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발굴조사 끝나면 시민과 논의해 결정할 것"

‘진주대첩광장은 향후 어떤 모습을 갖게 될까?’

조규일 진주시장의 임기가 7월1일 시작됐다. 조 시장은 6월13일 진주시장에 당선된 뒤 시민과의 소통을 내세우며 다양한 활동을 펴왔다. 시민들은 새 시장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그만큼 조규일 신임시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얘기다.

조규일 신임 시장이 풀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가 진주대첩광장 조성 문제이다. 진주시는 그간 진주성 앞 장어거리를 철거하고 이곳에 ‘비움의 미’를 담은 진주대첩광장을 조성하겠다고 밝혀왔다. 또 진주시는 이곳에 400대 규모의 지하주차장을 건립하겠다는 계획도 세웠었다.

 

▲ 지난해 11월 진주대첩광장에서 발견된 진주성 외성 기단석

진주대첩광장 부지는 진주외성이 있던 자리이다. 지난해 이곳에서 외성 기단석이 발견돼 문화재청이 정밀발굴조사를 결정하며 진주시와 시민단체간의 갈등은 일단 소강상태에 이르렀다. 기단석은 건축물의 기초가 되는 단을 쌓는 돌을 말한다. 현재 진주성대첩광장에서는 정밀발굴조사가 진행 중이다. 조사는 약 1년간 진행될 예정(내년 3월까지로 예상)이다.

진주대첩광장 조성 문제를 두고 진주시와 시민단체는 그간 격렬하게 대립했다. 역사진주시민모임 회원들은 진주시의 텅 빈 광장, 대규모 지하주차장 건립 계획에 “이로는 진주대첩을 기념할 수 없다. 400대 규모 지하주차장을 짓는데 천억 원, 주차 한 면 당 2억 5천만 원이 들어가는 데 이를 설립할 이유가 없고, 지하주차장 건립은 사적지 진주성을 망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창희 전 시장은 6.13선거 당시에도 “당선되면 진주대첩광장에 지하주차장을 건립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진주성 광장은 사적지가 아니라서 공장도 지을 수 있는 곳"이라며 "지하주차장을 짓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단석이 나왔다고 다들 들떠있는데, 외성 터에 기단석이 나오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기단석이 있다고 공사를 못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조규일 신임 시장은 이 전 시장과 입장이 다르다. 그는 6.13 선거 당시 “문화재청이 문화재 발굴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며 “문화재청이 발굴사업을 끝내고 결정을 내리면 시민들과 함께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제가 진주성 내에 옛 건물들을 복원하겠다고 공약했다. 진주성 외성을 복원하고 다시 해자를 만드는 그런 부분에 대해 시민들과 함께 토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 진주대첩광장 현장(사진 = 경남도민일보 이일균)

문제는 시민들 가운데도 진주대첩광장 조성 문제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는 것이다. 지하상가 입주 상인들을 비롯해 구도심 지역의 주민 가운데 일부는 지하주차장 건립을 바란다. 이들은 “낙후된 구도심을 살리려면 지하주차장과 지하상가가 연결돼 시민들이 지하상강를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는 입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구도심 지역의 경우 주차난에 의해 방문에 불편을 느끼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주차장 건립은 구도심 지역의 오래된 숙원이다.

그렇다고 이곳에 기존 계획대로 지하주차장을 건립하면 광장 아래에 묻혀 있을지 모를 문화재 등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문화재청의 발굴조사 결과 문화재가 발견되지 않거나 발견된 문화재가 박물관 등으로 옮겨지더라도 지하주차장이 건립되면 진주외성 복원의 꿈은 요원해진다. 이 때문에 일부 시민단체들은 이곳에 진주의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역사공원이 설립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 신임시장이 해야 할 일은 진주대첩광장 조성을 둘러싸고 나오는 다양한 방안들 중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 선택하는 일이다. 지하주차장 건설을 주장하는 측과 역사적 가치를 띤 시민공간을 이곳에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 가운데 진주의 미래를 위한 결정을 하는 것이다. 진주대첩광장 문화재 발굴조사는 1년의 기간을 예상하고 시작됐다. 발굴조사가 끝나는 대로 다시 한 번 여러 논의가 지역사회에서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진주시는 이 문제에 대해 “전임 시장님도 문화재 발굴 조사가 끝나면 재검토하겠다는 뜻이었던 걸로 안다”며 “외성 흔적이 안 나왔으면 모르지만 외성 흔적이 나왔는데 지하주차장을 건설하는 건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비움의 공간’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백지화 됐다”며 “문화재청의 조사가 끝나고 다시 논의가 시작돼 봐야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알 것 같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