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학생인권조례 이번엔 통과될까?

인권연대 "조례는 가이드 라인, 구체적 정책과 예산 뒤따라야" 김순종 기자l승인2018.07.25l수정2018.07.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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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재추진된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공약으로 내건 박종훈 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하면서다.

도교육청은 이달 중순 ‘경남학생인권조례안’을 7월 말 공개하고, 8월 말 창원, 9월 초 진주에서 1,2차 공청회를 열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9월 중순 조례입법을 예고하고 다시 지역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10월 도의회에 조례안을 제출하겠다고 설명했다.

학생인권조례는 현재 서울시, 경기도, 광주시, 전라북도에서 시행되고 있다. 경남도의 학생인권조례는 4대 시·도의 학생인권조례를 참고해 마련될 전망이다. 4개 시·도의 학생인권조례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차별받지 않은 권리, 물리적·언어적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체벌 금지), 학생의 휴대전화 소지 허용, 양심·종교의 자유 보장, 사생활과 개인정보를 보호받을 권리, 집회와 언론의 자유 등이 들어있다.

 

▲ 경상남도교육청 전경

학생인권조례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생인권조례 제정만으로 학생 인권이 온전히 보장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학생인권조례는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의 이수경 활동가(18)는 “학생인권조례가 어렵사리 제정된 일부 지역에서도 학생인권이 온전히 보장받고 있다고는 보기 힘들다”면서도 “하지만 학교에서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에게 인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언어와 수단이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남교총과 경남학생인권조례반대 경남연합 등은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반대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가 “학생과 교사를 대립 구도로 만들고, 각종 사회 문제를 불러올 것”이라는 이유다. 이들은 특히 ‘성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이 학생인권조례에 포함되면 판단력과 정체성 확립이 미숙한 학생들에게 동성애 등 성 문란을 조장할 수 있다고 본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 “학생인권조례는 법률, 시행령이 아닌 조례이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구속력이 있는 건 아니다”면서도 “학생들이 어떠한 인권을 보장받아야 할 지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 논리대로면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경기도, 서울은 망했어야 한다”며 “그들 주장처럼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지면 학생들을 통제할 수 없게 되고, 학생들이 임신을 하게 되고 그런 건 아니다. 전형적인 정치적 배경을 가진 선동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학생인권조례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조례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정책이 만들어져 실현되고, 이를 뒷받침하는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학생인권을 위한 교사 교육 등도 중요하다”며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첫 단추를 꿰는 것에 불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남에서는 지난 2008년 경남교육연대 등이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촉구한 것을 시작으로 조례제정 움직임이 이어져 왔다. 2012년 도민 3만7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 주민발의로 조례안 제정이 추진됐지만 도의회 상임위에서 부결돼 조례제정에 실패한 바 있다. 하지만 제8대 경남도의회는 조례 제정에 우호적인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이 의석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조례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김순종 기자  how2how2liv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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