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진주성 의기사에 있던 미인도 논개 떼어내는 데 주도적 역할

시인, 언론인, 시민단체 대표 등으로 폭넓은 활동을 펼쳐온 박노정 시인(69)이 지난 4일 별세했다. 박 시인은 그간 지병으로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그는 4일 오후 7시경 진주시 자택에서 숨을 거두었다. 

 

▲ 고 박노정 시인(사진=경남도민일보)

박노정 시인은 진주에서 태어나 진주에서 살아온 시인이다. 시인으로서 진주 민족예술인상, 경남문학상, 호서문학상, 토지문학제 하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언론인으로서는 경상대학교 개척언론인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시집 ‘바람도 한참은 바람난 바람이 되어(1991)’, ‘늪이고 노래며 사랑이던(2002)’, ‘눈물공양(2010)’, ‘운주사(2015)’ 등이 있다. 

그는 진주신문 창간에 관여해 진주신문 편집인·발행인을 역임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로는 형평운동기념사업회 회장, 진주민예총 회장, 진주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 등을 맡았다. 시인, 언론인, 시민단체 관계자로 광폭 행보를 펼쳐온 셈이다. 

박노정 시인은 2005년 5월, 진주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로서 진주성 의기사에 있던 친일화가 김은호의 ‘미인도 논개’를 떼어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미인도 논개’는 친일화가 김은호가 그린 작품이다. 논개를 ‘왜색풍’으로 그렸다. 

이에 그림을 떼어내야 한다는 여론이 일자 그는 시민단체 회원들과 행동에 나섰다. 이후 이로 인해 벌금 5백만 원을 선고받았지만 벌금 처분이 부당하다며 납부를 거부해 1주일간 노역장에 유치되기도 했다.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벌금을 대신 냈다. 

박노정 시인의 빈소는 경상대학교 장례식장 102호이다. 발인은 7일 오전 7시이다. 시신은 화장해 산청군 차황면 철수리 가족납골묘에 묻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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