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노선 재개편, 표준운송원가 문제 해결해야

‘시민 불편 없는 시내버스 노선 재개편과 표준운송원가 문제 해결, 가능할까?’

조규일 진주시장의 임기가 7월1일 시작됐다. 조 시장은 6월13일 진주시장에 당선된 뒤 시민과의 소통을 내세우며 다양한 활동을 펴왔다. 시민들은 새 시장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그만큼 조규일 신임시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얘기다.

조규일 신임 시장이 풀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가 시내버스 문제이다. 지난해 6월1일 진주시는 전면적인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단행했다. 하지만 노선 개편 결과 시민들은 시내버스 이용이 불편해졌다며 많은 불만을 제기했다. 시내버스 업체도 노선 개편 과정에서 도입된 표준운송원가 문제로 시와 갈등 중이다. 현재의 표준운송원가로는 기사들의 최저임금도 보장하지 못한다는 이유다.

 

▲ 진주 시내버스가 빗길을 달리고 있다.

“시내버스 노선 재개편 위한 용역 사업 아직 시작도 안 해”

진주시는 작년 6월 버스노선 개편 후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자 ‘시내버스 노선 개편단’을 조직해 운영했다. 노선 개편단은 10여 차례의 회의를 거친 뒤 지난해 12월26일 시내버스 노선 재개편을 결정했다.

진주시는 시내버스 개선방안을 1,2단계로 나눠 올해 3월2일 주요 간선노선 증·감차(평일), 초장지구 회차지 조성, 불합리한 노선 개선 등을 단행하고 오는 12월 지간선 노선체계로 버스 노선을 바꾸고 환승센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한 용역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시가 진행하겠다던 용역 사업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진주시는 2018년 1월부터 6월까지 용역을 실시한다고 했지만 용역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어 시민평가단이 지난해 12월 밝힌 시내버스 종합 개선방안이 제대로 시행될지 우려가 나온다.

작년 말 진주시가 내놓은 개선안은 운수업체는 물론 전문가, 시민들에게서도 호평을 받았던 만큼 개선안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진주시 담당부서는 10일 “용역 발주가 아직 안됐지만 준비 중에 있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용역 발주가 좀 늦어지긴 했지만 곧 사업이 시작될 것이고 애초 계획대로 지간선체계 도입이 곧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표준운송원가 적어 최저임금 보장 힘들어, 최저임금 주고 곧 차 세울 듯”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도 문제다. 표준운송원가는 버스 1대를 운영할 때 드는 비용을 계산한 것으로, 진주시는 운수업체가 버스 1대를 운영해 표준운송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수익을 거두면 이를 보전해주고 있다.

표준운송원가 문제는 올해 초부터 불거졌다. 현재의 표준운송원가로는 올해 최저임금 시급인 7천530원을 지키기 힘들다는 운수업체의 주장 때문이다. 일부 운수업계는 현재 버스 기사들에게 시급 6천7백원을 지급하고 있다.

운수업계의 주장처럼 실제 진주시의 표준운송원가는 서울 부산 등에 비해 많이 낮다. 지난 해 기준 진주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는 53만 6천828원으로 서울의 68만 4천943원, 부산의 66만 3천672원보다 적다. 이는 인건비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세 도시의 표준운송원가 내 인건비(운전직) 금액은 진주시 25만 3천564원 서울시 36만 2천190원 부산시 31만 123원이다.

진주시는 올해 초 표준운송원가를 올려달라는 요구가 계속되자‘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 시민평가단’을 꾸려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운수업체는 최저시급만은 지킬 수 있도록 표준운송원가가 올라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시민평가단은 표준운송원가 중 인건비 부분을 약 3% 인상하고 연료비는 소폭 상향해 지급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업체 측은 난색을 표했다. 재정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열악한 재정상황으로 일부 업계는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교통은 지난 9일 “8월 중에 아마도 차를 세우고 파업에 들어갈 것 같다”며 “파업을 하고 싶어 하는 게 아니라, 올해 기사들에게 지급하지 못한 최저임금분 임금을 일시에 지급하고 나면 회사 운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삼성교통지회가 올해 1월29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적정수준의 표준운송원가 책정을 진주시에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진주시가 노선개편 당시 최저임금을 보장하기로 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토로한다. 시내버스 노선권을 진주시에 맡기고 표준운송원가를 도입했는데 차라리 진주시가 노선권을 돌려주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나온다.

진주시는 작년 6월 버스노선개편에 문제가 있자 2015년 진행한 용역보고서를 따르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정작 용역보고서에 깃든 최저임금 보장 항목은 지키지 않고 있다. 때에 따라 다른 입장을 내놓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규일 신임시장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조규일 신임 진주시장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까. 그는 6.13지방선거 당시 “최저임금 자체를 점진적으로 인상해 임금수준이 낮은 근로자의 처우 개선을 한다는 차원에서 최저임금을 조금씩 높여가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하지만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문제는 개별 사업체의 문제이다. 최저임금은 부산교통, 부일교통, 삼성교통, 시민버스에서 알아서 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조 시장이 조금 달라진 입장을 내놓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 1일 조 시장은 운수업계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담당 부서 직원들에게 “안 된다고만 하지 말고 방식을 찾아보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 시장이 인수위 대신 꾸린 시민소통준비위원회에서 표준운송원가 용역을 통해 원가 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진주시가 ‘경영 및 서비스 평가 용역 시 표준운송원가 적정성을 검토’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내버스는 시민의 발이다. 그렇기 때문에 적정한 노선 재개편은 물론 운수업체의 원만한 운영으로 시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게 진주시는 힘써야 한다. 삼성교통이 8월 파업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 시장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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