남에 가면 마찬가지다. 방식에 차이도 있고, 각자의 장점도 다르기에 서로 자극을 받는다. 순기능이 많다, 예술인들에게는 자극은 중요한 부분이다.”

▲ 영호남연극제의 미래에 대해 생각한 부분이 있나

“이제 영호남이 지역적인 교류에 머물 것이 아니라 지역을 넘은 포괄적인 개념으로 소통해야한다. 생활에 바탕을 둔 사람과의 교류에 앞장서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생활문화공간을 찾아가는 방식의 연극 공연을 꽤 오랫동안 진행했다. 진주의 작은 도서관 구석구석을 찾아다녔다. 생활 속으로 스며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교류의 내용이 바꿔야 한다. 이런 고민을 가지고 호남지역과 접목해 뭔가가 나와야 한다고 본다.”

▲ 올해 영호남연극제는 어떤가

“올해는 영남과 호남 각자의 색깔로 영호남연극제를 한번 치러보자 이렇게 되었다. 진주는 가족극 중심으로 공연이 이뤄진다. 그렇다고 영호남간의 교류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진주에 광주, 순천 연극팀이 공연을 한다. 전주 역시 각 지역의 팀들이 대표하는 공연들이 열린다.”

▲ 진주 공연에 대해 좀 더 알려 달라

“앞서 말했든 진주는 이번에 온전히 가족극 중심으로 주제를 잡았다. 기존에 현장아트홀에서 하는 공연을 혁신도시 남동발전 공연장에서도 공연이 이어진다, 혁신도시 아파트 단지 내 작은 도서관에서도 소규모 연극이 예정돼있다. 지금 진주는 혁신도시 쪽에 공연 수요가 굉장히 많다. 향후 진주 전체를 아우르는 공연이 돼야겠지만. 이번에는 혁신도시를 한번 해봄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 일단 가족극에 대한 수요가 많다. 예매를 서두르셔야 한다(웃음)”

▲ 가족극이라지만 연극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인식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연극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대체로 그렇다. 연극은 예술의 한 파트다. 예술이 꼭 어려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미술작품도 굉장히 아름다운 풍경화도 있지만 이해가 어려움 추상적인 작품도 있다. 연극의 층위도 굉장히 다양하다. 사람들이 이 부분을 잘 모른다. 굉장히 대중적인 연극도 있고, 어떤 연극은 심리를 다뤄 사유를 만드는 공연도 있다. 연극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다양하다는 것을 인정하면 쉬워진다. 개인의 취향과 특성에 맞는 공연을 그냥 찾아보시면 되는 거다. 온전히 이해할 필요는 없다.”

▲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올해 행사를 마치고, 진주시나 경상남도와 얘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동안 성과도 진단해보고 방향성에 대해서도 얘기해봐야 한다. 그전에 호남지역 연극단체와의 교감이 이뤄져야 한다. 사실 도나 시에서는 영호남연극제가 나름 인지도 있는 축제인데 명칭을 바꾸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원칙은 연극을 중심으로 한 공연예술축제를 영남 지역과 호남 지역이 이어간다는 것이다. 해법은 앞서 말한 대로 교류의 주체가 단지 지역 자체가 아닌 생활과 사람으로 스며드는 방식으로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내 머릿속엔 ‘어느 시골 동네 당산나무 아래 그랜드피아노를 켜고 공연을 하면 어떨까’, ‘거기서 할머니들과 같이 저글링을 하면 어떨까’와 같은 흥미로운 상상으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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